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연구비 반토막..."조직-예산체계 전면 개편 필요"

김성태 의원 "본연의 역할 정립 못해"

디지털경제입력 :2016/10/05 08:24

국내 최대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연구비 감소 ▲기술료 총수입 감소 ▲연구원 고령화 ▲연구 혁신성 저조 등 다양한 문제를 안고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조직과 예산 체계를 전면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성태 의원은 ETRI로 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은 문제가 드러났다고 4일 밝혔다.

김성태 의원실에 따르면 우선 ETRI의 지난 2008년 이후 연구과제 수는 2배 이상 증가(214개 → 463개)한 데 반해, 과제당 평균 연구비는 반토막(21억원 → 10.4억원)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ETRI 연구비 규모(자료=김성태 의원실)

김성태 의원은 “ETRI는 과거 TDX, CDMA 등 대형 과제를 중심으로 굵직한 성과를 내며 우리나라 ICT 산업 발전을 위해 상당한 역할을 해왔지만, 최근 10년간 시장에서 큰 파급효과를 줄 수 있는 대형과제는 고사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대형 연구성과가 나타나기 어려운 구조로 고착화 돼가고 있다”고 비판했다.또 ETRI의 기술료 총수입은 지난 2008년 455억원 수준에서 지난해에는 30% 감소된 320억원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ETRI에서 개발한 기술들이 갈수록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삼성 SK LG 등 민간영역에서의 연구개발 투자가 증가하면서 ETRI가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정립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성태 의원은 연구원 고령화 현상도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ETRI 평균 연령은 45세(2016년 기준)로 출연연 전체 평균 43.7세 보다 높고, 40대 이상 연구원이 전체 인원의 79%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0-30대 원급 연구원의 근속 년수는 2.4년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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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ETRI는 연구의 혁신성도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성태 의원은 “ETRI의 최근 3년간 출연금 연구사업의 성공률은 100%를 기록했는데, 연구과제 평가가 과연 제대로 이루어 졌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연구자들이 성공률이 높고 실패율이 낮은 연구만을 했다는 평가다.

김성태 의원은 “제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고 ETRI 차원의 중장기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객관적인 조직진단과 혁신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30년 전 낡은 조직 체계에서 벗어나 구조개혁을 통한 조직과 예산 체계의 전면적인 개편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