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직전 방송산업, 골든타임 처방전 시급”

권오상 "정부가 신속한 결정 내려야"

방송/통신입력 :2016/05/24 10:48    수정: 2016/05/24 11:18

“정부가 방송미디어 산업이 처한 골든타임에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정부 정책에 따라 시장은 반응한다. 정부가 움직이지 않으면 결국 손실이 난다. 대한민국 방송산업은 광고 의존도가 너무 높다. 소비자들의 지불 의사를 높이는 콘텐츠 투자 없이는 국내 방송산업의 미래는 없다.”

위기에 처한 국내 방송산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의 빠른 정책 판단과, 사업자들의 콘텐츠 강화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자칫 대응 시간이 늦어질 경우, 더욱 심각한 방송산업의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우려도 늘고 있다.

미디어미래연구소는 24일 반포 JW메리어트호텔에서 ‘방송산업의 골든타임, 미디어의 현실과 가능성’이란 주제로 미디어리더스 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에는 방송통신위원회 고삼석 상임위원, 김진석 CJ헬로비전 대표, SK브로드밴드 윤석암 미디어사업부문장 등 방송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미디어미래연구소 권오상 방송통신정책센터장은 "지금까지 황금시대를 지내온 국내 방송산업이 이제는 사망선고를 받기 전 단계인 골든타임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미디어미래연구소 권오상 방송통신정책센터장이 발제를 진행하고 있다.

방송 시장 매출액은 지난 7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방송 광고 매출액도 등락을 거듭하다 소폭 성장했지만 산업 자체가 하향 길에 접어들었다는 여러 지표들이 감지됐다.

특히 방송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이끌 새로운 사업자와 서비스 등장이 눈에 띄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방송광고 매출액 하락이 이 같은 우려를 키우고 있다는 판단이 나왔다.

권오상 센터장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GDP 대비 국내 총 광고비는 2000년 0.92%에서 2014년 0.68%로 하락했다. 이는 방송산업 비중이 줄고 있다는 신호로, 같은 기간 GDP 성장률은 6.3%인 반면, 광고 성장률은 4.0%에 그쳤다.

영업이익률도 지상파, 프로그램공급자(PP), 케이블TV 모두 마이너스거나 하락세를 보였다. 영업이익률은 2008년 5.1%에서 2014년 2.8%로 거의 반토막이 났다.

방송산업의 위기는 주식 시장에도 반영됐다. 모든 방송 분야의 수익률(IPTV 예외)이 코스피, 코스닥 수익률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즉 방송산업을 믿고 관련 회사 주식을 구매한 주주들이 손해를 봤다는 뜻이다.

권 센터장은 국내 방송산업이 스타산업에서 캐시카우로, 나아가 심각한 위기 상태로 향하는 단계라고 평가했다. TV 시청 시간이 베이비 부머 세대들이 4시간이었던 반면, 새로운 10~20대는 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 방송산업의 미래가 어둡다고 전망했다. 콘텐츠 제작시장도 중국자본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

권오상 센터장은 “방송산업의 황금기는 지났고 이제 사망선고를 받기 전인 골든타임에 접어들었다”면서 “정부는 항상 산업을 지켜보고 신속 정확한 처방과 시행을 통해 골든타임에 접어든 국내 방송산업을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가장 중요한 것은 콘텐츠 제작 역량”이라면서 “넷플릭스가 HBO 오리지널 콘텐츠 기록을 뛰어넘은 것처럼 이제는 콘텐츠가 플랫폼을 지배할 수 있는 시대인 것을 인식하고 이에 맞는 투자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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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권 센터장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중인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인허가와 관련한 질문에 “허가든 불허든 정부 정책의 결정이 빨리 내려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김국진 미디어미래연구소장은 “문제는 국내 방송산업이 지나치게 광고 의존도가 높다는 것”이라며 “사업자들은 콘텐츠에 투자하고, 정부는 골든타임에 필요한 조치를 적시에 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