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이트에 여러 계정 로그인', 파이어폭스는 OK

시험판(Nightly)에 신기능 '컨테이너(Containers)' 탑재

컴퓨팅입력 :2016/06/20 15:09

일반적인 웹서비스는 한 사람당 한 계정을 쓰도록 설계되지만, 실제로는 한 사람이 목적에 따라 여러 계정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다만 한 서비스에 여러 계정을 갖고 있어도 보통은 이걸 동시에 쓸 수 없다. 한 컴퓨터에서 여러 브라우저를 쓰거나 아예 컴퓨터를 여러 대 써야 한다.

조만간 파이어폭스 사용자들에겐 불필요한 일이 될 수도 있다. 브라우저 하나에서 한 온라인 사이트에 여러 계정으로 로그인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한 '파이어폭스 나이틀리' 시험판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신기능 명칭은 '컨테이너(Containers)'다. 컨테이너는 웹사이트 접속을 개인용, 업무용, 금융거래용, 쇼핑용, 4가지 상황으로 나눠 처리한다. 이걸로 사용자들은 같은 서비스에서라도 목적에 따라 다른 계정으로 로그인할 수 있다. 모질라 보안 엔지니어 탄비 비야스가 지난 16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현재 실험적으로 구현된 컨테이너 기능을 소개했다. [☞참조링크: Contextual Identities on the Web]

최신 파이어폭스50 나이틀리 버전의 '파일(file)' 메뉴에서 '새 컨테이너 탭(New Container Tab)' 항목에 마우스 화살표를 놓으면 나타나는 개인(Personal), 업무(Work), 금융거래(Banking), 쇼핑(Shopping), 4가지 상황을 택해 해당하는 컨테이너 탭을 띄울 수 있다. 각 상황별 컨테이너 탭의 문자열과 디자인은 파랑, 노랑, 연두, 분홍, 4종류의 배색으로 사용자 정체성이 분리된다는 점을 시각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모질라 보안 엔지니어 탄비 비야스가 파이어폭스 신기능 '컨테이너'를 통해 트위터에 동시에 2개 계정으로 접속한 모습을 스크린샷으로 찍어 올렸다. 그는 2016년 6월 16일 모질라 공식블로그를 통해 파이어폭스50 나이틀리 빌드에 시범 구현된 신기능 컨테이너의 개발 목적과 작동 방식을 설명했다. [사진=모질라 블로그]

탄비 비야스는 컨테이너 기능의 필요성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리 모두는 서로 다른 상황에서 스스로의 특징을 다르게 드러낸다. 내가 아들에게 말하는 방식은 내가 동료들과 소통하는 방식과 아주 다르다. 내가 친구들에게 들려주는 내용과 부모님께 들려드리는 얘기는 다르다. 내가 은행 예금을 출금할 땐 식료품점에서 쇼핑을 할 때보다 더 신중하다. 나는 여러 맥락에서 여러 정체성을 사용하는 능력을 가졌다. 하지만 웹에선 그걸 잘 할 수 없다. 유아복을 쇼핑하는 동안과 업무중의 브라우저 사용 이력과 같은 정체성을 구분할 쉬운 방법이 없다. 컨테이너 기능은 이런 문제를 해결한다. 파이어폭스에서 현실의 정체성을 구별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온라인의 정체성을 구별할 수단이 된다."

파이어폭스 나이틀리에 탑재된 컨테이너 기능을 쓰는 방식은 용도에 맞는 탭(tab)을 새로 띄우는 것으로 요약된다. 컨테이너 기능으로 탭을 띄울 때 앞서 언급한 개인용, 업무용, 금융거래용, 쇼핑용, 4가지 상황별 용도를 지정할 수 있다. 각 용도별 컨테이너는 쿠키, 인덱스드DB, 로컬스토리지, 캐시 등 사용자 정보를 따로 다룬다.

즉 개인용 컨테이너에서 사용한 웹사이트 이력은 업무용 컨테이너에서 노출되지 않고, 업무용 컨테이너로 로그인한 트위터 계정이 개인용 컨테이너에 자동 접속되지 않는다. 사용자들은 이런 원리로 같은 사이트의 여러 메일 계정에 동시에 접속할 수도 있다. 여러 브라우저도, 계정 전환용 부가기능도, 일일이 로그인과 로그아웃을 반복하는 수고도 필요 없다.

탄비 비야스의 설명에 따르면 아직 컨테이너 기능이 완벽하게 구현된 건 아니다. 브라우저를 통해 웹에 '상황에 맞는 정체성(contextual identities)'을 내세우기 위한 방식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구현할 것인가를 놓고 수년간 토론이 벌어졌다고 한다.

특히 사용자 경험과 관련된 몇 가지 물음에 답하지 못한 상태다. 이를테면 ▲사용자가 대처하려는 상황이 뭔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만일 사용자가 잘못된 상황을 선택해 사용할 경우, 되돌릴 수 있을까 ▲브라우저가 자동으로 컨테이너에 웹사이트를 배정(assign)하는 식으로, 사람들이 스스로 자기 정체성을 관리할 필요가 없도록 그걸 도울 수 있을까 ▲브라우저가 이런 배정 방식을 위해 어떤 추정(heuristics) 기법을 써야 할까 등과 같은 물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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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비 비야스는 "우리는 아직 물음에 답하지 못했지만 이제 사용자 연구와 피드백을 통해 그 일부를 드러낼 수 있길 바란다"며 "파이어폭스 나이틀리 버전에 담긴 컨테이너 기능은 사용자가 최소한의 사용자인터페이스로 정체성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기초적인 부분만 구현됐다"고 설명했다.

파이어폭스 나이틀리 버전은 빈번하게 신기능을 추가하고 테스트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지는 배포판이다. 여기에 탑재된 기능이 항상 일반 사용자를 위한 파이어폭스 정식판에 탑재되는 건 아니다. 컨테이너 기능이 언제 모든 파이어폭스 사용자들에게 제공될 수 있을지 예상하기 어렵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