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단 마케팅이 데이터 분석을 만날 때

KT 위즈, 프로야구 팬 마음을 데이터로 사로잡다

컴퓨팅입력 :2016/08/12 15:58    수정: 2016/08/12 16:46

KT 위즈는 작년 KBO 리그에 데뷔한 신생 프로야구단이었다. KT 위즈는 선수의 경기력 향상에 팬의 열광과 환호가 중요하다고 판단, 야구장에 팬을 끌어모으기 위한 마케팅을 고민했다.

KT 위즈는 2013년에 창단해 작년 1군 리그에 데뷔했다. 2군리그 참가로 두터운 팬층을 모으기는 역부족이었다. KT 위즈는 이에 체계적인 방법으로 팬심을 사로잡기 위한 노력을 해야 했다.

구단주인 KT는 한국 대표 통신회사답게 홈 경기장인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 첨단 IT 기술을 대거 접목했다. 일반 와이파이보다 3배 빠른 기가 와이파이를 설치해 2만 관중의 동시 접속을 지원했고, 비콘 기반의 스마트폰 푸시 알람을 통해 구단 알림 사항, 구장 안내, 본인 좌석 정보, 입점 매장 할인 정보 등을 제공중이다.

야구장을 찾은 팬의 경기 관람 경험도 다른 구단과 차별화하려 애썼다. 팬은 야구단 공식 앱인 ‘위잽(wizzap)’의 스마트 티켓 기능으로 예매부터 결제, 발권까지 한번에 해결한다. 야구장 ‘위잽 스마트 티켓 전용 게이트’는 줄 서서 기다리지 않고, 모바일 발권 화면을 태그해 즉시 입장한다. ‘스마트 오더’를 이용하면 앉은 좌석에서 음식 주문도 가능하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KT 위즈는 신생야구단 사상 최다관중 동원이란 기록을 세웠다. 스마트 티켓, 오더 시스템 등에 관객들이 높은 만족도를 보였고, 평균 2회 이상의 재구매율을 보였다.

처음부터 준비가 완벽했던 건 아니었다. KT 위즈는 초기에 회원 관리 시스템인 ‘KT 위즈 멤버십 시스템’을 활용했다. 이 시스템은 가입자의 성별, 연령대 등 1차원적 데이터 분석을 할 수 있었다. 다차원 분석이나 마케팅 담당자의 실시간 데이터 분석을 통한 전략마련에 한계가 있었다.

KT 스포츠 마케팅팀 한우제 매니저는 “KT 위즈는 이미 국내 프로야구팀의 팬덤이 뿌리 깊게 자리잡은 상황에서 창단한 만큼 체계적인 마케팅 캠페인 기획을 통해 캠페인의 성공률을 높여 팬들의 만족도 및 회원 수를 지속적으로 늘리고자 했다”며 “이를 위해 티켓 구매시기, 입장 시간, 선호 좌석 등 회원들의 행동패턴을 분석하고, 구단이 실행하는 마케팅 캠페인의 실행률, 접속률, 성공률 등을 가능한 신속히 파악하는 것이 주요 과제였다”고 말했다.

KT 위즈는 통계 분석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갖지 못한 마케터가 현업에서 직접 데이터를 추출, 가공, 분석하고, 프로모션 결과와 고객 동원 및 이탈 상황을 상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환경을 필요로 했다. 이를 위해 KT 위즈는 지난해 5월 SAS의 빅데이터 고급 분석 및 시각화 솔루션 ‘SAS 비주얼애널리틱스’를 도입했다.

KT 위즈는 회원 가입 시점의 인구 통계학적 분석, 티켓 구매 시점의 외부 요인 관계 분석, 경기장 방문 시점의 고객 평균 인입 분석 등을 자동으로 수행하고, 멤버십 회원의 프로모션 반응과 경기장 참석 현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환경도 마련했다.

한우제 매니저는 "마케터가 현업에서 궁금한 내용을 원천 데이터 기반으로 직접 2차, 3차 가공하고, 검증한다”며 “분석 결과도 바로 시각화해 의사결정도 한층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KT 위즈는 실제로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CRM 캠페인을 진행해 회원의 야구장 재방문율을 높였다. 캠페인의 결과를 분석해 더 효과적인 캠페인을 기획하는데 활용하고 있다.

KT 위즈는 홈경기에 많이 방문하는 회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는 등급 회원제를 실시했다. 홈경기를 20회 이상 방문한 ‘레전드 회원’에게 테이블석 무료 티켓을 2매 제공하고, 주중 1회 좌석 업그레이드 서비스를 제공한다. 홈경기를 19회 방문한 회원은 한번 더 방문하면 레전드 회원으로서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을 먼저 알려 방문을 유도한다.

아울러, 회원에 대한 혜택 제공도 더 전략적으로 배포하고 관리하고 있다. 예를 들어, 관중 감소를 보이는 8월과 9월 중 회원 혜택을 사용하지 않은 회원에게 별도 안내문을 발송해 방문을 유도하는 식이다.

마지막으로, 다차원 분석을 통해 캠페인도 더욱 체계를 갖추게 됐다. 캠페인 실행 후 실행률, 접촉률, 티켓 사용 여부 등을 확인해 결과값을 분석하고, 사용률이 낮으면 2차 캠페인을 통해 사용을 독려한다. 사용률에 변화가 없으면 더 이상 캠페인을 진행하지 않는다.

KT 스포츠 마케팅팀이 고객 경험을 분석해 시각화하고 있다.

한우제 매니저는 "현업에서 바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결과를 볼 수 있게 되면서 막연히 머릿속으로 생각만 했던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고, 보다 효과적으로 캠페인을 진행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말했다.

KT 위즈는 빅데이터 분석을 CRM에 접목해 마케팅 캠페인에서 성과를 거둔 결과를 바탕으로, 빅데이터 분석 환경을 더욱 고도화 하고, 분석을 통해 획득한 인사이트의 통계적 의미를 검증하고, 예측으로까지 확대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한 매니저는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방문자 수, 월별 행동 패턴 등의 예측이 가능해지면, 보다 실제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마케팅 캠페인을 기획할 수 있어, 결국 투자 수익률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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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KT 위즈는 매 경기마다 경기장의 안전을 지키는 경호원을 일괄적으로 100여 명 투입하고 있다. 그러나 관중 수 예측이 가능해지면 인력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운영할 수 있다. 또한, 특정 요일이나 특정 팀과 경기할 때 관중 증가율을 예측한다면,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사례처럼 티켓 가격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된다.

KT 위즈는 데이터 기반 예측 분석의 풀어야할 숙제로 데이터 확보라 판단하고 있다. 이에 KT 위즈는 지난해와 올해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기반으로 2018년께 예측 기반의 마케팅 및 서비스 기획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분석 범위도 더욱 넓혀 팬 경험과 경기력 향상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하는 등 보다 통합적인 관점에서 빅데이터 분석을 수행해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