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핀테크 시장, 전통 금융사의 반격 주목

인터넷입력 :2016/08/22 15:46

손경호 기자

지금까지 전통 금융서비스를 기술혁신으로 대체한다는 뜻에서 '뜨는 산업'으로 주목받았던 핀테크 시장에 변화가 감지된다. 이중 특히 기존 전통금융사들의 반격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시장의 성장과 한계가 새로운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KMPG, CB인사이트 등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2분기 글로벌 핀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51%가 감소했다. 전 분기와 비교해도 49%가 줄었다. 이 같은 수치는 이제 핀테크 시장이 뜨는 산업을 넘어서 앞으로 어떻게 꾸준히 성장해 나갈 것인가를 모색해야하는 시점에 왔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그 사이 전통금융사들의 반격도 거세졌다. 쿼츠에 따르면 이들은 새로운 금융상품을 만드는데 핀테크 스타트업들의 힘을 빌리는 대신 자체 기술력 키우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JP모건체이스는 모바일 결제, 블록체인 기반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이니셔티브를 구성했다. 씨티그룹은 일찌감치 핀테크 전담 부서를 꾸렸고, 골드만삭스는 디지털 컨슈머 렌딩(일종의 P2P대출)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글로벌 핀테크 시장에 전통금융사의 반격과 아시아 시장의 약진이 관전포인트로 부상했다.

내부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기 시작하면서 기존 기업, 금융사와 이들의 벤처 담당 부서들이 핀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펀딩을 줄여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쿼츠는 아직 미개척지로 남아있는 보험테크 분야에 대한 투자는 지난 상반기 동안 10억달러에 달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전포인트는 아시아 시장의 약진과 중국 위주 성장에 따른 한계다. 상반기 기준 글로벌 핀테크 투자기록을 경신한 아시아는 이제 업계 '넘버원' 시장이 됐다. 다만 이 같은 성장에서 중국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너무 높다는 점은 한국을 포함한 일본, 싱가포르, 홍콩 등 다른 나라에 대한 투자를 주저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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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소재 핀테크 전문 벤처캐피털인 라이프닷스레다 창업자인 블라디스라브 솔로드키 매니징 파트너는 포브스에 기고한 글에서 "솔직하게 말하면 대부분의 (아시아 핀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중국을 고려한 것"이라며 "이러한 사실이 한국, 일본, 싱가포르와 같이 핀테크 허브를 구상하려는 나라들에게 도전과제로 다가온다"고 주장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 알리페이는 물론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등 대형 서비스들 조차도 전 세계로 성공적인 영역확대(scaling)을 맛보지 못했다. 각 나라마다 서로 다른 규제에 대응해야하고,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확보하는 일 또한 상당히 까다롭고 적지 않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글로벌 핀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2분기 투자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51% 감소했다. 이 같은 수치는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전략을 짜야한다는 것과 함께 전통금융사들의 반격이 시작됐다는 점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