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노트7, 中 출격…만리장성 넘을까

맞춤형 전략…현지업체+애플과 한판

홈&모바일입력 :2016/08/26 14:17

정현정 기자

삼성전자가 새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으로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 탈환에 나선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인 삼성전자는 유독 중국에서는 한 자릿수 시장점유율로 5위권 밖에 머물고 있다. 화웨이, 샤오미, 비보, 오포 등 현지 제조사들의 협공이 거세지고 있는데다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애플에 밀린 탓이다.

연초부터 중국향 ‘갤럭시C’ 시리즈를 선보이며 공을 들여온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도 중국 시장에 맞춘 한정판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통해 애플 아이폰에 빼앗긴 프리미엄 시장을 다시 빼앗아 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26일 오후 5시 중국 베이징호텔에서 갤럭시노트7 공개 행사를 열고 신제품을 발표한다. 제품 출시는 9월 중으로 예정돼 있다.

■'100만원 갤노트7' 프리미엄 전략 통할까

중국에 출시되는 갤럭시노트7 가격은 5천988위안(약 99만9천원)으로 결정됐다. 국내 출고가 98만9천800원 보다 살짝 높은 수준이다. 중국 시장 출고가를 낮추지 않으면서 프리미엄 전략으로 승부한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블루 코랄, 골드 플래티넘, 실버 티타늄 세 가지 색상으로 출시된 국내와 달리 중국에는 블랙 오닉스와 블루 코랄, 골드 플래티넘 세 가지 색상이 출시된다.

삼성전자는 앞서 현지 미디어에 발송한 공개행사 초대장에 홍채와 숫자 '7'을 형상화 한 이미지와 함께 ‘有所感, 有所爲(느끼는 바가 있다, 해야할 일이 있다)’라는 현학적인 문구를 넣어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가 중국 현지 미디어에 배포한 갤럭시노트7 신제품 공개 행사 초청장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출시와 함께 중국 시장에 유일하게 6GB 램(RAM)과 128GB 내장메모리 용량을 탑재한 한정판 제품을 함께 내놓을 예정이다. 국내 소비자 역차별이라는 불만에도 불구하고 중국 시장 중요성을 그만큼 높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앞서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최근 국내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고용량 제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 "중국 로컬 제품들이 고용량 내장메모리를 활용해서 공격적으로 마케팅하고 있기 때문에 각 지역 상황에 따라 모든 의견을 가능하면 최대한 수렴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확인했다.

최근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를 통해 '갤럭시노트7 인저스티스 에디션'으로 추정되는 기기 사진이 포착되기도 했다. 공개된 기기는 앞서 출시된 '갤럭시S7 엣지 인저스티스 에디션'과 동일하게 제품 전후면에 블랙 색상을 채택하고 홈 버튼 테두리와 후면 중앙 박쥐 문양에 골드 색상을 입혔다. 하지만 사양을 보면 SM-N9300이라는 모델명이 눈에 띈다. 앞서 벤치마크 사이트에서 포착된 이 모델은 갤럭시노트7 스페셜 에디션으로 알려져 있으며 6GB 램(RAM)과 128GB 내장메모리를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중국 IT 포털사이트 졸닷컴(zol.com)은 "갤럭시노트7의 가격인 5988로 정해지면서 6GB 램과 128GB 내장메모리를 결합한 고용량 모델의 가격은 6천888위안(약 115만원) 혹은 7천88위안(약 118만원) 이상으로 높아질 수 있을 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 뺏긴 중국 시장 주도권 갤노트7이 되찾을까

전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으며 품귀 현상을 일으키고 있는 갤럭시노트7이 중국 시장에서도 성공을 거두면서 추락 중인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2011년 이후 중국에서 줄곧 1위를 달리던 삼성전자는 2014년 3분기에 처음으로 샤오미에 정상을 내준 데 이어 4분기에는 2위 자리마저 애플에 내주며 3위로 추락한 바 있다. 현재는 샤오미, 화웨이, 비보, 오포 등 현지 제조사들에 밀려 5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태다.

삼성전자의 중저가형 최신 갤럭시C 시리즈.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17.2%), 오포(16.2%), 비보(13.2%), 샤오미(9.5%) 등 현지 제조사가 1~4위를 모두 휩쓸었다. 특히 화웨이, 샤오미에 이어 2세대 제조사로 분류되는 ‘오포’와 ‘비보'의 성장세가 무섭다. 외산 제조사 중에서는 그나마 애플이 5위권에 들었지만 시장점유율은 7.8%로 성장률이 감소하는 추세다. 4~5%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는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애플에, 중저가 시장에서는 현지 제조사들에 자리를 내준 모습이다.

삼성전자의 반격 전략은 '중국 시장 우대'다. 이를 위해 지난 1년 동안 중국 시장 맞춤형 제품들을 출시하며 시장 공략을 지속하고 있다. 또 중국에서 별도의 상품기획 조직과 개발 조직을 독립해서 운영하면서 현지화 전략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5월 출시한 중국 특화 중저가 제품인 ‘갤럭시C’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갤럭시C5'와 '갤럭시C7'는 32GB 기준 각각 2199위안(39만6천원)과 2599위안(46만8천원)의 가격으로 얇은 두께를 강조한 풀메탈 디자인에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 탑재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 갤럭시노트7의 128GB 대용량 제품을 중국에만 출시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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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갤럭시S6를 중국에 출시하면서부터는 ‘갤럭시’의 새로운 공식 중문 표기로 ‘세상을 행복으로 덮는다’는 뜻의 ‘가이러스(盖樂世)'도 새롭게 정했다. 현재는 영문 이름인 Galaxy와 가이러스를 병기하고 있다. 애플은 중국에서 iPhone이라는 영문 명칭을 그대로 사용한다.

고동진 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향 갤럭시C 시리즈 등 소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한 중국향 제품들을 내놓으면서 현지 거래선들로부터 중국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많이 귀를 기울였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듣고 있다"면서 "중국 로컬 업체들의 경쟁력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고 삼성전자 무선사업이 중국에서 여전히 일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로 조금 더 시간이 걸리겠지만 현지 업체들에 경쟁력이 뒤지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