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스마트폰용 3D낸드 경쟁 활 당겼다

IDF 2016에서 3D 낸드 기반 모바일용 UFS 첫선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6/08/17 15:01    수정: 2016/08/17 15:03

SK하이닉스가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센터에서 개막한 인텔 개발자회의(IDF 2016) 현장에서 3D 낸드플래시메모리 기반 모바일용 UFS를 공개했다.

기존 2D 낸드 기반의 UFS만 선보인 SK하이닉스가 3D 낸드 UFS를 꺼내든 것은 처음이다. 지난 4월 1분기 실적발표 자리에서 하반기에 3D 낸드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채용시킬 예정이라고 밝힌 계획대로 나가는 수순이다.

현재 SK하이닉스의 3D 낸드 UFS가 휴대폰 세트 제조사에 공급돼 테스트를 비롯한 최적화 과정을 거치고 있는 만큼 이르면 내년 초부터 SK하이닉스 3D 낸드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시중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3D 낸드 기반의 저장매체를 스마트폰에 채용할 수 있는 회사는 그간 삼성전자가 유일했다. SK하이닉스가 후발주자로 시점은 늦었으나 메모리 반도체 제조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경쟁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 SK하이닉스 3D 낸드, SSD에서 UFS까지

SK하이닉스가 IDF 현장에서 공개한 모바일용 UFS(Universal Flash Storage) 2.1은 32GB, 64GB, 128GB 등 세가지 용량이다.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 라인업이 가장 많이 적용하는 저장용량이다. 실제품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256GB 용량도 추후 준비중이란 점을 밝혔다.

UFS 2.1이란 직렬 인터페이스를 적용, 읽기 및 쓰기 동작이 동시에 진해되는 풀 튜플렉스 전송 방식과 커맨드큐 기술을 적용한 낸드플래시 메모리다. 연속 읽기와 쓰기 속도는 각각 초당 800MB, 200MB를 지원한다.

즉, 기존 eMMC 5.1보다 세배 이상 빠른 읽기 속도를 제공하는 셈이다.

입체 구조의 3D 낸드가 아니라 이전처럼 평면 공정의 2D 낸드로 스마트폰의 저장용량을 올리는데 한계가 있다. 모바일 기기 특성상 부피를 최소화시켜야 하는데 2D는 단위 칩당 용량을 증가시키는데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고집적도를 위해 eMMC 등으로 발길을 돌렸지만, SK하이닉스가 이날 선보인 3D 낸드 기반의 UFS 2.1은 읽기쓰기 등 데이터 처리 속도가 우월하게 빠르고, 전력 소비량도 적은 편이다. 모바일 환경에 현재 메모리 반도체 기술로는 최적의 저장매체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SK하이닉스가 서둘러 3D 낸드 기반의 UFS를 선보인 것도 이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회사측은 내후년 시중에 있는 플래그십 모델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전 기종의 절반 가량이 UFS를 사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양산을 시작한 만큼 시장점유율을 얼마나 빠르게 늘려갈지가 향후 관심사다. 3D 낸드는 공급보다 수요가 훨씬 앞지르는 상황이고 스마트폰 세트 제조사들의 글로벌 경쟁이 매우 치열한 탓에 SK하이닉스는 조기 시장 안착이 예상된다.

아울러 스마트폰 회사들의 부품 공급망 선택지가 늘었다는 점도 상당한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콘트롤러의 경우 외부 써드파티 회사의 제품이 아니라 SK하이닉스의 솔루션을 사용한 점도 눈길을 끈다. 단위용량당 마진을 상대적으로 높일 수 있는 발판도 마련된 셈이다.

최수환 SK하이닉스 낸드상품기획실장(상무)은 “자사 UFS 2.1을 탑재한 스마트폰 사용자는 8K 해상도 화질이나 360도 동영상의 원활한 재생, RAW 이미지 포맷의 연사 기능 사용 등 다양한 첨단 기능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 20나노 초반대 D램 + 낸드플래시

SK하이닉스는 3D 낸드 UFS와 함께 16GB 용량의 DDR4 NVDIMM도 선보였다.

D램은 데이터 처리 속도가 매우 빠른 반면에 휘발성 메모리라는 단점이 있다. NVDIMM은 이같은 단점을 상쇄시킨 하이브리드 D램 모듈이다. D램 안에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함께 결합한 모듈로 제공된다.

휘발성 메모리는 전원 공급이 중단되면 반도체 안에 있는 정보가 모두 사라진다. 반면 NVDIMM은 D램과 함께 한 모듈 안에 있는 두배 용량의 낸드가 복사본처럼 데이터를 담고 있는다. 때문에 예상치 못한 전원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데이터 복구가 가능해진다. 그만큼 데이터 안정성이 늘어난다.

이처럼 데이터 안정성에 가장 큰 니즈를 느끼는 사업군은 데이터센터 등 서버 고객 등이다. SK하이닉스는 서버 고객을 중심으로 2z 나노(20나노 초반대) 공정의 16GB 모듈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현재 샘플링 공급중인 JEDEC 표준 제품을 연내 양산하고, 32GB 모듈까지 개발하겠다는 방침이다.

NVDIMM은 수익성이 매우 높은 솔루션이다. 모듈 내 낸드 탑재량이 D램 용량의 두배다. 즉 모듈 하나에 일반 D램과 단순 비교해 3배 용량의 메모리 반도체가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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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86으로 서버 시장의 중심에 있는 인텔과 협력관계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는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앞서 3D 낸드플래시 기반의 NVMe SSD를 처음 공개한 곳도 인텔 개발자 회의다.

특히 인텔은 최근 사물인터넷과 데이터센터를 주력 사업으로 개편하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SK하이닉스가 SSD에 이어 하이브리드 D램까지 첨단 메모리 솔루션 공개를 인텔과 함께 하는 점이 주목된다. 웨이퍼 공급 관계를 넘어 다각적인 협력 관계를 이어가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