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승 "로봇이 만들지 못하는 일을 찾아라"

"한국 교육, 인공지능 대체 쉬운 부문에만 집중"

과학입력 :2016/06/21 10:10    수정: 2016/06/21 19:08

맥도날드의 전세계 인건비는 연간 9조원. 햄버거 만드는 로봇으로 이들을 모두 대체하는데 드는 비용은 34조원. 4년이면 로봇 설치에 들어간 본전을 뽑고도 남는다. 젊은이들이 취업준비 기간에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생계형 아르바이트마저 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더 큰 문제는 단순 노동뿐만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업과 전문직까지 자동화로 대체될 수 있다는 점이다. 다가오고 있는 4번째 산업혁명의 물결 속에서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정재승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는 20일 서울 은평구 서울시청년허브에서 열린 ‘청년일자리포럼’에서 로봇과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인간의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4차 산업혁명은 클라우드 슈밥이 올 초 세계경제포럼의 주제로 ‘제4차산업혁명의 이해’를 제시하면서 화두로 떠올랐다. 로봇 및 인공지능의 발달, 사물인터넷(IoT)과 클라우드 기술로 촉발된 오프라인의 온라인화 등으로 지금과는 다른 산업지형의 변화가 발생할 것이란 예측이다.

많은 학자들이 제조업이 서비스업으로 대체되면 일자리가 늘어났던 이전 산업혁명과 달리, 서비스업 마저 대체 가능하게 되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일자리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정 교수는 이와 관련해 영국 옥스퍼드대 칼 베네딕트 프레이 박사와 마이클 오스본 조교수의 연구를 소개했다.

이들은 지난 2013년 1200만개 일을 자동화로 대체 가능한 것과 대체하기 어려운 것으로 구분했는데, 47%인 700만개 일자리는 컴퓨터로 대체하기에 쉬운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지금은 약사가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을 보장하는 직업이지만, 병원 처방전을 넣으면 자동으로 약이 포장되어 나오는 약 자판기가 나온다면 쉽게 대체될 수 있다는 얘기다.

정 교수는 “너무 기술 결정적인 생각이기 때문에 실제 이런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이런 변화들이 산업 지형도를 바꿀 것이라고 예측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2000년 이후 자동화로 인해 생산성은 늘어났지만, 고용과 수입은 늘지 않고 소비가 줄어 경제규모가 작아지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기계화가 가능하면 사람대신 기계를 투입하겠다는 기업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로 꼽히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런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

정 교수는 "점점 로봇이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나겠지만, 최소한 로봇과 공존하는 사회에서 로봇이 만들어내지 못하는 일을 만들어내면서 사회적 가치를 높여야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교육은 인공지능으로 쉽게 대체될 어른들을 대량생산하고 있다고 정 교수는 지적했다. 수리와 언어 능력을 높이는데 모든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고 있지만, 이들 분야는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뛰어난 유일한 기능이라는 얘기다.

정 교수는 대신 “뇌 전체를 골고루 사용하는 인간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과, 이과, 예술적 감각이 모두 필요한 시대가 오고 있다며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을 통해 아이디어를 내고, 그 것을 실제로 만들 수 있으며, 또 매력적으로 디자인할 수 있는 사람을 세상에 내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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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인공지능은 기존의 것을 뒤집는 '파괴적인 혁신'은 할 수 없다는 것이 한계"라면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창조적 활동을 위해 "우리는 모두가 각자 머릿속에 남다른 경험, 남다른 관점을 집어넣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햄버거만드는 로봇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