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워너, 왜 훌루 지분 10%만 인수했나

이사회 의석 없어…위험 줄이고 기회 엿보는 듯

방송/통신입력 :2016/08/04 17:52    수정: 2016/08/04 18:02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관망하던 타임워너도 결국 훌루에 손을 뻗쳤다. 타임워너는 3일(현지 시각) 훌루 지분 10%를 5억8천300만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타임워너의 이번 투자로 훌루는 58억 달러의 가치를 인정받게 됐다.

훌루는 디즈니, 폭스, 컴캐스트 등이 지난 2007년 공동 설립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의 약진에 긴장한 디즈니 등이 의기투합해 설립한 회사다.

이들과 달리 타임워너는 훌루에 동참하길 거부했다. 하지만 타임워너도 결국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기 힘들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 훌루. 타임워너는 5억8천300만 달러에 훌루 지분 10%를 인수하기로 했다.

타임워너의 훌루 투자가 쉽게 결정된 것은 아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양측은 1년 가까이 협상을 계속했다. 한 때 타임워너는 20억 달러를 투자해 훌루 지분 25%를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타임워너는 결국 10% 지분만 인수하는 쪽으로 급선회했다.

이로써 훌루는 21세기폭스와 월트 디즈니, 컴캐스트가 각 30%씩 보유한 가운데 신규 투자자인 타임워너가 10%를 갖는 구도가 됐다.

당초 계획과 달리 10% 지분만 인수함에 따라 타임워너는 훌루 이사회에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게 됐다. 회사 전략 방향을 결정하는 덴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게 된 셈이다.

타임워너는 왜 당초 계획을 포기하고 10%만 인수했을까?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규제 기관의 승인을 받는 과정에 문제가 제기되는 것을 우려한 타임워너가 마음을 바꾼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 포천 "타임워너, 양수겸장 위해 애쓰는 듯"

그렇다면 또 다른 의문이 제기된다. 타임워너는 왜 어정쩡하게 훌루 지분을 인수했을까?

당연한 얘기지만 최근 상황이 만만치 않다. 특히 유료 방송 가입을 중단하는 코드커팅(cord-cutting)이 늘어나는데 대한 위기의식이 적지 않게 작용했다.

타임워너가 훌루에 투자하면서 합의한 조건 역시 묘하다. 보도에 따르면 타임워너는 방송 다음날 훌루를 통해 제공되는 ‘다시 보기’에는 자사 프로그램을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훌루 가입자들은 월 7.99달러를 내면 ‘다시 보기’를 즐길 수 있다.

대신 타임워너는 훌루가 내년 초 선보일 예정인 월 40달러 정액제 스트리밍 서비스에만 프로그램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미국의 경제전문 잡지 포천은 온라인 판에서 “타임워너가 양수겸장을 하기 위해 얼마나 애를 쓰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관련기사

눈길을 끄는 부분은 또 있다. 타임워너는 이번 투자로 TNT, TBS, CNN, 카툰 네트워크, 터너 클래식 무비 등이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훌루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타임워너 계열인 HBO는 포함되지 않았다. 외신들에 따르면 HBO는 훌루와 별도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