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도어드바이저 확대 적용...자문 넘어 투자 운용도 가능

인터넷입력 :2016/06/27 14:23    수정: 2016/06/27 14:29

손경호 기자

이르면 11월부터 일반 투자자들이 로보어드바이저에 자산을 맡겨 자동으로 운용되도록 하는 서비스가 허용된다.

그동안 투자에 대한 자문만 할 수 있었던 로보어드바이저가 앞으로는 직접 투자금을 운용할 수 있게 법이 개정되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해 의견수렴절차를 거쳐 이르면 11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27일 밝혔다.

로보어드바이저는 고액 자산가들이 아니더라도 일반인들이 낮은 수수료로 안정적인 투자를 통해 수익을 얻도록 돕는 핀테크 서비스 중 하나다. 알고리즘을 활용한다는 의미를 담은 '로봇(robot)'과 전문 자산관리사를 말하는 '어드바이저(Advisor)'를 결합한 서비스로 미국 웰스프론트, 베터먼트와 같은 회사들을 통해 잠재력이 확인된 바 있다.

특정 조건을 갖춘 로보어드바이저 회사들이 투자에 대한 자문 외에 투자자의 자산을 직접 운용할 수 있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입법예고됐다.

법 개정안은 로보어드바이저 회사들도 일정 요건을 갖추면 투자자문 외에 투자일임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허용한다. 투자자가 로보어드바이저에게 투자를 맡겨 자동으로 분산투자가 이뤄지도록 맡길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 제99조제1항제1호의2에 따르면 로보어드바이저 회사들이 갖춰야 할 조건은 다음과 같다.

① 전자적 투자조언장치(로보어드바이저)가 직접 투자자 성향 분석 실시

② 투자 조언의 내용이 하나의 종목 또는 자산에 집중되지 않을 것

③ 분기별 1회 이상 투자자 재산을 분석 후 리밸런싱 할 것

④ 해킹ㆍ재해에 대한 예방 및 재발방지, 복구 체계를 갖출 것

⑤전자적 투자조언장치의 운영ㆍ보수를 책임질 전문인력 1인을 갖출 것

⑥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를 거칠 것

웰스프론트, 베터먼트 등은 기본적으로 상장지수펀드(ETF)를 기반으로 분산투자한다. 시장상황에 따라 석유, 금 등 현물에 대한 투자와 함께 기존 주식, 채권 등에 대한 투자 등 사이에 상관관계를 분석해 가장 안정적이면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분산투자방안을 찾아내는 것이 로보어드바이저가 가진 핵심 기술이다.

때문에 투자자 성향을 분석하고, 분산투자를 해야하며 분기별로 1회 이상 투자일임자산에 대한 운용방법을 변경해야한다는 등 조항은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회사들이라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는 사항이다.

다만 정보통신망법 제2조제7호에 따라 로보어드바이저 회사들도 침해사고, 재해 등을 예방하기 위한 체계 및 침해사고 또는 재해가 발생했을 때 피해 확산, 재발방지와 신속한 복구를 위한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조항은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

증권사나 은행 등에서 직접 운영하는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가 아니라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들은 이러한 보안대책을 갖출만 한 여력이 없거나 있어도 미흡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로보어드바이저 스타트업들에게 또 다른 숙제는 자본금 요건이다. 현행 자본시장법 시행령 별표3에 따르면 투자자문업, 투자일임업은 투자대상자산과 투자자 유형 등에 따라 최저 자기자본금 요건이 최소 1억5천만원에서 최대 27억원까지 갖춰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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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자산운용과 관계자는 "모든 종류의 투자자문업을 하는 회사는 8억원, 증권, 장내파생상품, 장외파생상품 등 모든 종류의 투자일임업하는 회사는 27억원 수준 자기자본금을 갖춰야한다"며 "로보어드바이저도 이러한 기준에 따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로보어드바이저 회사가 투자일임서비스까지 제공하기 위해서는 금융위가 7월말부터 제공할 예정인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를 거쳐가야한다. 테스트베드는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보안성, 안정성, 준법성 등을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