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노트7 특명…"아이폰6 교체수요 잡아라"

2년 약정만료 앞두고 대대적 마케팅 돌입

홈&모바일입력 :2016/08/09 18:34    수정: 2016/08/10 10:00

정현정 기자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과 애플의 ‘아이폰7’이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특히 올 하반기는 지난 2014년 전 세계적으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아이폰6' 시리즈의 2년 약정이 끝나는 교체 주기로, 상당한 규모의 교체 수요를 누가 흡수하느냐가 변수로 꼽히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홍채인식과 방수방진 등 신기능에 외국어 번역 기능의 S펜을 무기로 내세운 갤럭시노트7으로 초반 성공적인 흥행 몰이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는 갤럭시노트7 사전 판매 수량이 갤럭시S7 대비 2배 수준을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고,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미국에서도 이통사들이 전작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며 힘을 싣고 있는 상태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이 신제품 '갤럭시노트7'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빅히트 아이폰6 약정만료..."갤노트로 갈아타세요"

일단 현재까지의 분위기는 삼성전자에 유리하다. 갤럭시노트7가 아이폰 신제품 보다 한 달 가량 앞서 시장에 나오면서 이른바 '빈집털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부품 수직계열화와 생산 역량 내재화 덕분에 단말기 생산을 전적으로 외주에 맡기고 있는 애플에 비해 신제품 발표 주기를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었다. 애플은 현재까지 공식 초청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이지만 내달 9일경 예약판매를 시작해 내달 16일경에는 공식 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이 전작 갤럭시노트5에 비해 큰 폭의 성능 향상을 이뤄 내면서 모델명도 한 단계 건너뛰며 자신감을 보인 반면, 애플의 아이폰7에 대한 기대감은 다소 줄어든 상황이다. 격년 주기로 디자인과 성능을 대폭 개선한 아이폰을 내놓을 바 있는 애플의 신제품 라인업으로 봐서는 올해에도 대대적인 업그레이드가 기대되지만, 아이폰7은 전작인 아이폰6S의 기본 디자인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일부 새 기능을 추가하는데 그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듀얼카메라, 터치 방식 홈버튼, 방수방진, 얇은 두께 등 일부 새로운 변화가 전망되지만 디자인 틀이 바뀌지 않는 것은 기존 아이폰 사용자들의 신제품 구매 욕구를 반감시키는 부분이다. 다만 성능이나 디자인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아이폰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애플 제품을 다시 선택하는 '아이폰 매니아'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느냐가 관심사다.

아이폰6 (사진=씨넷)

특히 올 하반기는 지난 2014년 출시된 아이폰6 약정이 끝나면서 교체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돼, 충성도 높은 아이폰 고객들을 빼앗아 오기 위한 삼성전자의 마케팅 전략이 주목된다. 아이폰6 시리즈는 3~4인치대 작은 화면을 고수했던 고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의 원칙을 버리고 4.7인치와 5.5인치로 화면을 키운 신제품으로, 대화면에 목말랐던 잠재수요를 폭발시키면서 전 세계적으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바 있다. 아이폰6 시리즈의 첫 주말 판매량만 1천만대를 넘어섰고, 분기별 아이폰6 판매량은 7450만대를 기록하는 신기록을 세운 바 있다.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통신사들은 신형 스마트폰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대신 기본 2년의 의무 사용기간을 두고 있다. 2014년 9월 출시된 아이폰6의 의무 약정 기간도 막바지에 달한 상황이다. 기존 아이폰6 사용자들이 삼성전자를 비롯한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집중 공략 대상으로 떠오를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아이폰7이 출시되는 9월 중순 이전까지 대대적인 마케팅을 통해 대화면폰 수요를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삼성 하반기 전략은 갤S7·갤노트7 ‘투톱’

삼성전자의 마케팅 전략은 갤럭시S7과 갤럭시노트7의 이른바 ‘투톱’ 작전으로 요약된다. 1년에 한 번 전략 스마트폰을 내놓는 애플과 달리 삼성전자는 상반기는 갤럭시S, 하반기에는 갤럭시노트 시리즈로 상·하반기 두 번의 신제품을 발표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출시된 갤럭시S7와 갤럭시S7 엣지 역시 하반기 전략 라인업으로 유지한다. 갤럭시노트 시리즈가 아이폰 신제품과 맞붙는 만큼 갤럭시S 시리즈가 구형 제품이라는 느낌을 주지 않기 위해 가격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통상 하반기 전략 라인업인 갤럭시노트 출시와 함께 상반기 갤럭시S 시리즈의 가격을 내리던 기존 전략과 대조되는 부문이다.

S시리즈와 노트 시리즈,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는 장점도 충분히 활용할 방침이다. 갤럭시노트7은 노트 기능에 더해 홍채인식, 기본 64GB 내장메모리, 더 큰 화면 크기, S펜 등 갤럭시S7 엣지 대비 한 단계 높은 성능을 지원한다. 엣지 디자인과 비교적 작은 화면 크기를 선호하면서 노트 기능에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소비자는 갤럭시노트7 대비 가격이 저렴한 갤럭시S7 시리즈를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갤럭시S7 엣지(왼쪽)와 애플 아이폰6S 플러스 (사진=씨넷)

삼성전자는 오는 19일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현재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주요 시장에서 갤럭시노트7 사전 판매를 진행하면서 아이폰 출시 전 수요를 최대한 끌어오는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한 달 가량 빨리 출시된 이점을 살리기 위해 예약 구매자들을 잡기 위한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 이통사들도 갤럭시노트7 사전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기어핏2나 기어S2 등 스마트워치를 제공하며 전작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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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이통사인 버라이즌은 20달러 상당의 가입비를 면제해주고 구형 단말기를 반납하면 300달러를 할인해주는 보상판매도 진행한다. 애플 아이폰6를 비롯해 갤럭시S6 시리즈, LG G4와 V10 등이 반납 대상 기기다. 2년 약정 만료 이전 위약금이 남은 소비자들도 구매를 고려할 만 하다. 또 사전 구매자에게는 기어핏2나 256GB 마이크로SD 카드 중 하나가 무료로 제공된다. 또 다른 미국 이통사인 T모바일은 2년 약정 고객을 대상으로 넷플릭스 연간 이용권과 함께 기어핏2 혹은 256GB 마이크로SD 카드를, AT&T는 2년 약정 고객에 기어S2와 갤럭시E 태블릿을 사은품으로 내걸었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7의 혁신성이 전작 대비 떨어진다고 보는 것이 맞지만 성능 때문이 아니라 단지 애플이기 때문에 아이폰을 좋아하는 사용자들이 훨씬 많기 때문에 삼성 입장에서는 이를 간단히 볼 수 없다"면서 "아이폰 2년 약정 만료 후 타 신제품 구매를 고민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해 삼성전자의 적극적인 마케팅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