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어떻게 태국 모바일시장 강자 됐나

신중호 CGO "현지화 넘어 문화화로 통해"

인터넷입력 :2016/05/03 16:52    수정: 2016/05/03 17:00

<방콕(태국)=안희정 기자> 태국에서 라인 사용자는 전체 인구의 절반 정도인 3천300만명에 달한다. 4천만명으로 추정되는 태국 모바일 인터넷 인구의 80%가 라인을 쓴다.

이같은 사용자 기반을 앞세워 라인은 메신저 기반 모바일포털로의 진화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구체적인 성과도 내놓기 시작했다. 간편결제 및 송금 서비스 라인페이가 대표적이다.

라인은 라인페이를 태국에 선보인지 1년 만에 회원 150만명을 확보했다. 태국 BTS그룹과는 합작법인인 '래빗 라인 페이'도 세웠다. 라인은 래빗 라인 페이가 대중교통 수단 BTS 지상철 티켓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라인페이의 태국 시장 연착륙은 세계적인 온라인 결제 서비스인 페이팔이 태국에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결과여서 주목된다. 페이팔도 실패한 태국 시장에서 라인페이가 먹혀든 이유는 뭘까?

라인은 현지화를 넘어 문화화를 추구한 것이 제대로 먹혀들었다고 강조했다.

라인은 태국 시장 공략을 위해 홈그라운드인 일본에서 재미를 본 전략을 재활용하겠다는 마인드와 결별했다. 태국 스타일의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들을 선보이는데 초점을 맞췄다. 태국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페이팔과는 다른 행보였다. 페이팔은 신용카드보다 현금을 많이 쓰는 태국 문화를 이해하지 못한 반면 라인은 현금을 선호하는 태국 문화를 라인페이에 반영했다.

라인에 따르면 현지화라는 뜻의 로컬라이제이션(Localization)이란 단어에 라인의 해외 시장 공략 전술을 제대로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현지화는 수동적으로 현지에 맞춰준다는 의미가 담긴것 같아서다. 이에 라인은 현지화 대신 문화화(컬쳐라이제이션)를 해외 전략 키워드로 강조한다.

신중호 라인 최고글로벌책임자(CGO)는 "본사에서 '글로벌화, 로컬화에 대한 스탠다드를 만들테니 따라오라'하면 통하지 않는다"며 "해외에서 성공하려면 현지 법인이 주도해서 사업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화의 핵심은 현지에서 직접 비즈니스를 주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신중호 라인 CGO

신중호 CGO는 "태국 문화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며 "태국 직원들을 믿고 그들이 말하는 것을 귀 기울였더니 '쿠키런'과 '모두의 마블'도 태국에서 성공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라인의 문화화 전략은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의장의 코드를 반영하는 것이다. 신중호 CGO는 "라인으로 일본 시장에 진출할 때 이 의장은 이미 알고 있던 건 잊고 가라고 했다. 그 나라에 가면 그 나라 사람들이 중심이 되어야하며, 선입견을 갖고 일을 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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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은 3일 태국에서 개최한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스마트포털을 향후 서비스 비전으로 내걸었다.

라인이 사용자 모바일 라이프의 중심에 서는 것이 핵심 개념이다. 신 CGO는 "앱은 넘쳐나지만 사람들은 몇 개의 앱만 사용한다"며 "내가 믿을 수 있고, 편하게 쓸 수 있는 앱을 하나의 포털처럼 만든다는 생각으로 라인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