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판매절벽, 각양각색 신車로 넘는다

개소세 종료 여파...신차 효과와 판촉 강화로 타개

카테크입력 :2016/07/05 09:43    수정: 2016/07/05 10:05

정기수 기자

정부가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을 지난달 말로 종료하면서 하반기 '판매 절벽'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상반기 내수 견인차 역할을 했던 개소세 혜택이 사라지자 업체들마다 하반기 판매 감소에 대비하기 위한 셈법 계산에 분주하다.

업계는 노후차 세제지원 활용 등 각종 판촉 강화를 통해 활로를 찾는다는 계획이다. 특히 하반기에는 매달 주력 차종의 신차가 예정돼 있는 만큼, 강력한 신차 효과로 판매 절벽의 파고를 넘는다는 복안이다.

업체들은 풀체인지(완전변경)는 물론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와 파생 모델 등 다양한 신차의 출격을 예고하고 있다. 또 대형세단부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까지 차급은 물론, 전통적인 가솔린과 디젤차량부터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에 이르기까지 파워트레인 면에서도 각양각색의 개성이 두드러진다.

제네시스 G80(사진=제네시스)

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한국GM, 쌍용차, 르노삼성 등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올 1~6월 내수 판매량은 81만2천265대로 전년동기 대비 10.9% 증가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상반기 판매량이 80만대를 넘어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모든 업체가 고른 신장세를 기록했다. 20%대의 고성장을 기록한 르노삼성(25.9%)과 한국GM(21.6%)은 물론, 기아차(14.1%)와 쌍용차(11.6%)도 두 자릿수 대의 상승세를 보였다. 맏형인 현대차(4.5%)도 한 자릿수 대의 증가율을 보여 체면 치례를 했다.

정부는 개소세 혜택을 종료하는 대신, 내수 침체를 우려해 노후 경유차 교체시 개소세 70% 감면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달 말 종료된 '개소세 3.5% 정책'과 구조는 비슷하지만, 모든 승용차에 대해 인하 혜택을 적용했던 것과 달리 인하 적용 대상을 한정한 셈이다.

다만 개소세 인하 혜택이 노후 경유차 교체시에만 한정돼 내수 진작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노후 경유차 교체시 개소세 인하 혜택이 하반기 내수수요 감소 우려의 완충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그동안 선수요 발생분 및 제한조건(폐차 등 말소등록)을 고려할 때 기대효과는 과거 대비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특히 노후차 개소세 지원의 적용 시점이 결정되지 않은 점도 우려를 가중시키는 대목이다. 정부는 발표 당시 정책 적용 시점에 대해 "최대한 빨리 시행하겠다"고만 밝혔다. 정부의 발표대로 개소세 감면 혜택을 변경하려면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회 상임위에서 법안이 논의되고 본회의에 상정되는 절차가 필요한 데, 이 과정에 적어도 2~3개월가량이 소요된다.

업계 관계자는 "노후 경유차 소유자들의 경우 정책이 시작되는 시점에 맞춰 혜택을 받기 위해 구입을 미룰 것"이라며 "판매 절벽 상쇄는 커녕, 2~3개월간 오히려 내수 감소를 부채질하는 요소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업계는 당장 이달부터 개소세 인하 조치 종료로 인한 '판매 절벽'을 우려하고 있다. 그동안 개소세 혜택 종료는 여지없이 판매량 감소로 직결됐기 때문이다. 실제 작년 말 개소세 인하 종료 여파로 올 1월 국내 완성차업계 판매량은 전월 대비 38.5% 급감한 바 있다. 정부가 개소세 인하 조치 재연장을 발표한 2월에는 판매가 전달보다 4.0% 늘었고 이후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G80·볼트·QM6·티볼리 에어 가솔린 등 출격 예고

업계는 하반기 신차 출시와 판촉 강화로 위기를 타개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오는 7일 두 번째 모델인 'G80'를 출시한다. G80는 2013년 말 선보인 2세대 제네시스(DH)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G80는 지난달 13일 사전계약에 돌입한 이래 영업일수 16일 만에 계약대수가 9천300대를 돌파했다. 가솔린 3.3 및 3.8 두 가지 모델로 선보이며 ▲3.3 모델의 럭셔리, 프리미엄 럭셔리 ▲3.8 모델의 프레스티지, 파이니스트 등 총 4개 트림으로 운영된다.

지난달 초 부산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G80는 기존 모델 대비 볼륨감을 한층 강화한 범퍼 디자인과 역동적인 형상의 신규 라디에이터 그릴을 적용했으며 지능형 안전 운전을 지원하는 기술인 '제네시스 스마트 센스(GENESIS SMART SENSE)'를 적용,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 ▲주행 조향보조 시스템(LKAS) 등 기존 탑재 기능 외에 ▲보행자 인식 기능이 추가된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AEB)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HDA) ▲부주의 운전경보 시스템(DAA) 등을 새롭게 탑재했다.

G80는 그간 독일 브랜드가 독점해왔던 국내 프리미엄 세단 시장에서 강력한 대항마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6세대 그랜저(IG) 디자인 예상도(사진=브렌톤)

오는 11월 30일에는 현대차의 플래그십 준대형 세단 6세대 '신형 그랜저(프로젝트명 IG)'가 첫 선을 보인다. 신형 그랜저는 지난 2011년 1월 출시한 5세대 그랜저(HG) 이후 6년여 만에 선보이는 풀체인지 모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기존 세대 교체는 물론, 현대차 차종의 모델 변경 중 가장 큰 폭으로 변화됐다"며 "역동적인 선과 볼륨감이 조화를 이뤄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스타일을 구현했다"고 전했다.

