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 전쟁…'일상 속 서비스'로 승부한다

KT-SKT, 전용망 구축…시장 선점 주력

방송/통신입력 :2016/07/07 17:27

"일상생활 속으로 파고 들어라."

한 동안 5G로 속도 경쟁을 했던 이동통신사들이 이번엔 효율성 쪽으로 초점을 바꿨다. 대폭 개선된 사물인터넷(IoT) 전용망 서비스를 앞세워 또 다시 불꽃 경쟁에 나섰다.

IoT 덕분에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 등 모든 것들이 유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이통사들도 새롭게 떠오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통신사 IoT 경쟁의 핵심은 '일상 속 서비스' 구현이다. 이에 따라 각 통신사들이 IoT 전용 전국망을 앞세워 얼마나 빠르고 폭 넓게 일상 생활 속으로 파고 들 수 있을 지가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유선과 무선 시장에서 각각 주도권을 갖고 있는 KT와 SK텔레콤 중 누가 국내 IoT 시장을 선도할 지도 관심사다. 국내 IoT 시장은 오는 2020년엔 13조7천억원의 황금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IoT 전용망 구축한 KT, SKT

7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사물인터넷 전용망 구축과 상용화 서비스 준비에 먼저 나선 곳은 KT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말 LTE-M 전국망 서비스 상용화와 소물인터넷(Internet of small Things) 사업 개시를 알리는 샴페인을 터뜨렸다.

소물인터넷이란 저비용, 저전력, 저용량이 특징인 전송기술을 말한다. 기존 통신 서비스는 점점 빠른 속도, 실시간 접속에 집중돼 있지만, 소물인터넷은 정반대 개념이다.

속도에 큰 지장을 받지 않는 영역에 주로 활용된다. 정기 검침처럼 한 달에 한 번, 하루에 한두 번 정도만 교신하면 되는 곳이 대표적 사례다.

이 외에도 가로등/보안등 원격제어, 가스/수도 무선 검침, 맨홀 내부 상태 모니터링, 취약계층 위험 방지 웨어러블, 자전거 도난 관제 서비스, 스마트 혈액 박스 등도 빼놓을 수 없는 대상들이다.

이에 뒤질세라 SK텔레콤은 지난 4일 IoT 전용망인 로라(LoRa) 전국망을 구축하면서 IoT 시대 진입을 선언했다. SK텔레콤의 차별화 전략은 KT와 같은 LTE-M에, 로라 망을 더한 ‘하이브리드 IoT 네트워크’를 제공한다는 데 있다.

데이터량과 속도가 필요한 경우 LTE-M을, 연결 빈도가 적고 데이터량이나 속도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경우 로라망을 통해 서비스 한다는 계획이다.

■‘LTE-M’-‘로라’ 차이점은?

다양한 소물인터넷 네트워크 제원.(표=KT 제공)

KT와 SK텔레콤이 채택한 IoT 전용망 가운데 하나인 LTE-M은 커버리지가 최대 11km로 로라(10km)보다 약간 크다는 장점을 지닌다. 또 면허대역인 LTE 주파수를 쓰기 때문에 비면허대역인 로라보다 이론적으로 더 안정적이다.

배터리 수명은 둘 다 최대 10년으로 같다. 하지만 많은 데이터를 자주 주고받는 LTE-M의 배터리가 좀 더 빨리 소모된다. LTE-M의 통신 속도는 최대 10Mbps, 로라는 10kbps로 큰 차이를 보인다.

정리하면 LTE-M은 더 넓은 커버리지와 빠른 통신 속도를 자랑한다. 반면 로라는 오랜 배터리 시간과 높은 가성비가 강점이다. 전용모듈 가격은 기존 LTE 모듈 대비 약 1/5 수준이다.

SK텔레콤은 두 네트워크의 강점을 서로 결합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고용량 데이터를 빈번하게 전송해야 하는 서비스에는 LTE-M, 저용량 데이터를 주기적으로 한 번씩만 전송해도 되는 서비스에 로라를 쓰기로 한 것이다.

반면 KT는 LTE-M을 기본으로 IoT 전용 전국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 회사는 내년 상반기 이통 표준화 단체인 3GPP에서 표준화 예정인 협대역(NB) IoT 망을 추가해 IoT 전용망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NB-IoT에 1천500억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NB-IoT의 특징은 커버리지 범위가 15km로 넓고, 통신 속도는 LTE-M 보다는 느리고 로라보다는 빠른 100kbps다. 배터리 수명은 최대 10년으로, 내년 서비스 예정이다.

■SKT vs KT, 누가 더 빠르게 선점할까?

SK텔레콤 loT 전용망 전국 상용화 기념 선포식.

IoT 전용망 구축과 향후 계획 발표는 KT가 한 발 앞섰다. 하지만 상용화 준비 면에선 SK텔레콤이 살짝 앞서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KT는 지난 3월 간담회 당시 2분기 출시를 목표로 IoT 전용요금제를 출시하기로 했지만, 아직까지 나오지 않았다. 이에 회사는 소물인터넷 서비스 개발과 확산을 위해 올 연말까지 무료로 제공하기로 한 만큼, 전용요금제 발표를 서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이 회사는 귀뚜라미 등과 IoT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가정용 보일러에만 적용하던 IoT 서비스를 다양한 제품군으로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제품 통합 관제 서비스 등 고객 친화적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지난 4일 IoT 전용 회선 요금제를 발표했다. 월 이용료 380~2천200원 요금을 책정하고, 다양한 옵션에 따라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또 7월에 가스 검침 사업과 초중등학교 대상 세이브 워치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8월에는 창조마을의 환경 모니터링, 9월 지자체 등과 맨홀 관제, 10월 실시간 주차 공유 등 20여개 신규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두 회사는 전용 모듈을 무료로 배포 중이다. 수량은 각각 10만개다. KT는 사물인터넷 전용망을 통한 연결 사물수 400만 목표를 2018년까지, SK텔레콤은 내년까지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IoT 시장 전망.(그림=SKT 제공)

가트너에 따르면 IoT에 의한 경제적 부가가치는 2020년 1.2조 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IoT 제품 및 서비스 제공자에 의한 매출은 3천억 달러로 예상된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예측하는 2020년 국내 IoT 시장 규모는 13조7천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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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는 기대치가 반영된 전망일 뿐 IoT 전용망을 구축한 KT와 SK텔레콤 모두 IoT 시장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또 어느 만큼 커질지에 대한 정확한 진단은 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SK텔레콤은 2018년이 되면 현재 대비 10배 정도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 이형희 사업총괄은 “IoT 산업 발전 전망을 놓고 언제 될까, 또 과연 가능할까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있고 현재의 상황에 아쉬움과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IoT 전국망 개통을 통해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고,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