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주파수경매 첫날 2.6GHz에 올인

2.6GHz만 3천억 올라…경쟁사 견제 전략?

방송/통신입력 :2016/05/02 09:06    수정: 2016/05/02 09:58

주파수 경매 첫 날 이동통신 3사가 예상을 깨고 2.6GHz 배팅에 '올인'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통3사 모두 실제 2.6GHz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인지, 아니면 경쟁사를 견제하기 위한 두뇌싸움인지 현재로서는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주파수 경매 2일차인 2일 현재, D블록 2.6GHz의 입찰가격만 2천947억원이 올랐고, A블록(700MHz), B블록(1.8GHz), C블록(2.1GHz, 40MHz폭), E블록(2.1GHz 20MHz폭)은 최저경쟁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허원석 미래부 주파수정책과장은 “해당 블록에 입찰이 없는 경우 최저경쟁가를 최고입찰가로 표시한다”며 “입찰이 없었던 경우에도 최저경쟁가를 최고 입찰가로 표시하기 때문에 최고입찰가가 낙찰가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로밍 주파수 네트워크

■ 2.6GHz만 베팅, 경쟁사 '견제'

이번 경매에서는 3사가 700MHz(A블록), 2.1GHz(C블록), 2.6GHz(D블록) 중 하나만 가져갈 수 있다.

따라서 700MHz와 2.1GHz를 제외하고 2.6GHz만 배팅했다는 것은, 쉽게 생각하면 통신 3사 모두가 해당 대역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에 나선 것이거나 경쟁사가 저렴한 가격에 주파수를 확보할 수 없도록 방해 했다는 의미를 가진다.

경매 첫 날 7라운드 만에 D블록 2.6GHz는 6553억원에서 9500억원으로 약 45%인 2947억원이 올랐다.

사업자별로 2.6GHz의 선호도나 확보 시 유리함만 따진다면 LG유플러스, SK텔레콤, KT 순이다. 물론, LG유플러스를 포함해 3사 모두 2.1GHz 대역을 가장 선호하지만, 반대로 2.1GHz 대역의 가격이 상승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2.1GHz를 가장 필요로 하는 LG유플러스는 해당 대역의 가격을 올릴 이유가 없고, SK텔레콤과 KT는 2.1GHz 대역을 재할당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낙찰가와 재할당 가격이 연동된 현 경매방식에 부담을 갖고 있다.

따라서 3사 모두 2.1GHz에서는 눈치싸움을 벌이면서 2.6GHz에 올인했을 가능성이 높다.

SK텔레콤과 KT가 이미 2.6GHz에서 40MHz폭을 갖고 있는 LG유플러스의 독식을 견제하기 위한 일환으로, 견제에 나섰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밀봉입찰까지 가는 것을 고려해 2.6GHz를 1위 블록으로 만들기 위한 배팅일 수 있다. 물론, LG유플러스는 최소입찰증분만 배팅을 하고 SK텔레콤과 KT만 배팅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2013년 경매에서 2.6GHz 대역을 4788억원에 낙찰 받았던 LG유플러스로서는 7라운드 현재 가격이 두 배로 치솟은 2.6GHz를 확보하는데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SK텔레콤과 KT는 그 다음 경매전략을 짜는 것이 유리해졌다.

■ 주파수 가격 형평성 때문?

광대역 주파수 중 할당대가가 가장 비싼 대역은 B블록 1.8GHz로 1MHz당 225억6500만원이다. 그 다음이 C블록 2.1GHz와 A블록 700MHz로 각각 190억8천만원, 190억5천만원이다. 1MHz당 가장 저렴한 주파수가 2.6GHz 대역으로 163억8250만원이다.

하지만 타 블록의 주파수 이용기간이 10년인 반면, C블록은 5년이란 점을 감안하면 1MHz당 가장 비싼 주파수는 C블록이다. 단순 계산으로는 381억6천만원이다.

이 때문에 주파수 경매 첫 날, 3사가 2.6GHz에만 배팅한 것이 블록별 주파수 가격의 형평성을 맞추고 다음 경매 전략을 짜기 위한 고도의 전략일 가능성도 있다.

첫 날 경매 결과로 2.6GHz의 1MHz당 주파수 가격은 237억5천만원으로 상승했다. 700MHz 주파수보다는 비싸졌지만 2.1GHz 대역보다는 여전히 저렴한 수준이다.

700MHz와 2.1GHz를 염두에 두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나온 2.6GHz 주파수 가격을 올리기 위해 배팅에 나섰을 수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경쟁사가 2.6GHz를 헐값에 가져가기 위한 것을 막겠다는 의도가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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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경매 첫날에는 가격 대비 효율성 측면에서 어느 한 쪽에 유리한 상황을 최대한 배제시키기 위한 판단이 작용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업자들의 고도의 경매전략은 경매 둘째 날 결과를 살펴보면, 조금씩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