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머니볼'의 신화 가능케 한 빅데이터 기법

신동윤 야구학회 분과장 ACC 행사서 주제발표

컴퓨팅입력 :2016/06/30 10:15    수정: 2016/07/01 10:46

송주영 기자

지난 2000~2003년까지 미국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어슬래틱스 연봉총액은 리그 최하위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 기간 오클랜드는 4회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연봉총액이 적다는 것은 팀을 대표하고 이끌어갈 만한 스타선수가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곧 선수진 측면에서 최약체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클랜드는 달랐다. 정확한 정보 분석,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리더십이 이끌어낸 승리였다.

오클랜드 어슬래틱스 로고

당시 오클랜드팀을 이끌고 있던 인물은 빌리 빈 단장이었다. 빈 단장은 고교야구 유망주였지만 프로팀 입단 후 성적은 초라했다. 1980년 은퇴한 그는 1998년 오클랜드팀 프론트 오피스에 합류해 오클랜드팀의 신화를 썼다.

빈 단장의 오클랜드 어슬래틱스가 아메리칸리그 최고의 팀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배경은 승리에 필요한 정확한 정보를 근거로 이기는 전략을 짰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 가장 많이 사용하던 타자평가지표는 타율이었다. 안타를 얼마나 많이 칠 수 있느냐가 타자의 능력을 평가하는 지표였다.

오클랜드가 다른 팀과 다르게 주목한 정보는 출루율이었다. 출루는 득점과 직접 연계되지만 당시 메이저리그 다른 구단들은 크게 고려하지 않았던 지표였다. 오클랜드는 출루율이 높은 선수 중심으로 팀 전력을 구성했고 메이저리그 최고의 강팀으로 부상했다. 오클랜드 어슬랜틱스는 승리와 연관된 정보를 제대로 선택해냈고 분석했다.

빈 단장에게는 폴 디포데스타라는 조력자가 있었다. 디포데스타는 하버드대학교 경제학과와 통계학과를 졸업한 데이터 분석가로 철저하게 데이터 중심으로 선수들을 영입하고 전략을 만들어가며 빈 단장을 도왔다.

오합지졸이라는 비난을 받던 오클랜드팀은 2002년 20연승, 시즌 103승으로 아메리칸 리그의 역사를 새로 썼다. 빈 단장이 이룩한 신화는 ‘머니볼’이라는 제목의 영화로 만들어졌다.

오클랜드는 2007년 이후 몰락했다. 출루율이 야구계의 보편적인 지표로 등장하며 비교우위가 소멸됐기 때문이다.

2007년 오클랜드 이후 또 다른 머니볼 신화를 쓴 야구팀이 나온다. 1998년 창단한 신생팀으로 동부리그 최하위팀이었던 템파베이 레이스가 그 주인공이다. 템파베이 레이스는 2008년 아메리칸리그 우승컵을 거머쥐었으며 이후 2013년까지 4회에 걸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템파베이 레이스는 오클랜드와는 달리 야구의 주요 지표인 수비력에 주목했고 성과를 이뤄냈다.

한국야구학회 신동윤 데이터분과장은 “데이터 기반 선수평가 전략은 우연성과 상대성을 중립화시키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데이터 전략은 야구팀뿐만 아니라 산업계 전반의 화두다. 빅데이터 분석을 이요해 정확한 정보를 찾아내고 빠르게 전략을 짜는 것은 기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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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분과장은 다음달 5일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ACC(어드밴스드 컴퓨팅 컨퍼런스)에서 ‘데이터드리븐 베이스볼-평가에서 예측으로’라는 주제로 데이터를 기반으로 승부가 갈린 야구팀을 사례와 곁들여 설명할 예정이다.

ACC 행사에서는 정부통합전산센터 장영환 센터장, 오라클 장성우 상무, 구글 조병욱 부장, PwC 김재환 상무 등이 다양한 빅데이터 사례를 발표한다. 빅데이터와 떼어놓을 수 없는 클라우드 인프라 운영 전략도 함께 소개된다. 등록은 ACC홈페이지(http://acc.zdnet.co.kr/)에서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