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신뢰회복 위해 어디까지 포기했나

출시 2주만에 조기 결정, 소비자 신뢰회복 초강수

홈&모바일입력 :2016/09/02 19:10

삼성전자가 배터리셀 불량이 문제가 된 갤럭시노트7 전량을 수거한다. 이미 구입한 소비자에게는 자재가 수급 되는대로 신제품으로 순차 교환한다. 이통사에 공급된 물량도 기존 협의에 따라 모두 교체한다. 주목할 점은 지난달 19일 글로벌 출시 이후, 단 2주일 만에 이뤄진 결정이라는 점이다.

일반 소비자는 물론 관련 업계에서도 이례적으로 평가하는 부분이다. 실제 배터리 발화 문제를 회사가 접한 이후, 자체적으로 문제점을 파악하는데 들인 시간까지 고려하면 매우 빠른 의사 결정 속도다.

■ 공급 전량 교환, 삼성전자의 초강수

업계서 추정하는 갤럭시노트7 실제 판매량은 100만대를 상회한다. 많게는 출시국가 10개국에서 150만대까지 보고 있다. 국내에서는 약 43만대가 개통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 팔린 물량 외에 이통사들이나 해외 출시 국가 현지법인이 가지고 있는 물량까지 더하면 250만대 가량이라는 것이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출하가 약 100만원에 가까운 갤럭시노트7의 250만대를 수거한다는 것은 단순 계산으로 2조5천억원 가량의 비용을 들이는 셈이다.

마진을 제외한 생산원가만 따지면 더 적은 비용일 수도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잃어버린 여러 기회비용은 만만치 않은 수준이다.

경쟁사에 앞서 조기 출시 효과를 누리려던 전략이 사라졌다. 제품 수거 후 자재 수급을 하면서 기다리는 동안 신규 판매도 포기할 수 밖에 없다. 100만대 중 24대 가량의 문제지만 250만대를 전량 수거하는 강수까지 뒀다.

어떤 제조사도 전략 제품을 팔기 시작한 뒤 수조원의 비용을 들여 제품 하자를 인정하고 전량 교환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 소비자 신뢰는 포기 못한다

2일 삼성전자가 긴급히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고동진 무선사업부장은 거듭 “고객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신제품 전량 교환이 마땅하다”며 “갤럭시노트7 구매나 80~90% 가량이 사전예약을 통해 기다려주신 분들인데 (세간에서 거론됐던) 배터리 교체 수준은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고객 안전은 어떤 비용을 들여서도 끝까지 추구해야 한다는 의지가 돋보이는 발언이다.

현재까지 스마트폰 파손 문제만 생겼다고 하지만, 고객이 다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량 교환이란 결정을 서둘러야 했다는 것이 고동진 사장의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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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100만대 중 24대 꼴로 배터리 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전량 교체라는 결정을 내리기에 어떻게 보면 적은 비율이다.

그럼에도 전량 신제품으로 교체하는 이유로 삼성전자는 소비자를 안심시키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혹시라도 불량 제품을 구입한 것은 아닐까 염려할 수 있는 소비자의 마음을 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