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진 직격탄...현대차 1분기 외형 늘고도 수익 악화

영업익 5년여 만에 최저...2분기 신차효과로 반등 기대

카테크입력 :2016/04/26 15:58    수정: 2016/04/26 16:58

정기수 기자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중국 판매 부진과 신흥국 경기 침체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1분기 또 다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 증가세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이 5년여 만에 최저치로 추락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눈높이가 높지 않았던 시장 컨센서스(1조3천634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영업이익률도 6%대로 떨어졌다. 현대차는 2분기에는 신차효과에 따른 해외판매 호전 등으로 실적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26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조3천424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5% 감소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2014년 1분기 2조원대가 무너진 이후 8분기 연속으로 전년 대비 감소세를 기록하게 됐다. 2010년 4분기(1조2천370억원) 이후 5년여 만에 최저치다. 전 분기(1조5천151억원) 대비로도 11.4% 감소했다.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사진=지디넷코리아)

영업이익률 역시 6.0%로 전년동기(7.6%) 대비 1.6%p 빠졌다. 지난해 4분기(6.1%)보다는 0.1%p 하락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3분기 6.4%를 기록하며 2010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6%대에 접어든 이후 세 개 분기 연속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조7천681억원으로 10.8%나 감소했다. 매출액은 6.7% 늘어난 22조3천506억원을 기록했다. 2011년 10%대로 최고치를 찍으며 질주하던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2012~2013년 9%대로 주춤하더니 2014년 8.5%로 떨어졌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률은 결국 6%대(6.9%)로 추락했다.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수출 부진이다. 현대차는 올 1분기 전 세계에서 110만7천377대를 판매하는 데 그쳐 전년동기 대비 6.4% 감소했다. 전분기 대비로도 22.3% 줄었다. 1분기 내수 판매는 16만577대를 기록, 3.7% 증가했지만 수출이 급감했다. 국내수출이 23만9천298대에 그치며 16.2% 줄었고, 해외생산도 70만7천502대로 4.7% 감소했다.

특히 판매 비중이 큰 중국 시장에서 1분기 22만9천11대를 판매해 전년동기(27만9천873대)보다 18.2% 감소했다. 여기에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국 시장이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하락 등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침체가 지속된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년동기 대비 공장 가동률이 하락하면서 고정비 비중이 상승한 것이 다소 부담으로 작용했다"며 "또 1분기 중 원화가 달러화 대비 약세를 보였지만 저유가에 따른 신흥시장 경기침체로 국내공장 수출 물량이 감소하고 러시아·브라질 등 신흥국 통화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원·달러 환율 효과가 희석됐다"고 설명했다.

■2분기 신차 효과로 실적 개선 예상

현대차는 2분기 이후에도 글로벌 자동차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신흥국 경기부진이 심화되고 주요 선진국들도 경기회복 둔화 조짐을 보이는 등 저성장 기조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판매 증대 및 수익성 제고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신차 효과를 극대화하고 SUV 공급을 확대함으로써 판매 기반을 강화하는 한편, 지속적인 수익개선 활동과 비용절감 노력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2분기 신차 효과에 따른 해외판매 증가와 함께 국내에서는 개별소비세 인하 수혜, 그리고 판매 증가에 따른 공장 가동률 상승 등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형 신형 아반떼 '링동'(사진=현대차)

연초부터 고전을 면치 못하던 중국시장에서 지난달 반등에 성공한 것도 실적 개선에 기대를 갖게 하는 대목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중국시장에서 10만549대를 판매, 전년동월 대비 2% 감소했으나 전월(5만3천226대) 대비로는 89% 신장했다. 지난달 출시된 신형 아반떼(현지명 링동)이 한 달 만에 1만880대가 팔리며 선전했고 올 뉴 투싼이 1만5천201대를 기록하며 신차효과를 보고 있다. 미국시장에서도 올 2월 출시된 신형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에 기대를 걸고 있다.

현대차 최병철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중국에서 지난달 출시한 링동의 신차 효과를 최대화하는 동시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 확대로 판매량을 늘리겠다"며 "미국에서는 엘란트라로 신차효과를 얻는 동에 6월 미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싼타페 공급이 늘면 판매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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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중국 컴팩트카 시장을 겨냥한 신형 베르나를 올 하반기에 현지에 출시할 계획이다. 친환경차 모델 아이오닉도 하반기 출시 예정이 잡혀있다.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글로벌 출시 모델 G90, G80 등도 하반기 미국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2분기부터 미국,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신형 아반떼 판매가 본격화된다"며 "향후 판매 확대 및 공장 가동률 상승이 기대되고, 원화 대비 이종통화 환율의 기저가 낮아지는 등 환율 여건 또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점진적인 실적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