파워트레인은 기아차 신형 K7과 공유한다. 가솔린 2.4ℓ, 3.3ℓ와 2.2ℓ 디젤, 3.0ℓ LPi 모델과 2.4ℓ 하이브리드 모델 등 총 5개 라인업으로 운영된다. 특히 이 중 3.3ℓ와 2.2ℓ 디젤 모델에는 앞서 2세대 K7에 적용된 전륜 8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된다.

충전중인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사진=지디넷코리아)

현대차는 이어 이르면 9~10월께 해치백 'i30'의 풀체인지 모델도 선보인다. 2011년 2세대에 이어 5년 만에 선보이는 모델이다. 현대차의 친환경 전용 모델 '아이오닉 EV'도 이달 14일 공식 출시된다. 지난달 중순부터 양산에 들어간 아이오닉 EV는 1회 충전으로 191㎞를 주행할 수 있다. 국산 전기차중에서는 가장 긴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차량 출고가격은 4천만원대다. 제주도 등 지자체 민간공모를 이용하면 2천만원대에 구입이 가능하다.

형제 계열사인 기아차는 이르면 11월 3세대 풀체인지 모델인 '신형 모닝'을 내놓는다. 모닝은 한국GM 스파크에 4개월간 내줬던 경차 선두 자리를 지난달 탈환했다. 이 여세를 신차 출시 전까지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미래지향적인 느낌의 '2세대 볼트' 외관(사진=지디넷코리아)

한국GM은 친환경차 라인업을 강화한다. 이달 중 말리부 하이브리드를 선보인다. 1.8 SIDI 가솔린 엔진과 2개의 전기모터를 장착했으며 1.5㎾h 리튬이온 배터리가 조합됐다. 복합 연비는 17.1km/ℓ다. 다만 말리부 하이브리드가 환경부의 저공해차 인증을 받지 못하면서 각종 세제 혜택과 100만원의 구매 보조금을 지원받지 못하게 된 점은 뜻밖의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반기에는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 '2세대 볼트'를 카셰어링을 통해 국내에 공급한다. 이어 점진적으로 일반고객들에게도 확대, 공급할 예정이다. 2세대 볼트는 순수 전기차에 육박하는 18.4kWh 대용량 배터리와 2개의 전기 모터, 주행거리 연장 시스템(Range Extender)을 기반으로 구동하는 최신 볼텍(Voltec) 시스템을 탑재했다.

EV모드 주행시 1회 충전으로 최대 89km(가솔린 엔진 도합 총 676km 주행거리)까지 주행 가능하다. 배터리 셀 개수는 기존 모델 대비 96개가 줄어든 192개며, 전체 배터리 팩 하중의 10kg을 감량해 12%의 효율 개선을 이뤄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한국GM은 스포츠카 카마로SS의 출격도 준비 중이다. 카마로 SS는 사전계약을 실시한 지 영업일 기준 보름 만에 430대를 돌파했다. 스포츠카로서는 이례적인 수준이다. 신형 크루즈 역시 이르면 연말께 출시가 점쳐진다.

QM6(사진=르노삼성)

르노삼성은 오는 9월 'QM6'를 출시해 싼타페와 쏘렌토에 집중된 중형SUV 시장에 다시 한 번 승부수를 띄운다. 8.7인치 S-링크 디스플레이와 앰비언트 라이트 등 고급 사양을 적용한 QM6는 하반기 SM6와 함께 르노삼성의 실적 상승을 이끌 대어급 신차로 평가받는다. 쌍용차 역시 티볼리 에어의 가솔린 모델을 이달 중순 선보인다. 라인업 확대를 통해 새로운 효자 모델로 부상한 티볼리 브랜드의 판매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신차 출시와 함께 강력한 판촉도 병행한다. 현대차는 이례적으로 5년(60개월) 무이자 할부 카드를 꺼내들었다. 2016 쏘나타, 쏘나타 하이브리드, 그랜저, 그랜저 하이브리드, 제네시스(DH) 등 5종을 대상으로 차값의 30%를 미리 내는 조건이다. 기아차는 경차 모닝에 100만원 현금 할인이나 삼성 UHD 스마트TV를 경품으로 제공한다.

한국GM은 스파크에 90만원, 크루즈 가솔린 모델에 190만원, 트랙스에 130만원을 할인하며 동시에 50개월 4.9%금리를 적용한 장기 할부 판매를 시행한다. 또 차량을 3년 이상 보유한 고객이 트랙스, 올란도, 캡티바 등 쉐보레 RV 차량 구입시, 추가로 50만원의 특별 할인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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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은 정부의 노후 경유차 세제지원 방침에 발맞춰 개소세 추가 할인혜택을 제공키로 했다. 노후 경유차 교체시 정부가 개소세 70%를 지원하면 나머지 30%를 사측이 부담한다. 아울러 이달 차종별로 최대 200만원 할인에 한·EU(유럽연합) FTA(자유무역협정)의 무관세 혜택을 가격에 반영해 85만~100만원을 추가 할인한다.

쌍용차 역시 차종별로 최대 70만원까지 할인해 주는 노후차 교체 프로모션을 운영한다. 또 코란도 C와 렉스턴 W를 일시불 및 정상할부로 구입하면 개소세 100만원을 지원하고 티볼리와 티볼리 에어는 20만원을 지원한다.

티볼리 에어(사진=쌍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