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어가는 애플 엔진…앞날도 만만찮다

13년 만에 첫 분기 역성장…아이폰 집중 한계

홈&모바일입력 :2016/04/27 07:57    수정: 2016/04/27 08:17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거침 없던 애플의 성장세에 마침내 브레이크가 걸렸다. 2003년 이후 무려 13년 만에 분기 매출 감소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애플은 26일(현지 시각) 장 마감후 2016 회계연도 2분기 매출이 506억 달러로 13%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애플의 분기 매출이 감소한 것은 2003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 13년 동안 애플의 질주는 거침이 없었다. 2003년 분기 매출 20억 달러 남짓한 수준에서 고속 성장세에 시동을 건 애플은 어느 새 분기 매출 500억 달러를 웃도는 당대 최고 기업으로 부상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 (사진=씨넷)

■ 아이폰과 함께 시작된 하이킥, 아이폰과 함께 흔들

애플이 그 동안 쾌속성장을 유지했던 비결은 ‘단절적 혁신’을 계속 주도한 덕분이었다. 2001년 선보인 아이팟으로 디지털 음악 시장을 바꿨다. 아이튠스와 연계한 애플 특유의 생태계 덕분에 ‘음지’에서 거래되던 디지털 음악을 양지로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아이팟 약효가 시들해질 무렵엔 아이폰을 내놨다. 출시 당시엔 기존 강자들로부터 비아냥을 받았다. 애플 역시 처음 아이폰을 내놓을 땐 지금 같은 스마트폰 시장 혁명까지 기대한 건 아니었다. 디지털 음악 시장에 찾아들기 시작한 위기 징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는 의도가 더 강했다.

하지만 아이폰은 스마트폰 시장의 기본 문법을 갈아치우면서 ‘파괴적 혁신’의 주역이 됐다. 애플이 2007년 이후 10년 가까운 기간 동안 최고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결정적인 비결은 바로 아이폰이었다.

애플은 아이폰 이후를 대비한 제품들도 연이어 내놨다. 아이패드에 이어 애플TV와 애플워치까지 선보이면서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섰다.

하지만 ‘아이폰 이후 전략’은 애플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한 때 차세대 기대주로 떠올랐던 아이패드는 벌써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애플TV와 애플워치는 아직 제대로 뜨지도 못한 상태다. 그 사이에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 상태를 향해 가고 있었다.

당대 최고 혁신 기업 애플로선 위기 상황에 내몰린 셈이다.

■ 다음 분기 실적도 15% 감소 전망

애플의 분기 실적 감소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는 건 그 때문이다. 애플은 6월 마감되는 분기 매출이 410억~430억 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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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전망치의 중간 수준을 달성한다고 하더라도 분기 매출 15% 감소란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게 된다. 게다가 애플 전망치는 월가 기대치에도 크게 못 미친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의 6월 분기 매출이 470억 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기대했다.

이런 상황은 주가에 그대로 반영됐다. 애플 주가는 실적 발표 후 시간 외 거래 때 7%가 하락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