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베리 구형폰 프리브 "한국선 더 비싸네"

작년 출시 제품…미국보다 10만원 더 받아

홈&모바일입력 :2016/09/20 18:27

블랙베리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블랙베리 프리브’를 20일부터 국내 판매키로 했다. 사명까지 바꿀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던 블랙베리가 외산폰의 무덤이라 불리는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지 3년만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독특한 마니아 층을 형성했던 블랙베리다. 때문에 국내 시장 재출시 소식을 반기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늑장 출시와 가격 정책 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우선 블랙베리 프리브는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판매가 시작된 제품이다. 국내 판매 시점을 따지고 보면 열달이나 지난 구형폰에 가깝다. 작년에 나온 LG전자 G4, V10과 동일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퀄컴 스냅드래곤 808을 탑재한 것만 보더라도 최신 스마트폰은 아니라는 뜻이다.

국내 판매 시점이 너무 늦은 것이 아니냐는 국내 취재진의 질문에 회사 측은 인증 규제와 사업자 협의 등을 이유로 들었지만 궁색한 답변이란 평가가 나온다. 전자파 인증 등에 소요되는 시간이 이처럼 길지는 않다. 엄한 규제 탓만 했다는 것이다.

또 사업자 협의를 거쳤다지만 과거 SK텔레콤이 직접 판매하는 방식과 달리 이통사는 온라인으로만 판매한다. 사실상 자급제 방식이다. 더구나 이날부터 판매를 시작한다고 했지만, KT는 아직 단말기 할인 지원금을 공시하지 않았다. 단말기 유통법에 따라 지원금을 공시하지 않은 단말은 이동통신 사업자가 판매할 수 없다. 출시 첫날부터 사업자와 협의보다 엇박자를 내는 모습이 드러난다.

블랙베리 프리브가 가장 많이 입방아에 오르는 점은 가격이다. 국내 출고가 59만8천원은 얼핏 보면 싸게 보이지만, 미국 시장과 비교해 10만원 가량 비싸다. 출시 시기가 열달 가까이 지난 만큼 현지 이통사도 판매 가격을 조정했다.

출시 초기 당시 699달러였지만 현재 미국 내 가입자 1위 통신사인 버라이즌은 24개월 약정 408달러, 매달 17달러 가격 선에 판매 중이다. 현지 세법에 따라 10% 부가세를 더해도 현재 환율로 따지면 50만원 가량인데, 국내서 10만원 가까이 더 비싼 가격으로 내놓은 셈이다.

아울러 국내에선 비싼 배송비를 부담해야 하지만 아마존닷컴에서 370달러 가량에 통신사 제한이 없는 언락 단말기로 구입할 수 있다. 블랙베리의 국내 총판을 맡은 3KH가 이전부터 해외구매대행 방식으로 SK텔레콤 1년 약정을 포함해 56만6천원에 판매해왔다. 늑장 출시의 공식 출고가가 이보다도 비싸다는 것이다.

과거 블랙베리가 아쉬움을 샀던 부분인 사후지원(AS)도 의문이 든다. SK텔레콤을 거쳐 온라인 구입을 할 경우 15곳의 AS 센터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했지만 그 이상의 정보는 없다.

이날 국내 공식 판매 이전에 블랙베리 프리브를 구입한 소비자 중에 번인 현상도 AS가 가능하냐는 질문에 회사 측은 “포켓몬고가 GPS 기능을 많이 써 발열이 더 일어날 수도 있는 것처럼 이용자의 앱 사용 행태에 따라 달라질 문제”라며 동문서답을 했다.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더 이상의 질문을 받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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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인(Burn-in)이란 초기 유기물 디스플레이에서 나타나던 잔상을 말한다. 발광 소자에 장시간 전류가 흘러 열화 현상이 발생해, 오랫동안 표출됐던 이미지가 그대로 남아있는 현상이다. 발열과는 별개의 문제다. 통역의 실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과거 발목을 잡았던 AS와 관련된 문제였던 만큼 충실한 답변이 필요했다. 하지만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더 이상 답변을 하지 않은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계속 나온다.

이동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KT가 아이폰을 도입하면서 경쟁사인 SK텔레콤이 공격적으로 외산폰을 끌고 오던 시절이라 블랙베리가 대접을 받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며 “이미 해외구매대행이나 직구 방식으로 마니아층 소비는 거의 끝났을텐데 블랙베리의 최초 안드로이드 폰이란 상징을 배제하고 두달 전에 새롭게 출시한 299달러 스마트폰(DTEK50)을 내놓았으면 중저가폰 시장에서 경쟁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