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받을 수 있나요?"…갤노트7 물량전쟁

"한 달째 무소식"…소형유통점 예약자 특히 불만

홈&모바일입력 :2016/08/30 15:08    수정: 2016/08/31 10:40

정현정 기자

"예약한지 한 달이 다 되어갑니다. 그런데 아직도 물건을 못 받았습니다."

"전화를 100통은 한 것 같은데 연결이 안 돼요. 답답합니다."

"호갱구세주 카페라더니 제가 호갱이 됐네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이 출시 초반 인기몰이를 하면서 전 세계적인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이런 상황은 국내도 예외가 아니다. 물량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일부 소비자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스마트폰 판매 사이트와 공동구매 카페 등 온라인을 통해 구입한 소비자들이 특히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이 초기에 예약 가입을 하고도 아직까지 제품을 전달받지 못한 때문이다.

예약판매를 진행한 온라인 판매처들은 최선을 다하겠다는 답변만 내놓고 있다. 갤럭시노트7 물량이 직영점과 대형 유통망 위주로 이뤄지면서 자신들도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 불만이 가중되면서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사전예약 사은품이었던 '기어핏2' 지급 조건인 개통 시한을 9월 말까지 한 달 연장하기로 했다.

■ 휴대폰 쇼핑몰 예약자들 "하소연도 못해 답답"

30일 업계에 따르면 휴대폰 온라인 쇼핑몰인 M모 사이트와 T모 사이트는 자체적으로 갤럭시노트7 예약 판매를 진행했지만 일부 물량을 제외하고 아직까지 개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스마트폰 공동구매 카페 등을 통해 구매한 일부 소비자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들 역시 현재까지 제품을 받지 못하고 있다.

M사이트의 경우 예약 접수자가 약 7천명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초기 3천명 정도를 제외하고 나머지 물량에 대한 추가 출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T사이트 역시 약 2천명 정도로 알려진 예약 가입분 중 1차에 해당하는 소비자들에게 물량이 배송된 후 이후 더디게 출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싱가폴 웨스트게이트몰에 위치한 삼성 스토어에서 제품 구매를 위해 줄선 고객들 (사진=삼성전자)

이 온라인 사이트들은 대리점과 연계해 예약가입을 받았다. 특히 공식 사은품에 외에 스마트빔 같은 추가 사은품 제공을 조건으로 내걸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개통에 따른 수익을 공유하면서 갤럭시노트7 출시를 자사 홈페이지를 홍보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기획된 이벤트다.

하지만 갤럭시노트7 사전 예약 건수가 40만대를 돌파하는 등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에 성공하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상대적으로 제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중소 유통점과 온라인 판매점들은 물량을 배정받지 못하면서 고스란히 소비자 불만으로 이어졌다.

제품 수령 일정을 담보받지 못한 소비자들이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지만 문의가 몰리면서 전화 연결 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사이트들은 소비자들의 예약 취소를 유도해 오히려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한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갤럭시노트7을 사전 구매한 한 소비자는 "많은 사은품을 준다는 말에 사전예약을 했지만 출시 일주일이 넘은 시점에서도 언제 받을지 모르는 상황이라 답답하다"면서 "전화연결도 안 되고 무척 초조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사이트 관계자는 “대리점과 협의를 통해 물량 수급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대리점에서도 물량을 받지 못한 상황이라 삼성전자와 통신사의 협조를 바라는 것 밖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면서 “물량이 입고되는 대로 배송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유통업자들 "골목상권만 피해본다" 아우성

삼성전자는 31일까지 사전예약자 약 40만명 분에 대해 공급을 모두 완료하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6일부터 12일까지 사전구매한 소비자들은 28일과 29일 양일 간, 13일부터 18일까지 사전구매 소비자들은 30일과 31일 양일 간 매장을 방문하면 안정적인 수령이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하지만 온라인으로 구매한 경우에는 딱히 지침이 없어 애매한 상황이다. 각 사이트들은 31일까지 최선을 다해 기기를 개통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사실상 31일까지 사전예약 인원 개통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이트마다 하루에 입고되는 물량이 수십~100대 수준으로 예약 수량을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일부 사이트는 삼성전자가 당초 31일까지로 정했던 사은품 지급 기한을 맞추기 위해 제품을 선개통한 후 소비자들에게 발송하는 방법도 쓰고 있다.

중소 유통점들은 직영점과 대형 유통망으로 물량이 집중되면서 특수는 고사하고 오히려 피해를 입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이들과 연계된 온라인 판매 사이트들 역시 "현재 물건이 삼성디지털프라자 위주로 물건이 SK 대리점 전체에 물건이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삼성은 최신폰 갤럭시 노트7. (사진=씨넷)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29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갤럭시노트7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 골목상권에선 단말기 재고가 없어 예약취소, 고객 불만을 야기하고 구입을 원하는 고객들에게는 판매 시점도 알릴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갤럭시노트7 흥행으로 빚어진 일시적인 호황기 속에서 웃을 수 있는 것은 대형유통과 직영점 뿐"이라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삼성전자는 기어핏2 증정 이벤트를 기존 8월 31일에서 9월 30일까지로 연장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당초 개통 기한을 이달 23일로 고지했다가 예약판매가 40만대를 돌파하면서 제품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같은 달 31일로 한차례 연장한 바 있다. 유통망에서는 31일까지 예약판매분을 해소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던 만큼 사은품 지급 기간 연장으로 숨통이 트였다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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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별개로 삼성전자는 국내외 생산라인을 풀가동하는 동시에, 유럽과 아시아 등 일부 국가 출시 일정까지 미뤄가며 물량 공급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노트7 사전 판매 주문이 폭증해 글로벌 국가 출시 일정을 조정하고 가용 생산 자원을 총동원 하는 등 전사적인 차원에서 물량 공급을 추진하고 있지만 모든 물량을 적기에 제공하지 못하고 있어 죄송하고 안타깝다"면서 "하루라도 빨리 갤럭시노트7을 제공하기 위해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 불편을 덜어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