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앞둔 인터넷은행 K뱅크, 모듈형 IT인프라 전략 주목

인터넷입력 :2016/08/24 16:48    수정: 2016/08/24 17:35

손경호 기자

K뱅크 준비법인이 최소한의 IT시스템을 기반으로 필요할 때마다 새로운 시스템을 추가하거나 빼낼 수 있는 일명 '모듈형 코어뱅킹' 시스템을 구축하고 통합테스트에 본격 나섰다.

600여명 인력을 투입해 K뱅크에 필요한 IT시스템들이 서로 잘 연동 되는지를 점검하는 통합테스트를 두 차례 마친 뒤 내달 말 본인가를 신청하고 연말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K뱅크와 카카오뱅크는 그동안 기존 금융사들이 구축했던 것과는 다른 방식의 IT시스템을 구축하는데 공을 들여왔다. 영업점 없이 스마트폰만을 활용해 계좌개설, 대출 등 각종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그에 맞는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24일 KT사옥에서 개최된 'K뱅크 준비법인 사업 추진 현황' 간담회에서 안효조 K뱅크 준비법인 대표는 "K뱅크는 남들과 다른 IT인프라를 갖추려 하고 있다"며 "국내 일반적인 은행시스템과 달리 모듈형 코어뱅킹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통합테스트를 진행 중인 K뱅크 사옥.

기존 은행들처럼 차세대 사업을 통해 한번에 모든 시스템을 갖춰놓는 방식과 달리 표준화된 최소한의 코어뱅킹시스템을 구축하고, 필요에 따라 추가적인 IT시스템을 넣었다 뺏다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통상 2년 이상 시간이 드는 시스템 구축기간을 앞당길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담보대출 등 당장 급하지 않은 서비스에 대해서는 영업개시 이후에 별도 일정에 따라 순차적으로 개발,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안 대표는 "새로운 시도를 하는 만큼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에 리스크에 대해 여러가지 테스트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안적으로는 K뱅크가 갖추게 될 IT시스템은 사용자의 주민등록번호, 계좌번호 등 뿐만 아니라 전화번호, 카드번호, 이메일 등 개인을 확인할 수 있는 모든 정보에 대해 암호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내부망과 외부와 연결되는 인터넷망을 물리적으로 망분리하고, 시스템 인프라와 함께 바이러스 검색엔진, 방화벽 등 보안솔루션까지 이중화해 각종 전산장애나 해킹 등 문제에 대응할 수 있도 했다.

K뱅크는 모듈형 코어뱅킹시스템을 활용해 시스템 구축 기간을 줄이면서 각종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빠르게 내놓을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대표는 내부에서 데스크톱으로만 업무를 보는 기존 은행원들과 달리 K뱅크 직원들은 노트북을 들고다니며 인터넷회사 서비스 개발자처럼 여러 사람과 만나 다양한 얘기를 들으면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K뱅크 IT시스템에 대한 통합테스트에는 이 회사 임직원들을 포함해 뱅크웨어글로벌, 이니텍, KT DS, 우리FIS 등 시스템 구축에 참여했던 4사와 관련 장비 및 솔루션 공급사 등을 포함한 600여명이 투입돼 금융결제원, 은행연합회, 신용평가사, ATM 밴사 등 20여개 기관, 기업과 시스템 연동에 문제가 없는지 테스트 중이다.

안 대표는 "통합테스트는 물론 본인가 신청 이후에도 시스템 고도화를 위해 추가적인 종합 점검과 최적화 작업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단순히 사업을 지원하는 개념이 아니라 서비스 개발단계부터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가치창출형 IT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K뱅크 준비법인은 24시간 서비스를 운영해 밤 11시에도 계좌를 만들 수 있도록 하고, GS25 등에 설치된 ATM과 제휴에 현금을 인출하는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안 대표는 이를 위해 "고객센터에 상담직원들을 배치하는 것에 더해 고객 목소리를 텍스트로 변경하는 '스피치투텍스트(STT)', 이러한 텍스트를 분석하는 '텍스트 어낼리틱스(TA)' 등을 도입해 고객들이 챗봇 외에도 고객들이 질문을 하면 채팅창이나 이메일을 통해 몇 초 내에 답변을 줄 수 있는 시스템도 구상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