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커진 '소형SUV' 시장...하반기 판도는?

선두 '티볼리'에 '니로' 도전...'신형 트랙스' 가세도 점쳐저

카테크입력 :2016/06/28 08:06    수정: 2016/06/28 09:28

정기수 기자

국내 시장에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국내 소형 SUV시장은 지난해 8만6천233대가 판매되며 전년 대비 161.9% 늘어났다. 작년 시장 규모를 본격적으로 소형 SUV 판매가 시작된 2013년과 비교하면 무려 618.7% 급증했다.

올 들어서도 거센 판매 추이를 이어가고 있다. 올 1~5월 국내시장에서 3만6천505대가 팔리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1% 늘었다. 특히 지난달에는 전년동월 대비 56.1% 증가한 1만216대가 팔려 지난해 12월 기록한 1만44대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같은 기간 전체 SUV 판매량(4만2천289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5%까지 치솟았다. 지난달 국내에 판매된 SUV 5대 중 1대는 소형 SUV인 셈이다.

티볼리 에어(사진=지디넷코리아)

국내 소형SUV 시장의 절대 강자로 꼽히는 모델은 쌍용차 '티볼리'다. 작년 국내 소형SUV 판매량에서 티볼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50%(4만5천21대)가 훌쩍 넘는다. 올 1분기 점유율은 더 늘어 67.7%에 달한다. 1~5월 판매량 역시 2만2천258대로 부동의 판매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달에는 5천490대가 팔렸다. 5월 국내에 팔린 국산 소형 SUV 절반 이상이 티볼리다.

특히 지난 3월 차체 길이를 늘려 실용성을 더한 롱바디 모델인 티볼리 에어가 라인업에 가세하면서 판매량이 더 확대되는 추세다. 티볼리 에어가 라인업에 추가된 3~5월 월간 판매량은 티볼리의 작년 월평균 판매량(3천750대)을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이달 티볼리 브랜드는 쌍용차 창사 이래 최단 기간인 17개월 만에 10만대 생산을 돌파한 모델에 이름을 올렸다.

쌍용차가 국내 소형SUV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티볼리 에어의 가솔린 모델을 연내 투입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티볼리 에어는 가솔린과 디젤 모두 개발이 완료된 상태지만 국내에는 디젤 모델만 출시됐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저유가 지속과 더티 디젤 논란으로 국내외에서 가솔린 SUV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티볼리 에어 가솔린 모델의 출시가 조만간 이뤄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며 "숏바디 모델인 티볼리의 가솔린 모델 판매 비중이 디젤 모델보다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티볼리 에어의 가솔린 추가 투입으로 판매 상승세에 탄력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쌍용차는 현재로서는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당초 티볼리 에어의 가솔린 모델의 연내 국내 출시를 검토한 적도 있지만 지금은 원점으로 돌아가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면서 "향후 시장 추이와 수요 변화를 지켜보며 투입 시기를 조정할 계획"이라고 말을 아꼈다.

니로(사진=기아차)

올해 새롭게 시장에 뛰어든 기아차 '니로'의 상승세도 만만치 않다. '하이브리드 SUV'라는 차별성을 내세운 니로는 출시 첫 달 르노삼성 QM3와 한국GM 트랙스를 밀어내고 단숨에 시장 2위로 올라섰다. 지난달에도 2천676대가 팔리며 출시 이후 누적판매 대수 5천120대에 기록했다. 현재로서는 선두 티볼리의 유일한 대항마로 평가받는다.

사전계약 대수를 포함한 지난달까지 누적 계약대수는 9천대에 달한다. 미출고 차량과 신규 추가 계약분을 감안하면 당분간 안정적인 판매 추이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미세먼지와 디젤 게이트 논란 등으로 경유 차량에 대한 신뢰도가 악화된 가운데 친환경SUV라는 이미지가 부각되고 있는 점도 호재다.

기아차 관계자는 "니로는 하이브리드 차량 특유의 고연비를 비롯해 자동차를 구매하는 기준인 가격, 디자인, 안전, 공간, 성능 등 요소에서 경쟁모델과 비교해 모두 우위를 가지고 있는 '팔방 미인'"이라며 "앞으로도 꾸준한 판매량을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형 트랙스(사진=GM)

2013년 2월 국내에서 가장 먼저 소형SUV 시장의 포문을 연 한국GM '트랙스'와 초기 시장 부흥을 이끈 르노삼성 'QM3'의 분전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티볼리의 독주와 니로의 가세가 이어진 시장 구도 속에서도 두 차종 모두 올 들어 월평균 1천여대에 가까운 판매고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다만 트랙스의 경우 지난해 9월 장점인 안전성과 성능에 효율성을 접목시킨 디젤 모델을 투입했지만 여러 신차가 투입된 시장 상황에 밀려 기대 만큼의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한국GM이 트랙스의 판매 반전을 위해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을 연내 투입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신형 트랙스의 국내 연내 도입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면서 "다만 시장 상황 등을 감안해 모든 가능성은 열어놓고 대응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형 트랙스는 올 초 열린 '2016 시카고 오토쇼'에서 선보인 바 있다. 약 3년 만에 부분변경을 거쳐 내·외관 디자인 변경과 안전 및 편의사양을 개선해 상품성을 대폭 강화했다. 전면부는 최근 공개된 신형 크루즈·말리부와 마찬가지로 대형 듀얼 포트 라디에이터 그릴을 적용했다. 새로운 디자인의 헤드램프에는 LED 주간주행등이 장착됐으며 안개등의 디자인도 변경됐다.

실내는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중심으로 디자인이 개선됐다. 특히 터치스크린 방식의 7인치 디스플레이는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는 물론 4G LTE, 와이파이도 모두 지원한다. 후측방 경고 시스템과 전방 충돌 경고 시스템, 10개의 에어백 등을 탑재해 안전성도 강화했다. 파워트레인과 차체 크기는 기존 모델과 동일하며, 오는 3분기 북미 시장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QM3 쇼콜라 브라운(사진=르노삼성)

르노삼성은 고객 선택 폭을 넓히기 위해 올 4월 추가한 QM3의 '쇼콜라 브라운' 모델이 입소문을 타면서 판매량이 회복세를 타는 모양새다. 이 모델은 QM3 최상위 트림 RE 시그니처에 유럽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쇼콜라 브라운 컬러를 추가하고, 신규 디자인 및 전용 프리미엄 패키지를 적용한 모델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QM3 고객을 위해 계속해서 르노의 프렌치 시크를 더한 디자인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QM3에 태블릿 네비게이션을 적용한 'QM3 T2C(Tablet to Car)' 모델도 젋은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얻고 있다. T2C는 차량과 태블릿 PC가 연결되는 인포테인먼트 선택 옵션이다. T맵 길안내는 물론 스트리밍 멜론 서비스, 음악, 영화 플레이어, 아날로그 라디오 청취, 전화, 후방카메라 모니터, 실시간 날씨, 스티어링 휠 리모트 컨트롤 기능 등을 탈부착이 가능한 태블릿 PC를 통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 스마트폰 이용고객은 가입된 데이터 요금제 그대로 추가요금없이 이용할 수 있으며, 제공되는 태블릿은 삼성전자의 '갤럭시탭 액티브'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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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최근 레저용 차량에 대한 수요가 꾸준한 데다 고성능과 실용성,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소형 SUV의 인기는 하반기에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2013년 1종에 불과했던 소형SUV 시장에 파워트레인은 물론 다양한 차별성을 부각시킨 신차가 연이어 투입되면서 시장 규모가 급성장하고 있다"며 "올 하반기 점유율 판도가 향후 시장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