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700MHz...지상파UHD도 '난항' 우려

주파수 혼간섭 원인

방송/통신입력 :2016/05/09 10:34    수정: 2016/05/09 11:11

700MHz 주파수 경매가 유찰된데 이어, 지상파 방송용 주파수 배치를 앞두고 또 한 차례 홍역을 치를 전망이다. 통신용 주파수 경매 때와 마찬가지로 혼간섭 문제가 주요 요인으로 꼽히는데, 황금주파수로 평가받던 700MHz가 통신-방송-재난용으로 무리하게 쪼개지면서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가 700MHz 대역 중 지상파 초고화질(UHD)용 주파수 분배를 7월까지 마무리 지을 방침이다.

문제는 통신용, 재난망 대역과의 주파수 혼간섭 등의 이유로, 지상파 방송사들이 일부 구간을 꺼리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700MHz 주파수는 지상파 UHD 방송용으로 30MHz폭(698~710MHz, 753~771MHz), 이동통신용으로 40MHz폭(728~748MHz, 783~803MHz), 국가안전재난망으로 20MHz폭(718~728MHz, 773~783MHz) 등으로 산산이 쪼개졌다.

지상파에 분배된 30MHz폭은 KBS1, KBS2, MBC, SBS, EBS 등 지상파 5개사가 각각 6MHz씩 나눠 UHD 방송으로 활용하게 된다. 현재는 698~710MHz에 2개 채널, 753~771MHz에 3개 채널이 사용된다는 것 외에 어떤 대역을 어느 방송사에 분배할지는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미래부 관계자도 “지상파방송사와 협의해 7월까지 합리적인 기준을 만들어 분배할 계획”이라면서도 구체적인 분배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문제는, 이통용 대역과 마찬가지로 일부 UHD 대역의 경우, 보호대역이 협소해 혼갑섭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698~710MHz 대역의 경우, 인접해 있는 재난망과 보호대역이 8MHz로 설정돼 있는 반면에 753~771MHz는 인접한 이동통신용과 재난망과의 보호대역이 각각 5MHz, 2MHz폭에 불과해 혼신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때문에 지상파방송사들은 753~771MHz보다 보호대역이 넓은 698~710MHz 대역을 선호하고 있지만, 주파수 분배에 대한 정확한 기준이 없어 정부의 결정만 쳐다보고 있는 상황이다.

미래부 관계자도 “분배해야 할 방송사는 5개인데 업체들이 선호하는 낮은 대역은 2개 뿐”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미래부측은 “방송사 모두 낮은 대역을 원하고 있지만 통상적으로 지상파는 높은 채널보다 낮은 채널을 선호하는 것이고, 꼭 혼신이나 혼간섭 때문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미래부는 “700MHz 대역 분배는 기존과 같이 기술심사를 해서 적합하다고 판단하면 지정하는 방식을 따르게 될 것”이라면서 “낮은 대역이나 높은 대역 모두 전파적으로, RF적 특성 모두 비슷하고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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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미 이동통신 3사 모두 혼간섭 등에 대한 우려 때문에 주파수 경매에서 700MHz 입찰을 포기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방송사 역시 혼신을 걱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 시각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논란 끝에 700MHz를 방송과 통신, 재난망으로 나눠 사용하게 되면서 방송과 통신의 보호대역을 5MHz폭까지 줄였고 재난망과도 2MHz폭에 불과하다”며 “실험국에서 혼신이나 혼간섭에 대한 우려가 없었다고 하지만 실제 환경에서도 그러할 지는 장담하기 어렵고 만약 그러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해당 대역을 사용하는 방송사는 송출 출력을 낮출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