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을오토텍 노조, 임금인상 요구...파업 수위 높여

사측, 공장 점거로 생산 차질...노조 "사실 무근"

디지털경제입력 :2016/07/10 10:53    수정: 2016/07/11 15:05

정기수 기자

사측과의 임금협상 마찰로 파업에 돌입한 갑을오토텍 노동조합이 파업 수위를 높여가면서 생산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갑을오토텍은 국내 완성차 업체에 에어컨모듈을 공급하는 공조전문기업이다.

10일 갑을오토텍에 따르면 금속노조 갑을오토텍지회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사측과의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파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8일 야간부터는 제품출하장 및 공장출입구를 봉쇄한 채 공장을 불법 점거하고 있다. 파업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생산 차질로 재고량이 부족해지면서 납품에 차질을 빚게 된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다만 노조 측은 생산직 직원들의 공장 출입은 허용하고 있는 만큼, 불법 점거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갑을오토텍 관계자는 "생산 차질로 관리직 직원들이라도 투입하려고 했지만 노조 측이 이를 막고 있다"면서 "공장 가동이 중단됐는데 점거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2014년(19일간 78시간)과 작년(52일간 203시간)에도 장시간 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

노조는 현재 2015년 기본급의 월 15만9천900원 인상과 2016년 기본급의 월 15만2천50원 인상을 각각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지속적인 적자로 요구안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갑을오토텍은 2013년 2천433억원 매출에 54억 흑자를 기록했으나, 2014년 통상임금 확대 적용 후 2천447억원 매출에 6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갑을오토텍노조가 공장1층 출입구를 점거하고 있다(사진=갑을오토텍)

지난해에는 주간2연속 교대제 시행의 부작용과 통상임금 확대 적용에 따른 추가 충당금의 계상 등으로 인해 2천789억원의 매출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규모인 117억원의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갑을오토텍 관계자는 "2015년 임금교섭과 관련, 쟁의절차를 진행해 지난해 8월 단체교섭 부속 합의서를 작성하고 이를 조합원 찬반투표까지 거쳤다"면서 "하지만 노조가 임금교섭은 별개라고 주장하며 교섭재개를 요구하며 또 다시 파업에 돌입했다"고 토로했다.

갑을오토텍에 따르면 2014년 기준 갑을오토텍 생산직 인당 평균 인건비는 연 1억300만원에 달한다. 2014년 국내 자동차업계의 1인당 연 평균임금 9천234만원을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세계자동차 1위 기업인 토요타(8천351만원)보다도 높다. 다만 토요타의 1인당 매출액은 15억9천440만원인 반면, 갑을오토텍의 1인당 매출액은 4억5천만원으로 1/3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여기에 지난해 1월부터 시행된 주간연속 2교대 근무(각 7시간20분, 7시간10분 근무)는 기존 주야 2교대 근무(실제 각각 9시간30분 근무)에 비해 근무시간의 부족과 임금보전 명목의 고정OT수당 40시간 보전에 따른 임금상승으로 그 폐해가 더욱 심각하다는 게 회사 측 주장이다.

갑을오토텍 관계자는 "국내외적으로 회사가 사상 최악의 경제적 위기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며 "회사가 경영정상화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중인만큼 노조가 이에 적극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이에 대해 노조 측은 회사 측 주장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노조는 사측이 합의된 단체협상안을 깨고 편법으로 관리직 사원을 채용해 현장 생산업무에 투입하는 등 '노조파괴'를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8천만원의 고액 연봉 논란 역시 2014년 통상임금 적용에 따른 일시적 비용 상승으로 인한 영업손실을 노조 측에 전가하며 사측이 호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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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관계자는 "2014년의 경우 통상임금소송의 결과로 추가적으로 지급된 초과노동상승분 약 40억원과 퇴직급여 충당부채 약 60억원 등 총100억이 제조원가에 반영된 금액"이라며 "이런 단발성 비용을 제외하면 갑을오토텍 생산직의 통상적인 1인당 연간임금수준은 평균근속 22년, 평균연령 47세 기준 약 6천만원 내외로 22년 근속의 타사업장 생산직 노동자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편 갑을오토텍은 만도의 전신인 만도기계의 차량공조사업본부로 시작해 2009년 12월 현재의 갑을상사그룹에 편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