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기술보호 컨트롤타워 절실"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정부 정책만으로 종합 대응 어려워"

인터넷입력 :2016/04/28 15:11

손경호 기자

국내서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을 노린 산업기밀유출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나 보안에 취약할 가능성이 큰 중소기업들의 경우 위협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지난 6일 정부는 중소기업 내 산업스파이 등 영업비밀을 침해했을 때 최대 손해액의 10배까지 벌금을 부과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범정부 중소기업 기술보호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러한 대책은 처벌에만 초점을 맞추다보니 미국, 일본 등에서 이뤄지고 있는 수출통제, 외국인투자제한 등을 포함한 종합적인 대응이 이뤄진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처벌은 물론 수출통제, 외국인투자제한까지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28일 서울 강남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개최된 '제22회 정보통신망 정보보호 컨퍼런스(NETSEC-KR)'에서 발표를 맡은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는 "지난 6일 정부가 발표한 중소기업 기술보호 종합대책은 경제스파이 처벌 등에 초점이 잡혀있어 수출통제나 외국인투자제한 등에는 적용이 불가능하다"며 "산업보안 또는 기술보호의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김 변호사에 따르면 산업보안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경제스파이·기술절취(영업비밀보호법, 산업기술보호법, 방위산업기술보호법) ▲수출통제(대외무역법, 산업기술보호법, 원자력안전법, 방위사업법) ▲외국인투자제한(외국인투자촉진법, 산업기술보호법, 방위산업기술보호법)이 그것이다.

이와 관련 미국은 경제스파이, 수출통제, 외국인투자제한 등 산업보안 각 분야를 통제하기 위한 법과 규정을 갖추고 있다.

미국은 1996년 FBI 주도로 경제스파이법(Economic Espionage Act)을 제정했다. 이 법은 인터넷, 컴퓨터 등 IT기술의 발달로 외국정부와 기업의 산업스파이에 의한 피해가 증가하면서 마련됐다. 실제로 1992년부터 1996년까지 5년 사이에 경제스파이 범죄는 323% 증가했다. 최근에는 연방 영업비밀법(Federal Trade Secret Act)을 제정하는 등 관련 사건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기도 했다.

김 변호사는 "미국 경제스파이법은 외국 정부, 외국 기관 등의 이익을 위한 영업비밀 절취를 경제스파이 행위로 보며, 영업비밀의 부정취득, 부정개시 등은 영업비밀 절도로 판단한다"며 "범행을 촉진하기 위해 특정 행위가 미국 내에서 수행된 경우를 비롯해 국외에서 일어난 범죄에도 적용되는 점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미국의 산업기술에 대한 수출통제 항목은 ▲상무부 산업안보국(Bureau of Industry and Security)이 관할하는 이중용도(군사용·민간용) 품목(CCL) ▲국무부 방위무역통제국(Directorate of Defense Trade Control)이 관할하는 무기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fice of Foreign Assets Control)이 관할하는 금수국 제재 및 금융제재 ▲원자력 규제위원회(NRC)의 핵물질과 장비 ▲에너지부(DOE)의 핵기술 등이며 이중 CCL이 대표적으로 수출을 제한하는 항목이다.

국내 수출통제 항목에 대해 김 변호사는 "우리나라도 미국과 큰 차이는 없다"며 "전략물자(이중용도), 원자력전용품목, 군용물자, 국가로부터 연구개발비를 지원받은 국가핵심기술 등이 수출통제 항목에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투자제한은 외국인의 투자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거나 기업 핵심기술 등이 유출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이다. 1986년 일본 후지쯔가 미국 반도체 기업인 페어차일드를 인수하려고 했으나 국가안보에 위해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성사되지 못했다. 이 때 나온 법이 '엑손-플로리어법(Exon-Florio)'이다.

김 변호사는 "엑손-플로리어법은 외국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외국기업의 미국 내 투자에 대해 그 내용을 사전적으로 심사해 미국 공익에 부합되는 투자만을 선별적으로 허용하도록 하는 법"이라며 "2007년에는 외국인 투자 및 국가안보법(FINSA)으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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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국내에도 외국인 투자에 대한 신고 허가제도인 외국인투자촉진법이 있으나 FINSA와 같은 취지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미국 사례에서 보듯이 전 세계 산업보안은 경제스파이·기술절취에 대하여 처벌을 강화하고 있으며, 수출통제에 대해서는 효율성을 강조한다. 또 외국인투자제한에 대해서는 통제가능성을 우선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