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心' 저격 쏘나타, 경쟁 신차 넘었다

日계약수 50% 반등...'케어 플러스' 트림 비중 20%

카테크입력 :2016/05/20 09:25    수정: 2016/05/20 12:54

정기수 기자

현대자동차의 중형세단 '쏘나타'가 신모델 추가 이후 판매량이 반등하고 있다.

중형세단은 상·하위 차급으로의 판매 파급 효과는 물론, 재구매 빈도가 높은 볼륨 모델이다. 업계에서는 매년 1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해 온 쏘나타의 저력이 발휘됐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달 여성 운전자를 주타깃으로 삼은 상품성 개선 모델의 조기 투입 승부수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쏘나타의 4월 일평균 계약대수는 345대로 1월 233대에서 50%가량 급증했다. 최근 르노삼성 SM6 등 연이어 출시된 경쟁차종의 신차 효과가 이어지는 가운데 거둔 판매량 반전이라는 점에서 더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2017년형 쏘나타(사진=현대차)

이달 들어서는 지난 12일 기준 일평균 388대의 계약이 이뤄졌다. 이번주 이미 400대를 넘어섰다. 이달 말께 500대 이상의 일평균 계약량 달성도 유력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중형차급 이상의 계약량은 대부분 실구매로 이어진다"며 "최근 쏘나타의 계약량 상승 추이와 월평균 영업일수를 감안하면 월간 1만대 판매 고지 탈환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쏘나타가 가장 최근 월간 1만대 판매를 돌파한 것은 지난해 12월(1만2천678대)이다. 올 들어서는 4월 판매한 8천57대가 최고치다.

■'케어플러스' 신규 트림 효과 톡톡

쏘나타의 계약실적 반등은 지난달 '2017년형 쏘나타'를 출시하면서 새로 선보인 '케어 플러스(CARE+)' 트림이 견인했다. 실제 케어 플러스 트림의 계약 비중은 쏘나타 전체의 약 20%에 달한다. 시장에 선보인 지 한 달여 만에 주력 트림으로 자리잡은 셈이다.

케어 플러스 트림은 30대 중반부터 40대 초반 고객들을 타깃으로 편의사양을 집중 구성했다. 특히 여성 운전자들이 선호하는 사양이 대거 적용됐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국내 여성 운전자수는 지난 1990년 100만명에서 2014년 1천100만명으로 10배 이상 급격히 늘었다. 전체 운전자 중 여성 비중도 40%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여성 운전자들이 늘어나면서 완성차업체의 주요 고객으로 부상하고 있다"면서 "현대차가 여성과 어린이를 배려하는 전략을 편 것이 여성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7년형 쏘나타 실내(사진=현대차)

2017년형 쏘나타에는 운전석만 잠금 해제되는 '세이프티 언락' 기능이 전 라인업에 적용됐다. 문 열림 버튼을 한 번 눌렀을 땐 운전석 쪽 문만 열린다. 최근 대형 쇼핑몰, 백화점 주차장 등 여성 밀집 지역에서 종종 발생하고 있는 여성 운전자를 대상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2.0 가솔린 모델과 1.7 디젤 모델에 신설된 케어 플러스 트림에는 더 세심한 배려가 더해졌다. 최첨단 충돌 예방 시스템인 '스마트 후측방 경보시스템(BSD)'이 대표적이다. 후측방 접근 차량을 감지, 차량의 속도와 위치를 측정해 사전에 경보를 통해 알려준다. 운전이 미숙한 여성 운전자가 반길만한 사양이다. 또 전방 주차 보조시스템(PAS), 열선 스티어링 휠, 자외선 차단 앞유리 등 여성 운전자들이 선호하는 편의 사양이 대거 장착됐다.

뒷좌석에서 아이를 돌보는 부모의 편의를 고려해 뒷좌석 열선시트와 뒷좌석 암레스트, 앞좌석 시트백 포켓도 적용했다. 뒷좌석 매뉴얼 사이드 커튼, 전동식 뒷면 유리커튼을 적용하는 등 아이를 위한 편의사양도 적용했다. 여성 운전자가 증가하면서 아동과 함께 차량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점을 고려한 편의사양들이다. 여성용 차량으로 지목돼 범죄에 노출되지 않도록 외장컬러도 제한 운영한다.

2017년형 쏘나타 '케어플러스' 트림에 적용된 뒷좌석 매뉴얼 사이드 커튼(사진=현대차)

실제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현대차 전시장에서 만난 한민정(40.여)씨는 "평소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사양이 쏘나타 케어플러스 트림에 모두 들어있다"며 "대부분 아이들과 동승하는 점도 감안해 바로 계약했다"고 말했다.

주중에는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해 아내가 차량을 이용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고인욱(32.남)씨는 "운전이 아직 서투른 아내를 위해 구입을 고려하고 있다"며 "함께 와서 한 번 더 차량을 살펴보고 결정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현대차는 2017년 쏘나타를 출시하기 전 주력 수요층을 대상으로 면밀하게 고객 조사를 진행했다는 후문이다. 쏘나타의 수요층은 30대 중반에서 40대 초반의 고객으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40%다.

현대차 관계자는 "영업직원들을 대상으로 주력 수요층에 대한 직·간접 설문조사를 통해 어린 자녀를 탑승시키고 여성(엄마)이 운전하는 경우가 많고, 디자인 고급화에 대한 니즈가 높다는 것을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조사 결과에 맞춰 '레이디 케어(주행·주차 편의)', '차일드케어(2열 편의)', '스타일 케어(디자인 고급화)' 등 세 가지 컨셉트를 설정한 후 케어 플러스 트림에 각 수요에 부합하는 대표적 사양들을 탑재했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SM6나 신형 말리부, 알티마 등 경쟁 신차에 비해 연식변경 모델인 쏘나타가 소비자 유인 요인이 부족해 시장에서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가고 있다"면서 "타깃 고객의 실제 요구사항을 파악, 각각 구체화한 사양으로 차량에 적용한 전략이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 못지 않은 쏘나타의 성공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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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쏘나타 1.6 터보 모델에는 18인치 스포츠 휠과 듀얼머플러 등을 적용한 '스포츠 패키지'를 추가, 역동적인 주행을 즐기는 수요층을 본격 공략하고 있다.

한편 쏘나타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량 약진도 눈에 띈다. 지난 4월 하이브리드 모델은 1천309대가 판매돼 전월(536대) 대비 144.2% 급증했다. 턱밑까지 추격을 허용했던 SM6를 지난달 3천여대 차이로 따돌리고 쏘나타가 중형세단 선두를 수성하는 데 한 몫 했다.

2017년형 쏘나타 '케어플러스 트림'에 적용된 전동식 뒷면유리 커튼(사진=현대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