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동영상 플랫폼 ‘두비두’ 성공할까?

쉬운 편집-수익 공유 '매력' vs 한정된 사용자 '글쎄'

방송/통신입력 :2016/08/30 16:38

KT가 중국 중심의 글로벌 콘텐츠 시장을 겨냥한 동영상 앱 ‘두비두’를 출시했다.

최근 유튜브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K뷰티’ 콘텐츠를 시작으로, 다양한 관심 분야의 팁을 제공하는 ‘하우투’ 영상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두비두, 차별점…“인기와 돈을 한 번에”

KT는 먼저 해외 역직구 서비스 업체인 코리안몰과 손을 잡았다. 창작자들은 코리안몰이 확보하고 있는 수천가지 뷰티 관련 제품을 기반으로 직접 화장법 영상도 올리고, 동시에 제품을 판매해 수익을 거둘 수도 있다. 판매 수익은 제품 가격의 3~5% 정도를 갖는 구조다.

여기에 광고 수익도 챙길 수 있다. 잘만 하면 유명세도 타고 돈도 벌 수 있는 일석이조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유튜브 같은 기존 플랫폼에서는 광고비만을 벌었지만, 두비두는 상품 판매를 통한 수익도 가져갈 수 있는 것이 차별점이다.

시청자 관점에서는 평소 궁금했던 화장법을 영상을 통해 쉽게 배우면서, 마음에 드는 상품을 그 즉시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두비두가 매력적일 수 있다.

두비두의 또 다른 특징은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까지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프리미어 같은 영상 전문 편집툴 없이 두비두 하나면 영상 촬영부터 편집, 업로드를 손쉽게 할 수 있다.

만들어진 영상은 유튜브나 페이스북에도 쉽게 올릴 수 있다. 창작자 입장에선 여러 플랫폼에 올릴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은 팬과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대신 KT는 영상에 두비두 링크 로고를 넣어, 유튜브나 페이스북 이용자들을 두비두로 유입시킨다는 전략이다.

이 밖에 동영상 수정이 가능하고, 한글 텍스트가 자동으로 번역돼 배포된다는 점도 두비두의 강점이다.

KT는 동영상 촬영이나 편집 기술이 없어도 누구나 쉽게 자신의 끼과 관심 분야를 살려 영상을 제작하고, 이를 통해 돈까지 벌 수 있는 글로벌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추후에는 요리, 생활 등 다양한 영역의 영상 카테고리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2020년에는 북미와 유럽에도 진출해 2억 명 사용자를 달성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한발 늦은 두비두, ‘한방’ 부족해

기자가 직접 들어보고 살펴본 결과 두비두는 네이버 ‘지식인’의 모바일 동영상 버전으로 보인다.

최근 ‘씬님’, ‘포니’와 같은 뷰티 창작자들이 유튜브 플랫폼을 기반으로 국내뿐 아니라 중국 등 해외에서 주목을 받는 것처럼, 두비두 역시 이쪽 분야를 깊이 파고들어 선점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다이아TV, 트레져헌터, 아프리카TV, 유튜브, 네이버 등 다양한 MCN 회사들과 동영상 플랫폼사들이 인기 창작자들을 확보한 상황에서 두비두가 과연 경쟁력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KT도 자체적으로 새로운 창작자를 발굴하고 이벤트로 인기 창작자들을 끌어들인다는 계획이지만, 냉정히 말하면 K뷰티 동영상 시장에서 한발 늦은 셈이다. 콘텐츠 경쟁력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다.

또 초반 콘텐츠를 K뷰티로 한정지음으로써 사용자가 20~30대 여성에 국한된다는 점도 두비두의 약점으로 지목된다. 향후 다양한 영역으로 전문 영역을 넓힌다는 계획이지만, 이는 K뷰티가 제자리를 잡은 다음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 역시 K뷰티로 먼저 자리를 잡은 뒤 다른 영역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유튜브나 아프리카TV, 네이버에서 K뷰티 영상을 보던 시청자들이 두비두 앱을 설치할만한 유인 요소가 명확해보이지 않는 점 역시 극복해야 할 과제다.

다이아 티비

뿐만 아니라 창작자들이 수익을 올리려면 우선 코리안몰에서 판매되는 제품만 갖고 해야 하기 때문에 상품 경쟁력도 부족해 보인다. 본인의 끼와 노하우, 방송 진행 실력으로 시청자를 끌어 모으고, 상품 구매를 유도해야 한다.

KT는 추후 오픈마켓 형식으로 다양한 입점 업체들을 끌어 모은다는 계획이지만, 이 역시 K뷰티 콘텐츠가 성공하고 이용자가 어느 정도 모아져야 유의미한 입점업체들이 모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쇼핑 기능이 들어가는 만큼 자칫 상업적인 공간으로 변질될 우려도 있다. 창작자들이 자발적으로 볼만한 영상들을 올려야 하는데, 너도나도 수익을 목적으로 한 영상만 올릴 경우 시청자 입장에서는 반감을 가질 수도 있다. 적절한 수위 조절이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종합해 보면 글로벌 비디오 플랫폼을 지향하는 두비두는 현재 한류가 먹히는 중국과 일본만을 대상으로 한 ‘K뷰티 전문 동영상 앱’ 정도로 요약된다.

에브리온TV가 MCN 전용 카테고리를 신설하고 4개 채널을 신규 론칭했다. 사진은 뷰티 채널인 우먼스톡 방송 화면

장난감, 요리, 화장 등 다양한 영역에서 준전문가들이 고품질 동영상을 제작해 올리고, 소비되는 트렌드 중에서 어느 한쪽만을 따다가 이제 막 시작하는 수준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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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초보자도 따라 하기 쉬운 동영상 촬영과 편집 툴도 얼마든지 있다. 다만 하나의 앱에서 이 모든 것들이 구현된다는 점에서는 경쟁력 있지만, 안목이 높아진 시청자들을 매료시킬만한 기능을 갖췄는지는 아직 좀 더 검증이 필요하다.

KT는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포부를 밝혔으나,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한방’이 부족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