名作 호평받던 갤노트7 두 달 만에 단종수순

공개부터 판매 중단까지…다시 돌아본 갤노트7

홈&모바일입력 :2016/10/11 16:37    수정: 2016/10/11 16:42

정현정 기자

"갤럭시노트7은 2016년 하반기 가장 기대되는 제품"

"갤럭시노트7의 정제된 디자인과 대화면은 많은 사람들을 매료시킬 것"

지난 8월 갤럭시노트7이 미국 뉴욕에서 공개된 직후 나온 외신 반응들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도 국내 출시 간담회에서 "삼성에 냉소적이었더 미국 언론들도 올해 최고의 패블릿, 기대를 뛰어넘는 제품, 가장 아름다운 제품이라고 평가를 해줬다"고 표현할 정도다.

완성도 높은 디자인에 홍채인식·방수방진·모바일 결제·S펜 등 실용적인 혁신으로 시장과 소비자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갤럭시노트7이 데뷔 2개월 만에 시장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삼성전자가 11일 전 세계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을 공식 발표한데 이어, 주요국 정부기관들도 사용중지 권고를 내리면서 사실상 단종 수순을 밟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재까지 관련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삼성전자는 '잠정 중단'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글로벌 판매를 모두 중단하고 각 국별 교환·환불 정책을 안내하고 있는 만큼 제품 판매가 재개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갤럭시노트7은 지난 8월 2일 미국 뉴욕에서 공개된 후 시장과 미디어의 호평을 받으며 예약판매를 거쳐 8월 19일부터 한국과 미국 등 전 세계 10개국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이 미국 뉴욕에서 신제품 갤럭시노트7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하지만 출시 닷새 만인 8월 24일 인터넷 커뮤니티인 뽐뿌에 갤럭시노트7이 불에 타 훼손된 사진과 함께 갤럭시노트7이 충전 중에 폭발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초기 이 주장에 대해 조작 논란이 일었지만 얼마 안가 한국과 미국에서 비슷한 양상의 배터리 발화 사례가 잇따라 보고되면서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갔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동영상 공유사이트,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갤럭시노트7은 배터리가 위치한 화면 왼편이 불에 그을려 심하게 손상된 모습이었다.

이후 상황은 급박하게 전개됐다.

삼성전자는 8월 31일 국내 이동통신 3사에 갤럭시노트7 입고 일시 중단을 요청했고 9월 1일에는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 삼성전자에 조사 결과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리고 9월 2일 삼성전자는 태평로 삼성본관에서 긴급브리핑을 열고 발화 논란이 빚어진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결함을 공식 인정하고 글로벌 시장에 풀린 250만대를 전량 회수해 새 제품으로 교환해주겠다고 발표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2일 태평로 삼성본관에서 갤럭시노트7 관련 긴급브리핑을 열고 발화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씨넷코리아)

하지만 지난달 8일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항공기 내에서 갤럭시노트7을 충전하거나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하고, 다음날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가 일상 생활 중에도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하는 등 유럽, 일본, 캐나다, 싱가포르, 대만 등 각국의 항공사와 규제당국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후 미국 연방정부기관인 CPSC가 공식 리콜을 발령하면서 상황은 수습 국면에 접어드는 듯 했다.

삼성전자가 발표한 리콜 계획을 미국 정부가 수용한 것으로 새 배터리가 안전하다는 것을 미국 정부가 확인했다는 의미로 읽혔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캐나다,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한국과 미국 등에서 순차적으로 배터리 결함을 해결한 신형 갤럭시노트7 교환을 시작했다. 또 지난 1일부터는 유일하게 한국 시장에서 갤럭시노트7 일반 판매도 재개했다. 신형 갤럭시노트7은 재판매 첫 날 2만대가 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초기 열풍을 재현하는듯 보였다.

하지만 순항은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신형 갤럭시노트7 추정 기기에서도 비슷한 양상의 발화 사건이 발생하면서다. 삼성전자는 즉각 조사에 착수했고 민간 조사 기관인 한국SGS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으로부터 "외부 충격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의 결과를 얻었다.

삼성전자가 국내에서 갤럭시노트7 일반 판매를 재개하면서 새롭게 만든 홍보 포스터 (사진=삼성전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외에서 비슷한 발화 사례가 계속 보고되면서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특히 미국 사우스웨스트 항공기 내에서 발생한 발화 사고가 결정적이었다. 이는 미국 CPSC가 다시 갤럭시노트7 관련 조사에 착수하는 계기가 됐다. 국내에서도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화염에 휩싸인 갤럭시노트7를 여종업원이 장갑을 끼고 위험하게 옮기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유튜브에 게재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를 계기로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이 애초에 삼성전자가 지적했던 배터리셀 자체 문제가 아니라 설계적 결함 등일 수 있다는 분석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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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삼성전자는 국내외에서 갤럭시노트7 판매를 잠정 중단한 상태로 이르면 11일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미국 CPSC와 대만 규제 당국의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또 각국 정부기관과 협력해 발화 원인 분석에도 나서고 있다.

다음은 갤럭시노트7 공개부터 생산 중단까지 주요 상황이 정리된 일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