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도로 악조건 견디는 자율차 개발 활기

포드, 재규어랜드로버, 테슬라 등 개발 주도

홈&모바일입력 :2016/07/17 09:29    수정: 2016/07/17 12:28

자율주행차를 만드는 자동차 업체들이 기상 및 도로 악화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을 잇달아 공개하고 있다.

오늘날 출시되는 일부 차종들은 운전자들의 시선은 전방을 유지시키지만 운전대와 페달을 이용하지 않아도 되는 단계인 2단계(통합 능동제어 단계)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시켰다. 업계 일부에서는 이같은 기술을 ‘부분 자율주행’ 또는 ‘준자율주행’ 기술로 부른다.

‘자율주행차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구글 X 프로젝트 창립자 세바스찬 스런 등 주요 자율주행차 전문가들은 오는 2020년 또는 2030년 이후에 완전 자율주행차의 상용화를 예측하고 있다. 현재 기술 개발 상황으로 봤을 때 언젠가 완전 자율주행차 상용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언맨드솔루션의 자율주행차 일반인 대상 시승행사는 지난 2008년 창립 후 최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하지만 자동차 업체들은 전문가들의 칭찬에만 안주할 수 없다. 경쟁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들이 해내지 못한 신기술을 만들어야 한다는 철학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자율주행 기술의 가장 큰 단점은 눈, 비, 미세 먼지 등 기상 악화 대응력과 아스팔트 도로에만 인식이 가능한 두 가지로 나눠질 수 있다. 전방 카메라와 라이다 및 레이더 센서가 도로의 차선 인식과 앞차와의 거리를 조절해야 하는데, 기상 악화로 인해 시야가 흐려질 경우 이 센서들의 작동이 해제된다.

이같은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테슬라, 재규어 랜드로버, 포드 등 해외 업체들은 자체적인 미션을 세웠다. 기술 개발을 더욱 강화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율주행이 가능할 수 있도록 조치하는 것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15일(미국시각) 자신의 트위터에 자율주행 기술 개발 소식을 전했다. 그는 “차량 내 전방 카메라와 별도로 레이더 관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라이다 같은 기능을 해내기 위해 레이더를 임시적으로 다듬었다”고 밝혔다. 새로운 레이더 기술이 탑재된 차량의 시범 운행에 최근 나섰다는 의미다.

중요한 것은 이 레이더의 핵심 기술이다. 머스크 CEO는 “일시적인 다듬질 작업을 마친 이 레이더는 비, 눈, 안개, 미세먼지 등 여러 상황 속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테슬라가 향후 내놓을 자율주행 모드 오토파일럿 개선형은 어떤 상황에서도 자율주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테슬라 자율주행모드 오토파일럿 실행시 계기반에 나타나는 화면, 차량 주변 상황 등을 체크할 수 있다. (사진=씨넷)

재규어 랜드로버와 포드도 테슬라에 맞서 어떤 기상 상황이나 도로 상황에서도 주행 가능한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재규어 랜드로버는 지난 12일(영국시각) 영국 위틀리에서 열린 재규어 랜드로버 테크놀로지 쇼케이스에서 지형과 날씨에 구애받지 않는 ‘전지형 자율주행 연구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재규어 랜드로버는 이 자리에서 자체 개발중인 자율주행 신기술도 소개했다.

차세대 센싱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지형식별 및 3D노선감지’ 기술은 360도의 시야를 확보하고 도로 여건을 판단할 수 있다. 차량에 탑재된 카메라와 초음파 감지기, 레이더, 광선레이더 센서가 눈길, 빗길 등 도로 여건에 따라 타이어가 어느 정도 깊이까지 들어갈지를 판단할 수 있다.

노면상태에 대한 정보는 차량 전방 5m까지 제공돼 차량이 고속도로에서 눈길 등 다른 지형으로 접어들 때 자동으로 주행 조건을 변경할 수 있다.

재규어 랜드로버는 이 프로젝트가 적용된 자율주행차를 오는 2020년 선보일 계획이다. 도미 하퍼 재규어 랜드로버 수석연구원은 “재규어 랜드로버의 전지형 자율주행 연구 프로젝트는 실생활과 오프로드의 다양한 주행환경, 기상상태를 극복하고 폭넓게 적용되는 자율주행기술을 목표로 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자율주행차 눈길 주행은 포드의 중점 사업 중 하나다(사진=포드)
헤드라이트 작동 없이 야간주행 테스트에 나선 포드 퓨전 하이브리드 자율주행차 (사진=포드)

포드는 테슬라와 재규어 랜드로버에 앞서 눈길 위 주행과 전조등 없이 야간에 주행 가능한 자율주행차 기술을 올해 1월부터 여러 차례 선보였다.

포드는 이미 업계 최초로 눈길 위 자율주행 테스트를 성공리에 끝마쳤다. 콘크리트, 아스팔트, 흙 등 일반적인 노면에서의 자율주행 시험은 많이 이뤄져 왔으나 도로가 눈으로 덮여있는 상황에서의 자율주행 시험은 업계 최초다.

이후 포드는 지난 3월 전조등 없이 야간 자율주행차 주행을 하는 실험도 성공했다. 애리조나 주행 시험장에서 진행된 이번 실험은 벨로다인 사가 제작한 라이다(LiDAR) 센서와 3D 지도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 알아보기 위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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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관계자는 “실험에 동원된 퓨전 하이브리드 자율주행차에 탑재된 라이다 센서가 초당 280만개의 레이저파를 발사해 주변 도로 상황을 인지해 전조등 없이도 자율주행이 가능했다”며 “라이다 센서를 통해 얻은 지형정보는 실시간 3D 지도 데이터에 반영된다”고 밝혔다.

포드는 올해 애리조나, 미시간 주 등지에서 총 30대의 퓨전 하이브리드 자율주행차를 투입할 계획이다. 포드는 이를 통해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기준 자율주행 기술 최고단계인 4단계 달성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상상을 뛰어넘는 새로운 차원의 자율주행차 기술 전쟁이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

국민대가 제작한 그랜저 기반 자율주행차. 이 자율주행차는 지난해말 서울 영동대로 인근에서 열린 자율주행차 시연 선두차량에 오를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차다. (사진=지디넷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