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크게 키웠다" 순풍 타는 르노삼성 박동훈號

상반기 그룹 내 실적 1위…악재 뚫고 순항 채비

데스크 칼럼입력 :2016/08/18 10:12    수정: 2016/08/18 10:24

정기수 기자

폭스바겐발(發) 악재로 부침을 겪었던 르노삼성자동차 박동훈 호(號)가 신차를 앞세워 하반기 내수시장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건다.

폭스바겐 사태와 관련한 박 사장의 검찰 수사도 이미 한 차례 구속 영장이 기각됐다. 검찰은 영장 재청구 여부를 검토하고 있지만 이미 불구속 기소로 가닥이 잡혔다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검찰도 요하네스 타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총괄 사장에 이어 토마스 쿨 폭스바겐 코리아 사장을 소환 조사하는 등 수사의 칼끝을 독일 임원으로 고쳐 겨누면서 이번 사태로 촉발된 CEO 리스크에서 르노삼성은 일단 부담을 덜게 됐다.

당초 업계에서는 폭스바겐코리아 사장 재임 시절 박동훈 사장이 가졌던 상대적으로 적었던 권한을 지목하며 검찰 수사의 불합리한 잣대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국내 수입차 임포터에서의 사장은 본사 부장급 정도의 국한되는 권한을 갖고 있다는 건 업계의 통설이다. 실제 박 사장은 검찰 수사에서 "조작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일관되게 부정했다.

올 6월초 열린 부산모터쇼에서 'QM6'를 직접 공개하고 있는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사진=르노삼성)

단지 '몰랐다'는 이유 만으로 모든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겠지만, 폭스바겐 사태로 불거진 '과(過)'와 박동훈 사장이 르노삼성에서 일군 '공(功)'의 무게감은 사뭇 다르다.

르노그룹은 올 상반기 전 세계 시장에서 전년동기 대비 13% 증가한 156만7천974대를 판매했다. 같은 기간 르노삼성은 26% 급증한 4만6천917대를 판매했다. 르노그룹의 다른 2개 브랜드인 르노와 다치아가 각각 16%, 3% 늘어난 것에 비해 단연 돋보이는 실적이다. 특히 상반기 아시아·태평양 자동차시장은 전년 대비 4% 증가하는데 데 그쳤지만, 르노그룹은 르노삼성의 호조세에 힘입어 이 지역에서 12.8%의 성장률을 달성했다.

르노삼성의 상반기 실적을 견인한 차종은 'SM6'다. 박동훈 사장은 과거 수입차 업계에서 쌓은 영업 수완을 십분 발휘해 SM6를 올해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가장 '핫'한 모델로 등극시켰다. 단순히 본사로부터 차량을 직수입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철저한 시장 조사와 국내 생산기지에서의 '한국화' 작업에 공을 들인 결과다.

올 3월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간 SM6의 5개월간 누적 판매량은 3만1천719대에 달한다. 월평균 6천340여대가 팔려나갔다. 르노삼성이 출시 초반보다 한 단계 높여 잡은 SM6의 올해 연간 판매 목표인 6만대 달성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 사장은 올 3월 취임 간담회에서 "국내에서 르노삼성 만의 놀이터를 만들어 소비자가 폭 넓은 선택을 할 수있는 시장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장담한 바 있다. 당시만 해도 대부분이 반신반의 했던 그의 호언이 현실화 되고 있는 셈이다.

하반기에는 신차 최대 기대주로 꼽히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6'를 내놓고 내수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 QM6는 내달 1일 출시된다. 이미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생산라인에서는 QM6의 양산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르노삼성이 부산 지역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지역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파급 효과도 예상된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하반기 예정된 경영계획대로 차질없이 추진되고 있다"며 "박동훈 사장이 진두 지휘하며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박동훈 사장은 이달 초 여름휴가 기간에도 쉬지 않고 신차 QM6의 막판 점검과 마케팅 구상에 여념이 없었다.

박 사장은 지난 17일 열린 '자동차업계 CEO 간담회'에 지난달 검찰 출석 이후 처음 외부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박 사장은 "(폭스바겐 검찰 조사 때문에)피곤하고 힘들었다"고 소회를 전한 뒤 "검찰에서 필요하다고 하면 다시 가서(결백을) 명백히 밝히겠다"고 재차 밝혔다.

관련기사

그는 다소 조용한 말투로 답변을 이어가면서도, 신차에 대한 질문에는 "QM6 론칭에 100% 집중하지 못했지만 앞으로 이에 전념할 것"이라며 "대기물량도 많아 판매가 잘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특유의 자신감을 보였다.

박 사장은 오는 10월에는 파리모터쇼에도 참석,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이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