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매출 4억...8평 옷가게의 O2O 혁신

전희창 리틀마켓 대표 "온오프 융합으로 고성장

인터넷입력 :2016/04/18 17:00    수정: 2016/04/19 16:55

[부산=안희정 기자] 부산대 근처에 자리 잡은 8평 남짓한 옷가게 리틀마켓. 다섯 명 정도가 들어가면 꽉 차는 작은 가게다. 첫 눈에는 여느 옷가게와 다른 점을 찾기 힘들었다. 약 한 시간 정도 머무는 동안 매장에 들어오는 손님도 네다섯 명 정도에 불과했다.

놀라운 것은 이 가게의 월 매출이 4억원을 훌쩍 넘겼다는 사실이다.

전희창 리틀마켓 대표는 "부산대 상권이 좋았던 5년 전에는 매일 200명이 방문했고 월 매출 1억원이 나왔지만 지금은 하루 40명 정도만 방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고서 어떻게 월 매출 4억원을 넘어설 수 있을까. 비밀은 온라인과의 융합이었다.

리틀마켓은 2014년 11월 네이버 O2O 쇼핑 플랫폼인 스타일윈도에 입점하고 난 후 매출이 급증했다.

전희창 리틀마켓 대표에 따르면 오프라인보다 20배가 넘는 매출이 네이버를 통해 발생하고 있다. 지난 3월 매출 4억6천만원 중 네이버에서만 4억4천억원을 벌어들였다.

"2006년에 리틀마켓 매장을 오픈했는데, 당시 부산대 상권은 좋았습니다. 매일 200명 이상이 줄서서 계산을 기다릴 정도였죠. 월매출이 1억원까지 나왔어요. 그런데 몇 년 지나지 않아 상황이 달라졌어요. 1억원이던 월매출이 2천만원으로 줄기 시작했습니다. 5년 전부터 이쪽 상권이 죽었기 때문이에요. 매장을 찾는 이들도 이제 하루 40명 정도입니다."

네이버는 2014년 11월 쇼핑 O2O 플랫폼 쇼핑윈도 서비스를 선보였다. 그 일환으로 오프라인 옷가게가 입점할 수 있는 스타일윈도를 내놨다. 리틀마켓은 베타 서비스 단계에서부터 스타일윈도에 합류했다. 전 대표는 처음부터 작정하고 달려들었다. '하루에 10개를 팔아도 잘 팔자'라는 마음으로 뛰어들자 반응이 왔다. 입점 4개월 만인 지난해 3월에 처음으로 월 매출 1억 매출을 찍고, 1년 후인 지난 3월에는 월매출 4억원을 돌파했다.

"마니아층이 아니라 20대부터 40대까지 무난하게 입을 수 있는 대중적인 옷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네이버 모바일을 통해 우연히 들어오는 소비자들이 많았는데, 이들이 스토어찜이나 톡톡친구 기능을 통해 단골이 되더라고요. 그렇게 되면서 계속해서 매출이 늘고 있습니다."

스토어찜은 쉽게 말해 사용자가 스타일윈도에서 단골등록을 할 수 있게 하는 기능이다. 웹브라우저로 치면 즐겨찾기다. 사용자는 스토어칩을 한 매장의 신상품이 업데이트 되면 '쇼핑MY'라는 카테고리에서 한꺼번에 볼 수 있다. 마음에 드는 옷가게가 있다고 하더라도 매일 옷을 구경하러 가는 것이 쉽지 않은데, 스타일윈도에서는 옷가게에 직접 가지 않아도 찜해 놓은 매장의 신상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톡톡친구는 소비자들에게 할인행사나 이벤트 소식 등을 전할 수 있는 기능으로 스타일윈도 입점 매장은 톡톡친구를 통해 마케팅 활동을 할 수 있다.

리틀마켓 스타일윈도에 올라오는 대부분의 사진은 리틀마켓 관계자가 직접 입고 셀카로 촬영한 결과물이다. 전 대표는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이 충동적으로 찍은 느낌을 들게 하는 동시에 생생함까지 전해준다고 생각한다. 사진 느낌과 퀄리티도 중요하기 때문에 보정 업무는 전문웹디자이너가 진행한다.

"소비자들에게 진짜 매장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 한 상품 당 총 40컷의 사진을 담고 있습니다. 직접 옷을 보고 만질 수 없는 소비자들을 위해 상품을 자세하게 보여주는 작업에 집중하는 거죠. 1개의 상품이 등록되기 까지는 1시간 30분 정도 걸립니다."

인터넷 쇼핑몰에 올라와 있는 상품은 다 거기서 거기지만, 이러한 디테일함이 소비자 이목을 끌 수 있다는 것이 전 대표의 설명이다.

네이버 톡톡친구를 통해 모인 단골 소비자를 세심하게 관리하는 것도 리틀마켓이 잘나가는 비결 중 하나다. 전 대표는 채팅플랫폼인 톡톡하기로 소비자가 상품에 대해 문의를 하면 기존 구매이력을 바탕으로 코디나 사이즈를 추천하고, 온라인 상이지만 오프라인 매장에 온 것 처럼 정성껏 응대한다.

"세심하게 응대하는 만큼 구매가 증가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자세히 설명을 하니 반품 비율도 줄어들었고요. 거래처에서 도착한 상품은 검수 후에 나가고, 구김이 심한 상품은 다림질을 한 후 발송됩니다. 반품 비율을 한자리수로 줄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전 대표는 2주에 한 번 정도 동대문에 직접 방문해 상품을 찾는다. 다른 스토어에 없는 상품을 찾기 위해 신규도매 거래처 확보에도 공을 들인다. 스타일윈도로 유명세를 타자 리틀마켓에 상품을 올려달라는 도매처도 나오기 시작했단다.

10년 전 혼자 매장을 운영했던 전 대표의 곁에는 이제 7명의 직원이 있다. 스타일윈도 매출 상승으로 상품촬영이나 배송 공간이 필요해 해운대에 매장을 추가로 오픈했다.

"최근 이 근처에는 스타일윈도에 입점하기 위해 역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여는 사례도 생겨났습니다. 예전에는 온라인 쇼핑몰로 인해 오프라인 매장이 힘들어졌는데, 지금은 온라인 쇼핑몰도 스타일윈도 타격을 받는 상황이 연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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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윈도로 1억원 이상을 기록한 매장은 서울, 부산, 대구, 김해, 순천, 울산 등 20여곳이다. 입점 매장 수가 증가할 수록 경쟁은 더 세지기 마련. 전 대표는 하루도 쉬지 못 할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네이버 스타일윈도를 통해 새로운 목표도 생겼다.

"네이버 스타일윈도 입점을 통해 개인브랜드를 론칭하겠다는 꿈도 꿀 수 있게 됐습니다. 올해는 스타일윈도 운영에 집중하고, 내년부터는 전국 유명한 지역에 리틀마켓 매장을 오픈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