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분석으로 아동학대 막을 수 있다"

SAS의 제임스 E. 조지 디렉터 주장

컴퓨팅입력 :2016/05/13 15:13

우리나라에서도 아동학대가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데이터분석솔루션전문업체인 SAS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해 관심을 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SAS 어드밴스드애널리틱스랩의 제임스 E. 조지 디렉터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아동이 부모에 의해 죽음을 맞기 전에 아동학대 상황을 인지하고, 비극을 예방하자는 것”이라며 “사회적 관계망, 예측모델링 등을 활용해 아동의 상황을 분석함으로써, 높은 위험에 노출된 아동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SAS는 지난 수년간 LA카운티, 플로리다, 버지니아, 노스캐롤라이나 등의 정부와 함께 아동학대 방지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제임스 E. 조지 디렉터 등을 비롯한 SAS 연구팀은 아동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개발했다.

아동과 관련된 수집가능한 모든 과거 이력 데이터를 살펴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력 데이터는 이전의 아동학대보고서, 학교 출결데이터, 아동 출생관련 데이터, 부모의 신변정보, 부모의 재무자료 등을 포함한다.

제임스 E. 조지 SAS 어드밴스드애널리틱스랩 디렉터

그는 “아동학대를 예측하려면 아동학대 보고의 숫자와 장기간의 데이터를 보는 게 핵심”이라며 “단지 해당 아동에 대한 것 말고도 그 아이를 둘러싼 가족 네트워크 전체를 보면서, 가족 관계 속의 문제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동을 학대하는 부모의 경우 그들 스스로 어렸을 때 학대를 받았던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부모들의 20~30년전 학대 경험 관련 데이터까지 분석하면 예측확률이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동의 사망 전 아동학대의 경고징후를 미리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플로리다의 한 아동학대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2009년 두살짜리 아이가 아버지에게 죽음을 당했는데 그 전에 플로리다 아동보호국에 관련 아동의 경고 징후가 포착될 수 있었다”며 “그 아이는 이전에 학대를 받았다는 보고서가 26건이나 작성됐지만, 아동보호국에서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동보호국의 담당자는 그 아이에 대한 정보에 접근할 권한을 갖지 못해 보고서를 보지 못했고, 리스크를 파악하지 못했다”며 “아동보호국이 아이의 사망 전에 징후를 발견해 아동을 가족에게서 격리시켰다면 보호할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SAS의 시스템은 실시간으로 리스크를 분석한다. 그가 언급한 플로리다 해당 아동의 사망 전 2년 간의 리스크를 분석하니 99% 수준의 리스크로 분류됐다고 한다. 사망 6개월 전의 리스크는 99.9%에 달했다니 안타까움을 더한다.

그는 의학관련 잡지에 실린 나딘 버크 해리스 소아과 의사의 아동학대 보고서를 보여줬다. 어린 시절 경험에 따른 트라우마가 삶의 후반부에 여러 영향을 끼친다는 내용이다. 해리스 교수는 어린 시절 트라우마로 심장병, 폐암 등의 발병률이 증가하고, 자살확률도 높아진다고 기술했다.

제임스 E. 조지 디렉터는 “어렸을 때 비극적 케이스에 4건 정도 노출됐다면 20대에 자살할 가능성이 12배 높아진다고 한다”며 “아동 안전 관련 데이터는 단지 아동보호국에 의미있는게 아니라 공공보건국에도 큰 의미 있는 데이터로 쓰여 어릴 때 폭력에 시달린 아이의 데이터를 잘 취합해 공공보건 수준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13년 플로리다 정부와 했던 프로젝트를 자세히 소개했다. 2005년 이후 플로리다에서 출생한 아동을 대상으로 8년 간 데이터를 분석했다. 해당 기간 출생 아동의 30%가 아동보호국에 아동학대로 신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대부분의 경우 특정 아동에 대한 학대 보고서가 작성되는 게 많아야 1건 정도에 불과하다”며 “그러나 과거의 아동학대 피해자가 미래의 가해자라는 게 데이터 분석 결과 증명됐다”고 말했다.

SAS는 아동들의 데이터와 가족의 데이터를 합쳐 분석해 그래프로 만들었다. 부모, 혹은 형제자매, 친척 중 다수가 어릴 적 아동학대 피해자였다. 그는 “추이를 보면 학대를 받는 유년기를 보내다가 나중엔 학대를 가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두드러진다”며 “나딘 버크 해리스의 주장이 실제 데이터로 극명히 나타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핵심은 장기적인 기간동안 데이터를 취합하는 게 우선이라는 것”이라며 “데이터를 취합하지 않으면 어떤 문제도 파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서 데이터란 여러 의미일 수 있는데, 학교에서 작성하는 리포트, 특정 아동의 가족이 법률 집행기관과 연관된 적이 있었는가, 가족에 법원의 중재 경험이 있는가, 가족 중 마약, 알코올 중독자가 있나 등의 데이터를 취합해 분석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동학대 피해를 미연에 방지하는 조치는 여러 차원에서 실행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피해 징후 아동을 가족에게서 격리하는 것뿐 아니라, 사안의 근본 원인에 따라 포괄적인 제도차원으로 접근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아동 보호 조치를 사전에 취함으로써 부모를 교육할 수도 있을 것이고, 어떤 폭력이나 학대의 원인이 빈곤으로 나타난다면 그에 따라 제도적인 보조를 조치로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설명을 종합해 보면, 몇가지 조건을 찾을 수 있다. 우선 아동학대관련 데이터가 정부기관끼리 공유돼야 한다. 경찰서나 119에 들어온 아동학대 관련 신고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관련 부처에 항상 공유되는 식이다. 다른 기관에 존재하는 아동과 관련한 데이터를 소관부처에서 접근해 분석할 수 있을 때 리스크 수준을 더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

아동학대 신고를 현재보다 더 활성화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한 아동의 학대를 한 번이라도 외부에 노출시키지 않으면, 리스크를 파악할 트리거조차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불어, 아동학대에 대한 처벌과 별개로, 피해를 미연에 방지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정책철학의 전환도 필요하다. 행정조치, 법률 등의 프로세스가 피해 예방을 위해 개선되거나 추가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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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여러 보고서를 연계 분석하면 직면한 리스크 수준을 파악할 수 있다”며 “이 때가 날리지를 파워로 변모시키는 순간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의 생명을 구한다는 건 수백만달러의 돈을 창출하는 것보다 더 큰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