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R&D 투자 年 1.3조…어디에 썼나

해외진출·기존 서비스 고도화·신규 사업 3축

인터넷입력 :2016/04/27 11:26    수정: 2016/04/27 11:26

황치규 기자

네이버가 연구개발비를 대폭 늘리며 기반 기술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고 기존 서비스를 고도화할 목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또 신규 서비스 개발에도 많은 돈을 쓰고 있다.

본지가 27일 이 회사의 3년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네이버는 지난해 총 1조3천397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집행했다. 이는 2014년 1조1천149억원 대비 2천억원 이상 늘어난 것이다. 또 2014년 R&D 비용도 2013년 9천924억원 대비 2천억원 가량 늘어난 것이다.

■2015년 R&D 비용 2년전보다 40% 늘어나

따라서 2년만에 연간 R&D 비용이 4천억원 이상 늘어났다고 볼 수 있다. 2년치 증가율을 따지면 40%가 넘는다.

네이버 R&D투자 현황

네이버는 그러나 항목별 R&D 투자 내역까지 공개하지는 않고 있다.

다만 사업보고서를 통해 어느 정도 용도를 추정하는 것은 가능하다.

네이버는 사업보고서에서 "법인 및 영위하는 사업과 서비스의 특성상 용역 및 연구원가에 해당되는 비용을 연구개발비에 넣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종속회사 중 (검색 엔진 개발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서치솔루션은 (비용을) 모두 연구개발비로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비스에 필요한 내외부 개발비용을 R&D 비용으로 잡고 있다는 뜻이다.

■해외 서비스 및 현지화 개발에 매년 7천억원 가량 써

네이버는 또 사업보고서에서 R&D 비용을 '연결'과 '별도'로 구분하고 있다. '별도'에 대해서는 '네이버(주) 본사 기준'이라는 설명을 달고 있다. '연결'에는 네이버 본사 외에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를 제공하는 '라인'이 가장 큰 비중일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이 기준을 토대로 R&D 비용을 파악해보면 네이버가 라인을 통한 해외 진출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짐작해볼 수 있다.

2013년 기준으로 이 회사의 연결기준 R&D 비용은 9천900억원대였으나 별도기준으로는 735억원에 불과했다. 그해 연구개발비의 대부분을 라인 서비스의 고도화 및 해외 각 지역 현지화에 집중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국내 투자는 적었다.

실제로 라인 가입자는 그 해와 이듬해인 2014년에 급속히 늘어나 2억명에 육박했다.

네이버 사옥

■2014년 이후에는 국내 서비스 고도화 및 신규 서비스 개발에 집중

그러나 2014년부터는 네이버 본체의 연구개발 투자도 대폭 강화하기 시작한다.

네이버는 그해 전체적으로 1조1천495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썼는데 그중 본사 기준이 3천248억원이다. 전체적으로 2013년 대비 R&D 비용이 2천억원 가량 늘어났는데, 라인에 쓰는 비용은 소폭 줄이고, 국내 연구개발비는 4.5배 가량 늘린 것이다.

네이버는 작년인 2015년에도 2014년과 비슷한 투자경향을 보였다.

라인에 대한 연구개발비는 전년과 엇비슷한 수준으로 맞추고 국내 연구개발비를 대폭 강화한 것이다. 본사 기준 연구개발비가 5천915억원에 달한다. 본사 기준으로만 했을 때 연구개발 투자규모가 2년만에 무려 7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2015년 이후 서비스 고도화 및 신규 서비스 효과 나타나

실제로 네이버는 지난해부터 신규 서비스를 공격적으로 오픈하고 있다.

먼저 검색 강화다.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 C-랭크(C-Rank)를 바탕으로 '라이브(LIVE) 검색'을 오픈한 것.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 신기술을 결합해 이용자의 검색 의도를 고려해 맥락을 갖춘 결과값을 생생하게 보여준다는 것이 서비스의 초점이다.

자연어처리 기술 등을 기반으로 한 대화형 검색 시스템 '라온(LAON)'도 내놓았다.

라이브 동영상 서비스 브이(V)도 네이버가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최근 기술 투자를 강화하는 분야 중 하나로 꼽힌다.

네이버는 또 쇼핑앱에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사람처럼 사용자와 대화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인 챗봇을 적용한 '쇼핑 톡톡'도 개발 중이다.

네이버는 사업 영역도 크게 확대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프로젝트 블루' 전략이 핵심. 지난해 9월 개최한 '데뷰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공개됐다. 내부에서 보유한 SW역량을 로보틱스, 모빌리티, 스마트홈 등 하드웨어 분야로 확장하는 게 핵심이다. 이후 여러 프로젝트가 구체화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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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그린카와 제휴를 맺고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 서비스 개발에 나선 게 대표적인 사례다.

한편 네이버는 올해 R&D 투자에 대해서는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