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정가 표시 조용히 없애는 이유는?

“가격 인상 꼼수” vs "무의미하기 때문"

인터넷입력 :2016/07/06 15:57    수정: 2016/07/07 07:19

인터넷 쇼핑몰 거대 사업자인 아마존이 상품 페이지에서 할인 전 가격 정보를 조용히 제거하고 있어 그 배경에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이에 시장 지배력을 기반으로 가격을 인상하려는 꼼수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4일(현지시간) 시장 지배력을 꾸준히 높여온 아마존이 정가 표시를 삭제해 나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아마존이 시장 독점 후 가격인상이란 새로운 단계에 들어가려는 수순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아마존의 인터넷 쇼핑몰 매출은 지난 해 1천억 달러를 돌파했다. 21년 전 도서 판매로 시작해 인터넷 쇼핑몰로 사업을 확장시킨 아마존은 “이익이 아닌 매출 규모 확대”를 내세우며 수익 대부분을 물류 거점 정비나 할인, 아마존 프라임 콘텐츠 확충 등에 투자해 왔다. 매출 확대를 실현하는 사업 모델을 취해온 것이다.

수익의 대부분을 투자 규모 확대에 쏟아 붓고 있는 아마존에 대해 일각에서는 시장을 독점한 후 단번에 가격을 인상하는 것이 최종 목표인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내고 있다.

이 같은 지적은 아마존이 최근 들어 제품 페이지에서 할인 전 가격을 삭제하는 것을 본 광고 관련 NGO인 트루스 인 어드버타이징의 보니 패튼 씨가 제기했다.

예를 들어 한 고무 워터 슬라이더 제품은 며칠 전만 해도 정가와 여기에서 36% 할인됐다는 표시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1573.58달러에서 1532.01달러로 변경됐다는 표시만 있다. 권장 소비자 가격이 삭제된 것이다.

정가에서 대폭적인 가격 인하 사실은 고객의 구매 행동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판매 전략상 중요하다. 하지만 판매 전략으로 강력하기 때문에 실제 정가보다 높은 가격을 붙여 크게 할인이 된 것처럼 부풀리는 불법 행위가 일어나기도 한다.

이에 아마존도 상품 가격을 부풀렸다는 소비자의 지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정가 정보를 굳이 표시하지 않음으로써 소비자의 소송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전략일 수 있다는 것이 보니 패튼 씨의 해석이다.

반면 원래 아마존이 정가 표시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클락슨 대학의 래리 교수에 따르면 아마존은 도서, 전자기기, 심지어는 우유 등의 식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제품을 아마존에서 구입하는 아마존 애호가를 늘리는데 성공했다. 또 이런 아마존 사용자는 아마존의 값에 전폭적인 신뢰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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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용자는 아마존의 가격과 다른 상점 가격을 비교하지 않기 때문에 아마존에서의 가격 인하 정보만으로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교수는 자신의 가설에 대해 “20년 전에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신용카드 정보를 맡기는 것에 대해 신뢰하라는 메시지가 당황스러웠지만, 지금은 아마존의 값 지정에 대해 완벽하게 신뢰하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