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불발, 출혈 큰 CJ헬로비전...경영정상화 '속도'

가입자 이탈 차단-직원들 사기저하 치유 '시급'

방송/통신입력 :2016/07/29 17:15

SK텔레콤과 결별하게 된 CJ헬로비전이 경영정상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 그동안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하지 못해 잃게 된 가입자를 다시 회복하고 합병 무산에 따른 직원들의 상처를 추스리는 일이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 28일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주식 인수 및 합병 인허가 심사절차를 종결함에 따라 지난해 12월 1일 부터 만 8개월을 끌어온 심사 작업이 모두 종료됐다.

인수합병이 불발로 종결됨에 따라, CJ헬로비전이 8개월 간 입은 상흔이 상당하다. 피인수 기업으로 그동안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전개하지 못한데 따른 영업손실은 물론 합병 심사 과정이 장기화 되면서 직원들의 사기저하와 동요가 컸기 때문이다.

당장, 겉으로 드러난 심각한 문제는 가입자 감소와 매출 하락이다.

CJ헬로비전 케이블TV 가입자는 지난해 11월 기준 416만명에서 올해 3월 414만명으로 2만명 가량 감소했다. 주력인 방송 사업 부진으로 인해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4.9%, 6.6% 하락했다. 방송 부문 가입자당평균매출 (ARPU)은 8013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286원 이나 줄었다. 2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가입자 이탈을 적극적으로 방어하지 못했기 때문에 매출 감소가 불가피 했다.

외형상의 출혈과 함께 내부적으로는 조직 구성원들의 사기 저하가 심각한 양상이다. 매각 추진과정에서 CJ헬로비전 직원들이 겪은 마음의 상처가 상당하다는 것이 실제 케이블TV 업계의 평가다. 한 방송업계 관계자는 “CJ헬로비전 임직원들은 업계 1위 기업을 다닌다는 자긍심이 대단했는데 인수합병 과정에서 자존심에 금이 많이 간 게 사실”이라며 분위기를 전했다.

CJ헬로비전

CJ헬로비전은 28일부로 인수합병이 최종 불발로 끝남에 따라, 조기 경영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CJ헬로비전 관계자에 따르면, 회사는 우선 조직을 추스리는데 집중하고 향후 비전과 목표를 어떻게 가져 갈지 다각도의 검토도 진행 중이다.

업계는 CJ헬로비전이 기업가치를 재고하기 위해 신규가입자 확보 및 이탈 방어, 디지털 전환율 개선, 신사업 추진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기를 위한 외부 환경 또한 나쁘지 않다. CJ헬로비전 포트폴리오의 두 축인 케이블TV와 알뜰폰에 대한 정부 지원 정책이 최근 잇따라 발표됐다. 방송통신시장 경쟁 활성화를 위해 케이블TV와 알뜰폰 시장을 지원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강하다.

미래부는 지난 18일 공정위의 인수합병 불허 결정 직후 유료방송 균형발전 계획을 만들겠다고 밝힌바 있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28일 기자들과 만나 전체 유료방송 시장 규모 자체를 키울 수 있는 방향으로 대책을 마련해 다양한 사업자가 공존하고 그 안에서 소비자들이 혜택을 얻게 하겠다는 정책 목표를 제시했다. 이에 맞춰, CJ헬로비전 김진석 대표가 케이블 업계의 현안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구성된 '케이블TV 위기 극복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도 참석했다. 인수합병 무산 이후, CJ헬로비전이 공식행보에 나선 것으로 이번이 처음으로, 향후 케이블TV 1위 사업자로서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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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부는 최근 알뜰폰 활성화 정책도 공개했다. 알뜰폰 음성, 데이터 도매대가를 인하하고 전파사용료 감면을 1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CJ헬로비전도 1만890원에 음성 50분, 데이터 300M를 제공하는 신규 상품(이통사 동일 상품 보다 44%저렴)을 내놓겠다는 계획을 정부에 제출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수합병 무산으로 CJ헬로비전이 입은 타격이 크지만, 여전히 케이블TV와 알뜰폰 시장에서 리딩기업 위치를 견고하게 지키고 있고, 내부 인재가 이탈한다는 얘기도 없기 때문에 내부 분위기만 잘 추스린다면 빠르게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