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 한국형 모델 핵심은?

[김익현의 미디어 읽기] '국회 포럼'에 거는 기대

데스크 칼럼입력 :2016/06/28 16:45    수정: 2016/06/29 11:20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4차산업혁명이 화제다. 올초 다보스포럼에서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WEF) 창립자가 던진 화두가 계기가 됐다. 때마침 구글 인공지능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 대국에서 승리하면서 더 큰 관심을 모았다.

인공지능이 난공불락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바둑까지 정복한 장면은 분명 충격이었다. 그 때 이후 4차산업혁명과 인공지능 혁명은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됐다.

여야 3당 비례대표 1번 의원들이 주도한 국회 제4차산업혁명포럼이 28일 창립총회를 갖고 공식 출범했다.

이번 포럼은 송희경, 박경미, 신용현 등 여야 비례대표 1번 의원들 외에 30여 명의 여야 의원들이 참석해 힘을 실어줬다.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를 비롯한 산학연 전문가들도 특별 회원으로 참여했다. 지디넷코리아도 이번 포럼에 특별회원으로 활동하게 됐다.

신용현 국민의당,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송희경 새누리당 의원(왼쪽부터)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제4차 산업혁명포럼 창립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 인공지능은 일부…다양한 아젠다와 이슈 포괄

이번 포럼은 여야 비례대표 1번 의원들이 의기투합했다는 상징성만으로도 큰 의미를 갖는다. 그 동안 정쟁과 당리당략이란 오명을 벗지 못했던 국회가 모처럼 멋진 화합의 장을 마련한 점은 큰 평가를 해줘도 될 것 같다.

이 때문이었을까? 이날 창립총회에선 모처럼 여야가 한 마음으로 덕담을 나눴다. 알파고 충격 이후 우리 사회를 휘감고 있는 4차산업혁명의 거대한 물줄기에 대비할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공감대도 형성됐다. 시작 때의 이 마음이 끝까지 계속 이어지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우리는 4차산업혁명에서 곧바로 알파고를 연상한다. 인공지능이 몰고 올 파괴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물론 인공지능과 컴퓨팅 파워는 우리 산업의 근본부터 뒤바꿔놓는 요인인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사진=이상훈 ETRI 원장 특별강연 원고 중)

하지만 4차산업혁명이 인공지능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례없는 기술 발전 속도와 범위로 인한 고용감소와 일자리 불안을 비롯해 다양한 사회적 이슈들 역시 4차산업혁명의 중요한 아젠다들이다.

그 뿐 아니다. 4차산업혁명은 세계경제를 강타한 이슈이지만, 그에 대한 대비책은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어쩔 수 없이 자국중심적인 해결책을 내놓을 수 밖에 없단 의미다.

이날 이상훈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이 특별 강연에서 주요국들의 4차산업혁명 추진전략을 소개한 대목에 관심이 갔다.

미국의 4차산업혁명 전략은 클라우드 생태계 선점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일찍부터 ’인더스트리 4.0’을 추진해 온 독일은 지능 제조생태계 구축 쪽에 힘을 쏟고 있다. 반면 일본은 로봇 기반 인간접점 시장 점령이 최대 과제다.

무슨 얘기인가? 각국은 4차산업혁명의 아젠다를 자신들의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영역에 맞추고 있단 의미다.

■ 글로벌 총론-한국적 각론 잘 결합해야

그런 측면에서 이번 포럼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한국형 4차산업혁명 모델’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포럼 연구활동 세부계획서에 있는 전통산업과 ICT 융합구조 연구, 소프트웨어 융합 클러스터 구축 방안 연구,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생을 통한 스타트업 육성 방안 연구 등은 이런 문제의식을 담아낸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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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인공지능과 가상현실, 빅데이터, 로봇, 드론 같은 미래형 기술에 대한 투자도 게을리 하진 말아야 할 것이다. 글로벌 시장 차원의 총론과 한국적 상황을 반영한 각론을 잘 결합하는 큰 그림을 그려내는 것이 궁극의 목표일 터이기 때문이다.

국회 제4차산업혁명포럼 출범을 다시 한번 축하한다. 모처럼 여야가 의기투합한 만큼 큰 성과를 이뤄낼 것으로 믿는다. 20대 국회 내내, 아니 그 이후까지도 ‘긴 호흡 강한 걸음’으로 미래 먹거리를 위한 큰 그림을 그려내는 멋진 포럼으로 발전해가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