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업도 꿀꺽…'뉴 삼성' 광폭 M&A 눈길

인공지능 플랫폼 업체 비브랩스 전격 인수

홈&모바일입력 :2016/10/06 08:53    수정: 2016/10/06 09:21

정현정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인공지능(AI) 플랫폼 개발 기업인 비브랩스(VIV Labs Inc.,) 인수를 6일 발표했다. 비브는 독창적인 개방형 인공지능 플랫폼을 개발하는 기업으로 인공지능 전문가인 다그 키틀로스, 아담 체이어, 크리스 브링험에 의해 2012년에 설립된 회사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사실상 그룹 전반 경영에 나선 지난 2014년부터 미래 사업과 연관된 각종 기업 인수와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 시대 삼성은 외형 확장 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비주력 사업들을 정리하면서 내실 키우기에 방점을 찍힌 모습이다.

하지만 비주력 계열사에 대한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가운데서도 가상현실(VR), 헬스케어, 사물인터넷(IoT), 소프트웨어(SW) 등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분야에 대해서는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인수한 '스마트싱스'와 '루프페이'가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투자와 별개로 사내벤처 창업도 장려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를 통해 스핀오프(분사)한 기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적극적인 해외 스타트업 인수와 투자를 통해 뛰어난 혁신 기술과 제품, 인재, 벤처문화를 수혈받고 있다. 분야 역시 스마트카부터 원격진료, 프린팅, 모바일 결제 등 다양한 솔루션을 아우른다. 강력한 하드웨어 경쟁력을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분야까지 확장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사실상 그룹 전반 경영에 나선 지난 2014년부터 미래 사업과 연관된 각종 기업 인수와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삼성 뉴스룸)
삼성전자 주요 M&A와 전략적 투자 내용

지난해 6월 삼성벤처투자는 콕스오토모티브, 콘티넨털ITS, 에스틸리그룹 등과 함께 미국 스마트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소프트웨어 업체 빈리(Vinli)에 650만달러를 투자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의 헬스케어 업체 웰독(Welldoc)에 2천200만달러를 투자했다. 웰독은 모바일로 의사에게 처방을 받고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는 당뇨관리서비스 '블루스타'(BlueStar)를 출시한 업체로, 삼성 S헬스와 결합을 통해 개인 맞춤형 당뇨병 관리 솔루션 출시 같은 협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해 3월에는 미국 상업용 디지털사이니지 전문 업체 예스코(YESCO) 일렉트로닉스를 인수했다. 또 지난해 1월에는 브라질 프린팅솔루션 전문업체 심프레스(Simpress)를 인수했고, 지난해 2월 ‘루프페이(LOOP Pay)’를 인수한 후 6개월 만에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를 내놓기도 했다.

이와 함께 삼성벤처투자는 지난해 6월 퀀텀닷(양자점) 소재 원천기술을 보유한 미국 나노시스(Nanosys)에 두 번째 투자를 집행했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미국 현지에 서버용 반도체 스토리지 시스템 제조 및 판매업체 '스텔루스 테크놀러지(Stellus Technologies)를 설립하기도 했다.

지난 2014년 8월 북미 공조(냉방·공기정화) 전문 유통회사인 콰이어트사이드(Quietside)를 인수해 B2B 시장 개척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올해 들려온 해외 기업 인수합병 소식은 비브랩스까지 포함해 총 4건이다.

관련기사

지난 6월 삼성전자는 미국의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조이언트를 인수를 발표했다. 삼성페이, S헬스, 삼성녹스(Knox) 등 기존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됐다. 비슷한 시기 캐나다의 디지털광고 스타트업 애드기어(AdGear)도 인수했다. 삼성전자는 애드기어의 데이터 기반 맞춤형 광고 전송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TV 등 디지털 기기의 광고를 더욱 강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미국의 럭셔리 가전 업체 데이코(Dacor)를 인수하기도 했다. 데이코는 스탠리 조셉이 1965년 설립해 3대째 정통 럭셔리 가전 제조를 가업으로 이어오는 브랜드다. 북미 주택·부동산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데이코 인수를 통해 고급 생활가전 라인업과 전문 유통망을 확보, 북미 주택·부동산 시장에서의 가전 사업 기반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