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지상파UHD 암호화, 충분한 검토 필요"

"시간소요, TV 생산-유지보수 고려해야"

방송/통신입력 :2016/05/22 13:39    수정: 2016/05/22 16:39

지상파 초고화질(UHD) 방송에 콘텐츠 보호기술을 적용하는 것과 관련해 가전사들이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최재유 2차관 주재로 지난 20일 한국정보화진흥원 서울사무소에서 '성공적인 지상파 UHD 도입을 위한 논의'를 위한 제16차 ICT 정책해우소를 개최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날 발제를 맡은 지상파 관계자들은 UHD 콘텐츠 보호기술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SBS 박영수 기술본부장은 "콘텐츠 제작사 보호 및 재투자 활성화 등을 위해 콘텐츠 보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방송 시청에 문제가 없도록 하는 원칙하에 콘텐츠 보호기술이 UHD 방송 도입단계부터 적용될 수 있도록, 정합테스트 등 가전사와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상파 방송사들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가전사들은 다소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LG전자 관국연 부사장은 "콘텐츠 보호기술 적용에 필요한 개발기간, 기술적 완성도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유준영 상무도 "정합성 테스트 등에 따른 개발기간이 소요돼 UHD 본방송 시점에 맞춰 TV를 생산하는데 어려움이 따르고, 유지보수 문제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콘텐츠 보호를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UHD 방송에 암호화가 가능한 수신제한시스템(CAS) 도입방안이 고려되고 있다. UHD 방송에 암호화가 적용되면 안테나만으로 직접수신이 불가능해진다. TV수상기에 암호해지 모듈이 별도로 설치돼야 방송시청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전사들이 이 기술을 새롭게 개발해야 한다. 또한 암호화는 국제표준(ATSC3.0)에도 있지 않아, 가전사로서는 한국 시장만을 위한 별도의 TV수신기를 제작해야한다는 부담도 있다.

제16차 ICT정책해우소에 최재유 미래부 2차관, 방송사, 가전사, 방송장비업체, 유관기관 등이 참여했다.

이날 해우소에서는 UHD 방송 직접 수신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논의도 진행됐다. UHD코리아 이진호 실장은 "직접 수신환경 개선을 위해 수상기 안테나 내장, 공동주택 공시청 설비 구축, 셋탑박스 개발-보급 등 정부와 공동 협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삼성전자 천강욱 부사장은 "TV 디자인상 제약, TV의 고정성 등으로 수상기에 안테나를 내장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KBS 박병열 본부장은 "홈 IOT 시대에 대비한 부가서비스, 콘텐츠 보호, 안테나 내장, UHD-HD 컨버터 등의 기능을 담은 미디어 게이트웨이를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제안했다.

UHD 방송 도입을 통해 국내 방송장비 업체들이 성장할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진명통신 김중일 대표는 "세계 최초 UHD 방송 도입을 통해, 국내업체들이 ATSC 3.0 기반 방송장비를 선제적으로 개발하는 등 성장 기반이 마련되었고 국내 방송사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MBC 이성근 국장은 "신사옥 구축시 국산 방송장비를 적극 도입한 바 있고, 기술격차가 크지 않다면 향후에도 국산방송장비 활용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KBS 박병열 본부장은 “KBS 인증센터 활용을 통해 국산 장비의 신뢰성 확보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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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큐브미디어 정철호 대표는 "UHD 콘텐츠 제작 활성화를 위해, UHD 콘텐츠 고비용 제작에 비해 낮은 판매단가에 따른 시장불균형, 저작권 보호 및 콘텐츠 유통시장의 구조개선 및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재유 미래부 2차관은 “UHD 방송 도입은 방송의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것으로서, 콘텐츠 제작부터 방송 수신까지 준비사항이 많아 어려움이 있겠지만 어느 하나도 빠뜨릴 수 없는 만큼 관련 당사자들이 힘을 합쳐 같이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