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핀테크 스타트업 리플, 5천500만달러 투자 유치

인터넷입력 :2016/09/20 13:13

손경호 기자

은행의 업무를 대체하는 대신 이들과 협업을 선택한 미국 핀테크 스타트업 리플이 최근 5천500만달러(약615억5천만원) 시리즈B 펀딩을 유치했다.

흥미로운 점은 리플에 투자한 기업들 가운데 벤처캐피털 외에도 스탠다드차타드 은행, 태국 시암 상업은행의 벤처투자 사업부, SBI홀딩스, 산탄데르 이노벤처스 등 금융사 혹은 이들의 계열사가 포함됐다는 점이다. 은행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는 뜻이다.

기존에는 구글벤처스, 안드레센 호로위츠, IDG캐피털 파트너스, 제리양이 운영하는 AME 클라우드 벤처스 등이 리플 투자자로 참여해왔다.

이 회사는 블록체인에서 파생된 분산원장을 활용해 자체 구축한 시스템과 프로토콜로 은행들 간 국제 금융거래를 기존보다 낮은 수수료로 실시간에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 리플이 고안한 시스템 내부에서만 유통되는 디지털자산이자 통화인 XRP는 서로 다른 나라 간 통화를 교환하는데 사용되는 일종의 중개 통화와 같은 역할을 맡는다.

리플은 협업을 맺은 은행들 간에 나라에 따른 통화 종류에 관계없이 실시간 청산결제시스템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국내 A은행이 태국에 위치한 B은행으로 송금할 경우 한화와 바트화 사이에 리플 시스템 내부에서만 사용되는 XRP가 두 나라 통화를 교환하기 위한 중간다리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은행들이 내야하는 환율에 따른 수수료 차이를 최소화할 수 있다.

크리스 라센 리플 최고경영자(CEO)는 "우리의 목표는 여러 국가들 간 결제가 은행과 고객 모두에게 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라며 "돈을 마치 정보가 오가듯이 쉽게 이동시킬 수 있는 가치를 가진 인터넷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플은 블록체인 기반 솔루션을 활용해 전 세계 톱50 은행들 중 15개와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10개 상업은행과는 비즈니스 계약을 진행 중이며, 30개 은행에서 시범테스트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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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다드차타드 은행에서 트랜젝션 뱅킹 업무 글로벌 총괄인 알렉스 맨슨은 "이 투자는 우리 은행의 디지털라이제이션 전략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며 "리플은 테스트를 거쳐 눈에 보이는 솔루션을 가진 가장 진보된 분산금융기술회사들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리플이 가진 기술, 금융서비스, 컴플라이언스에 대한 전문성을 활용해 우리의 고객들과 그들의 생태계에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활용사례를 발굴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2014년 라센 CEO는 "우리는 이미 기존 통화들에 더해 또 다른 디지털통화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사용해 중간 사업자 없이도 운영할 수 있는 청산결제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