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人 “초미세먼지 정확한 측정과 예보 필요”

"기초 연구 인력과 예산 지원 있어야'

방송/통신입력 :2016/05/19 17:27    수정: 2016/05/20 09:37

초미세먼지에 대한 우려와 피해가 높아짐에 따라 국내 과학기술 전문가들이 해결 방안 모색을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전문가들은 국내의 과학기술이 초미세먼지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 전문 기초 연구 개발에 필요한 인력과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초미세 먼지에 대한 정확한 측정과 예보, 효율적인 대책 마련이 이뤄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KAST)은 19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미세먼지 저감 및 피해방지를 위한 과학기술의 역할’이란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명철 한국과학기술한림원장의 인사말과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의 축사로 시작된 이날 토론회는 경희대학교 김동술 교수와 광주과학기술원 박기홍 교수의 주제발표가 있었다.

미세먼지 저감 및 피해방지를 위한 과학기술의 역할 원탁 토론회 기념촬영.

■초미세먼지 왜 문제인가?

KAST 자료에 따르면 입자상 오염물질은 분진크기에 따라 ▲(총부유)먼지(TSP) ▲미세먼지(PM10) ▲초미세먼지(PM2.5)로 ▲극초미세먼지(PM1) 등으로 나뉜다. 최근 문제가 심각해지는 초미세먼지는 머리카락(약 60마이크로미터) 굵기보다 약 24분 1 크기다. 우리나라는 작년 1월부터 초미세먼지 측정을 시작해, 다른 선진국에 비해 한참 뒤쳐졌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김동술 교수에 따르면 대기 오염 물질로 전 세계에서 한 해에 약 700만 명이 조기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오염 문제는 사람들의 건강 문제뿐 아니라 국가의 지속성장을 방해하고, 관광 등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2016년 환경성과지수(EPI)에 따르면 한국의 초미세먼지노출 순위는 174위를 기록, 국민 100%가 WHO 기준 이상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희대학교 김동술 교수가 주제발표하고 있다.

초미세먼지의 심각성이 커지는 이유는 담배나 다이옥신처럼 바람물질이 폐나 세포까지 들어가기 때문이다. 또 이동거리도 멀고, 체류 시간도 길어 심각한 피해를 일으킨다.

김동술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미세먼지 주요 오염원은 중국 30~40%, 화석연료 20~30%, 도로 20~30%, 산업체 5% 정도다. 특히 생활주변에서 흔하게 이뤄지는 쓰레기 소각, 바비큐, 불꽃놀이에서 발생되는 오염 물질뿐 아니라 건축 해제 과정에서 발생되는 강하분진 문제도 심각하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환경 패러다임의 기본적인 논의와 재설정이 필요하다”며 “대기오염에 대한 올바른 시민교육과 홍보가 필요하고, 과학기술 기반 환경기초연구에 과감한 투자와 연구 집중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초미세먼지 정확한 측정과 예보 필요”

박기홍 교수는 초미세먼지의 발생원을 파악하고, 해당 정보를 국민에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국 500곳이 넘는 측정소에서 농도를 측정함에도, 초미세먼지의 발생원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구성성분의 상세 특성 실시간 진단기술을 통해 발생원과 유해성을 진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박 교수는 “초미세먼지의 주요 발생원별 유해성가 독성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야 한다”며 “법제도 개선, 부처간 협업 등을 통해 초미세먼지의 진단, 예측, 제거 기술이 필요하고 신재생에너지 사용뿐 아니라 현재 축적돼 있는 초미세먼지 관련 핵심원천기술을 융합하고 새롭게 개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AST 윤순창 부원장은 초미세먼지의 원인과 분석, 대책에 필요한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초미세먼지 측정 과학자가 부족하다보니 기존 자료의 신뢰도가 굉장히 취약하다는 것.

최양희 미래부 장관.

윤 부원장은 “환경부와 기상청 모두 새로운 고가 장비를 사놓고도 전문 운영 인력이 없어 제대로 된 해석과 원인 파악도 못하는 실정”이라며 “이를 기초과학의 근본적인 문제로 인식하고 원천기술 개발에도 힘써야 한다”고 역설했다.

연세대학교 김창수 교수는 초미세먼지에 포함된 신경독성 물질이 치매나 정신 질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과, 디젤 배출 가스가 폐암과 방광암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이에 초미세먼지에 포함된 물질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에 대한 정확한 해결책을 찾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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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WHO는 디젤 배출 가스를 플루토늄, 흡연, 자외선 직접 노출과 같은 것으로 분류하고 있다”는 말로 디젤 차량의 심각성을 언급한뒤 “사회 경제적으로 높은 수준의 사람은 고가의 청정기로 이 문제를 회피할 수 있지만, (역설적으로)미세먼지를 더 많이 배출하는 사람은 사회경제적으로 높은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최양희 장관은 축사를 통해 “초미세먼지 문제를 과학기술로 해결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신속하게 대응하고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면서 “이번 계기를 통해 초미세먼지의 원인을 알아내고 측정하고 저감하는 프로세스를 패키지 함으로써 우리가 초미세먼지 문제에 앞장설 수 있다면 과학기술적인, 산업적인 의미가 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