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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증권 공동 오픈API 플랫폼 8월 공개

인터넷입력 :2016/07/17 11:16    수정: 2016/07/18 10:15

손경호 기자

핀테크 기업들이 은행, 증권사에서 제공하는 각종 금융정보를 오픈API를 활용해 끌어다 쓸 수 있게 지원하는 금융권 공동 핀테크 오픈플랫폼이 8월부터 공식 서비스된다.

참여 은행들은 잔액조회, 거래내역조회, 계좌실명조회, 입금이체 및 출금이체 API를 제공하며, 증권사들은 잔액조회, 거래내역 조회만 우선 지원하며, 코스콤이 각종 시세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한다.

금융권 공동 핀테크 오픈플랫폼이 내달 중 오픈한다.

■주요 은행-증권사 내달 중 오픈API 공개

15일 금융결제원, 코스콤 등 금융권 공동 핀테크 오픈플랫폼 관계자들에 따르면 은행권에서는 외환은행, 하나은행이 KEB하나은행으로 통합되면서 당초 17개 은행이 참여하던 것에서 16개 시중은행이 API를 제공한다. 금결원 장인수 부부장은 "8월에 오픈 예정"이라며 "API 연동에 따른 수수료는 은행 개별적으로 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업계 오픈플랫폼 구축을 주관해 온 코스콤 김광열 부서장은 "1단계로 내달부터 참여 증권사들이 개인 증권계좌에 대한 계좌잔고내역, 거래내역조회 API를 지원하며, 코스콤은 당일 각 종목별 시초가, 현재가, 종가 등 시세정보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은 아직까지 2단계로 진행될 예정인 주문체결 API에 대해서는 추후상황을 지켜본다는 계획이다. 아직은 핀테크 기업들이 내놓은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가 거래 중인 증권계좌에 대한 잔고, 거래내역과 각종 시세정보 외에 직접 매수, 매도 주문까지 내놓지는 못한다는 설명이다.

김 부서장은 "주문체결에 대해서는 보안적인 부분 등 더 따져봐야하는 사안들이 있다"며 "기존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수준으로 주문체계를 마련해야하기 때문에 검토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API 수수료, 핀테크 기업 보안성 검토가 관건

금융사들이 핀테크 기업들에게 고객들의 금융정보를 제공하고, 입/출금까지 가능케 하도록 API를 열어주는 만큼 이러한 정보들을 어떻게 안전하게 관리하는가도 중요한 문제다. 금융사들은 당장은 금융보안원으로부터 보안진단프로세스를 거친 회사들을 대상으로 이 같은 API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권 공동 핀테크 오픈플랫폼에 앞서 서비스를 시작했던 NH 핀테크 오픈플랫폼의 경우 자체적인 보안기준을 마련해 이를 충족시키는 핀테크 기업에 대해서만 API를 연동시키도록 허용했다.

NH 핀테크 오픈플랫폼을 통해 API를 연동한 핀테크 기업 기브텍 김현철 부사장은 "금보원의 점검을 기다리는 대신 NH농협은행이 제시하는 보안기준을 맞추고, 현장실사를 거쳐 연동하게 됐다"고 밝혔다.

금보원은 내달 중 금융권 공동 핀테크 오픈플랫폼이 정식으로 서비스를 하게 되면 금결원, 코스콤과 별도 합의를 거쳐 오픈API와 연동을 신청한 핀테크 서비스에 대한 보안진단프로세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핀테크 기업들 입장에서는 금융사로부터 여러가지 금융정보를 전달받아 남들과 다른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아직은 중소규모에 그치는 이들 기업 입장에서 건당 API 사용료에 대해 지불해야하는 수수료는 만만치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체적으로 오픈API를 제공하는 NH 핀테크 오픈플랫폼은 건당 수수료가 API에 따라 40원~600원 수준으로 책정됐으나 관련 업계에서는 이마저도 비싸다는 분위기다.

은행, 증권사들이 API에 대한 수수료 정책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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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금융권 공동 핀테크 오픈플랫폼이 오픈API를 제공하는 금융사와 이를 활용하는 핀테크 기업들 모두에게 확실한 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지는 알기 어렵다.

금융사들이 핀테크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얼마나 시너지를 내려는 의지가 있는지, 핀테크 기업들 입장에서도 최소한의 보안수준을 갖추면서 이러한 정보를 활용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을지가 금융권 공동 오픈플랫폼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