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희 장관, SKT 심사 지연 답답함 토로

공정위원장에 질의…제4이통 연내 공고 불투명

방송/통신입력 :2016/05/26 15:54    수정: 2016/05/27 07:49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SK텔레콤-CJ헬로비전 간 기업결합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심사가 늦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했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26일 출입기자들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최근 공정거래위원장을 비공식적으로 만난 자리에서 공정위의 절차 진행이 느리지 않느냐고 물어 본 적이 있다”며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장이) 심사과정이 복잡하고 시간이 걸린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공정위가 조기에 결론을 내서 통보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며 “다만 공정위가 어떤 결론을 내릴 것인지는 예단해서 정책을 펼 수는 없기 때문에 내부적인 준비를 착실히 한 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인가심사와 관련해 일각에서 통합방송법 이후 심사를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복잡하게 생각할 것이 없다”며 “향후 어떻게 될 것이라고 해서 일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사람의 태도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현행법에 따라 심사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 “제4이통 조급하게 공고하는 일 없다”

이날 최양희 장관은 내달 허가정책 발표를 앞둔 제4이통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제4이통이 됐든, 제5 이통이 됐든 경쟁사업자 수를 늘리겠다든가 언제 허가공고를 내겠다든가 하는 의사결정이 이뤄지지 않아 언급할 것이 없다”면서도 “올 초 제4이통 심사 당시에도 충실한 제안서가 들어오지 않아 선정이 불발된 사례를 감안하면 조급하게 공고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여러 가지 정책수단을 정교하게 추진해서 경쟁구도를 활성화하고 국민에게 편익이 돌아가는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현재 시장에 제4이통을 출범시킬 만한 사업자가 없기 때문에 기존 이동통신시장의 경쟁 활성화 정책으로 추진해왔던 알뜰폰을 좀 더 적극적으로 육성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최 장관은 기존 유선 기간통신사업자의 무선 진입 문턱을 낮춰 제4이통을 출범시켜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기존 역무통합의 취지가 그러한 방향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그렇게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다만, 그 실현시기를 결정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단통법, 가계통신비 절감 기여”

최양희 장관은 도입된 지 1년 6개월이 지난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에 대해서도 20% 요금할인, 데이터 중심 요금제 도입, 알뜰폰 활성화 등을 언급하며 가계통신비 절감에 도움이 됐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그동안 단통법이 산업적 측면이나 국민,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여러 가지 각도에서 세밀하게 평가하고 있다”며 “그동안 우리나라 통신시장은 어느 대리점, 판매점이나 똑같은 가격으로 단말을 구입할 수 없다는 게 문제였는데 지난 1년 반 동안 단통법이 여기에 몇 가지 변화를 불러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최근 통신요금 전체를 살펴보면 데이터 소비는 급증했는데 요금은 절감된 측면이 있고 단위상품에 대해 얼마나 비용을 지불했는가를 보면 좋아진 효과가 분명히 보인다”며 “단말기 선택의 폭도 늘었는데 이는 어떤 단말을 구입해도 같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구조가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보조금 대신 받는 20% 요금할인도 있고 알뜰폰이 약진을 한 것도 큰 변화라 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 많은 이용자들이 가입해서 사용하고 있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도 요금을 절감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것들이 단통법과 관련된 정책세트, 즉 도시락이라 볼 수 있고 이것이 통신시장과 산업계를 변화시키고 있다”며 “서비스, 요금, 품질이 경쟁하는 측면에서 포지티브한 방향이고 향후 개선이나 조정이 필요한 부분은 의견을 수렴해 계속 대응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 “화웨이 삼성 상대 소송은 치밀한 전략”

최 장관은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소송을 벌이고 있는 화웨이에 대해서도 글로벌 기업을 지향점으로 삼는 화웨이의 치밀한 전략에서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해 말 화웨이 연구소를 방문해서 상품과 전시관을 둘러보고 간담회를 한 적이 있다”며 “그 때 화웨이가 강조한 것이 우리는 중국기업이 아니라 글로벌 기업이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전 세계에 화웨이 연구소가 몇 개가 있으며, 중국 매출보다 글로벌 매출이 더 많다는 점 등을 내세워 글로벌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최 장관은 “화웨이가 내놓은 연구, 개발, 생산, 판매 등의 통계 수치를 보니 실제 화웨이는 중국 중심이 아닌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이 사실이었고 실제 노력하는 것도 보였다”며 “표준특허를 갖고 삼성과 분쟁하는 것도 글로벌 기업 대 글로벌 기업의 분쟁으로 사업구조를 조정하려는 치밀한 전략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 있고 삼성 역시 강력히 대응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에서도 지적재산권이나 표준특허와 관련해서는 비중 있게 대응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서 기초연구나 인재 육성을 통한 연구개발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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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양희 장관은 “미래부를 포함한 정부는 특허나 지적재산권에 대한 전략, 표준특허에 대한 전략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실제 표준특허에서 지난해 전 세계 통계를 살펴보면 우리나라가 약진했고 특허출원이나 특허 가치에 대해서도 한국의 위치가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분야보다 IT분야에서 표준특허나 지적재산권이 굉장히 비중이 있기 때문에 이를 담당하는 미래부 역시 이에 대한 정부 지원을 신경 쓰고 있다”며 “특허 관련 국제회의나 전시회 등을 통해 우리 입장이 제대로 반영되도록 정부 간 협력에도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