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는 왜 골프 장비사업 접었나

20년 만에 철수…세계적 추세일까

유통입력 :2016/08/23 16:58    수정: 2016/08/23 18:27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세계적인 의류업체 나이키가 골프장비 사업을 포기했다. 나이키는 최근 골프 장비 생산을 중단하고 골프 의류와 골프화에만 주력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로써 1996년 골프장비 사업에 진출했던 나이키는 20년 만에 철수를 하게 됐다.

나이키는 1996년 프로에 갓 입문한 타이거 우즈와 5년간 4천만 달러 후원 계약을 하면서 골프용품사업을 시작했다. 신성 타이거 우즈가 기대대로 골프 황제로 성장하면서 나이키의 골프 용품 사업도 가파른 성장세를 구가했다.

나이키는 이후 미셸 위, 로리 매클로이 등과도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나이키의 골프 용품 사업은 최근 들어 부진을 면치 못했다. 2013년 매출 7억9천200만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엔 계속 내리막길을 면치 못했다.

나이키 후원 선수인 로이 맥클로이가 로봇과 골프 대결을 펼치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

나이키에게 가장 큰 악재는 간판스타 타이거 우즈의 몰락이다. 우즈 뿐만이 아니었다. 나이키가 후원한 선수들은 약속이나 한 듯 큰 성적을 내지 못했다. 후원 계약을 체결한 선수 중 PGA 메이저대회 우승을 한 것은 2014년 매킬로이가 마지막이었다.

하지만 나이키가 골프용품 사업에서 손을 뗀 건 외부적인 요인 때문이 아니었다. 내부 여건 역시 골프용품과 맞지 않는 측면이 적지 않았다.

■ 용품과 의류 둘 다 잘하긴 힘들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나이키가 골프용품 사업을 그만 둔 이유를 크게 세 가지로 정리했다.

가장 큰 이유는 하드웨어 역량에서 찾을 수 있다. 나이키는 스포츠 의류나 신발 분야에선 세계 최고 브랜드 파워를 자랑한다. 하지만 하드웨어 기기 쪽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나이키는 하키장비 바우어와 웨어러블 기기 퓨얼밴드, 그리고 골프 클럽 사업을 시도한 뒤 하드웨어 사업엔 뛰어난 재능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분석했다.

하드웨어 사업을 위해선 금속이나 제조 쪽에 재능이 있는 엔지니어가 필요하다. 그런데 나이키는 애초 그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았다는 게 비즈니스인사이더 분석이다.

타이거 우즈

골프 시장에선 의류 인기가 용품 쪽으로 연결되지 않는 경향이 있는 부분 역시 나이키의 실패 요인이다.

아디다스, 퓨마 등 의류, 신발, 액세서리 사업을 하는 다른 메이저 브랜드들은 같은 브랜드로 골프 클럽까지 판매하지는 않는다. 나이키도 이제 같은 전략을 택할 가능성이 많다는 게 비즈니스인사이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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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인사이더는 마지막으로 골프 산업이 서서히 약세로 접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교롭게도 타이거 우즈의 몰락과 함께 골프 산업도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결국 이런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나이키가 골프 장비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을 가능성이 많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가 분석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