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이 헤드셋 쓰니 장애물 보이네

이탈리아 스타트업, 장애물 감지 웨어러블기기 개발

인터넷입력 :2016/07/08 10:11

손경호 기자

앞 못보는 시각장애인들이 장애물을 찾아 피할 수 있게 돕는 웨어러블 기기가 등장했다. 헤드셋처럼 귀에 걸고 소형 휴대용 배터리 크기 장치를 몸에 지니고 있으면 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 중 약 2억8천500만명이 시각장애로 불편을 겪고 있는 만큼 이러한 기기가 실제로 판매되기 시작하면 시각장애인들에게 제3의 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호루스(Horus)에 대한 아이디어가 나온 것은 창업자들이 2014년 한 시각장애인을 만나면서부터다.

7일(현지시간) 미국 지디넷에 따르면 호루스 테크놀로지 루카 나델리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공동창업자인 사베리오 무르자와 기차역에 있던 중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나델리 CTO는 "우리는 건물의 코너를 따라 걷는 시각장애인을 봤다"며 "불행하게도 그날 도로가에는 몇 가지 작업이 진행 중이라 그 사람이 제대로 앞 상황을 파악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공동창업자인 무르자와 나델리는 생체의료공학 엔지니어들이었다. 그들은 로봇이 어떻게 인공비전을 이용해 장애물을 탐지하고 피하도록 할 수 있는지를 연구 중이었다. 이러한 기술을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게 만든 것이 호루스다.

호루스는 헤드셋 형태 기기를 귀쪽에 착용하고, 소형 배터리 크기인 기기를 연결해 주위 사물들이 어느 정도 거리에 있는지 알려주는 시각장애인용 웨어러블 기기다.

2년 뒤 이들은 호루스로 유럽, 미국 등지에서 크고 작은 상을 받았다.

과거 소니 워크맨이나 소형 휴대용 배터리처럼 생긴 호루스의 본체는 사각형 박스 안에 배터리와 그래픽처리프로세서(GPU)가 내장됐다. 이 기기를 벨트에 연결하거나 바지주머니에 넣어놓은 뒤 주위 상황을 인식할 수 있는 헤드셋을 통해 연결하면 된다.

헤드셋에 탑재된 2개 카메라는 주위 환경을 살펴본 뒤 이에 대한 정보를 GPU로 보낸다. 실시간으로 해당 정보에 대한 분석이 끝나면 이러한 시각정보는 음성메시지로 바뀌어 시각장애인에게 전달된다. 예를들어 앞에 장애물이 있는지, 어떤 그림이나 장면이 보여지는지는 물론 사물과 사람들을 분간해내며, 글자도 읽을 수 있도록 했다.

호루스는 또한 자동차 후방센서처럼 주변 사물 위치에 따라 서로 다른 소리를 내는 방법으로 해당 사물까지 거리를 확인하도록 돕는다.

호루스는 자동차에 탑재된 후방센서처럼 주변 사물과 가까운 정도를 알려준다.

이 웨어러블 기기는 음성안내를 통해 사용자가 걷는 속도를 감지해 주변 상황을 알려준다. 헤드셋 대신 골전도 기능을 활용해 주변에서 나는 소음을 들으면서 음성안내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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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델리 CTO는 "아직은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최초 버전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하는 중"이라며 "올해 말까지 이 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까지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 기기는 내년 봄 이탈리아에서 먼저 출시될 예정이며, 이후에 영국 등 영어권 국가에 먼저 판매된다. 기기 가격은 1천유로~2천유로(약128만원~256만원) 선에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