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문가가 예상한 인간과 AI의 스타크래프트 승부는?

다양한 변수와 예측 필요해 인간의 승리 예상

게임입력 :2016/04/16 10:13    수정: 2016/04/16 22:45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의 바둑 대전으로 인공지능(AI)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뜨겁다.

특히 바둑에 이어 AI의 다음 도전 종목으로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가 언급되면서 게임업계가 주목받고 있다. 이에 게임업계에서 AI센터를 운영 중인 엔씨소프트의 AI 전문가들을 만나 AI에 대한 정의와 국내 게임 AI 현주소를 살펴봤다.

엔씨소프트의 AI센터는 지난 2011년에 설립된 국내 게임사 중 유일한 AI연구소로 강화학습과 자연어 처리 등 AI 관련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엔씨소프트 AI센터 이준수 차장, 이재준 상무, 이경종 팀장.

■ 게임 AI은 얼마나 잘 져주는지가 핵심

엔씨소프트 AI센터에서 개발한 인공지능은 현재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블레이드앤소울의 콘텐츠인 무한의 탑에 적용돼 있다.

무한의 탑은 총 100층으로 구성된 던전으로 다수의 적을 물리치는 기존 던전과 달리 몬스터와 일대일 대전을 펼치는 것이 특징이다. 무한의 탑 몬스터에는 강화학습이 적용된 AI가 적용돼 보다 사실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강화 학습이란 기계학습(머신런닝) 방법의 하나다. 컴퓨터가 어떤 행동을 취하고 그에 따라 포상을 얻는 경험을 바탕으로 최적의 행동을 학습하도록 만들어주는 알고리즘이다. 알파고 역시 강화학습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바둑 실력을 쌓을 수 있었다.

다만 이재준 상무는 게임 AI는 일반적인 AI와는 차이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바로 재미의 유무다.

그는 "만약 처음 바둑을 두는데 알파고와 계속 두라고 한다면 모두 두려 하지 않을 것이다. 도저히 이길 수 없어 재미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마치 접대골프처럼 게임 속 AI는 얼마나 재미있게 이용자에게 져주거나 납득할만한 패배를 제공해 재미를 느끼고 도전의욕을 고취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인 AI와 지향점이 다른 게임 AI.

바둑과는 다르다. 스타크래프트는 사람의 승리 예상

엔씨소프트 AI센터의 이재준 상무와 이경종 팀장과 이준수 차장 등 3명의 AI 전문가는 프로게이머와 AI의 스타크래프트 대결은 인간이 이길 것으로 예상했다.

바둑은 상대의 모든 수를 확인하고 경우의 수를 따질 수 있지만 스타크래프트는 상대방의 정보가 제한된 상황에서 예측을 통해 전략을 짜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병력의 구성, 지형지물의 상황 등의 변수가 많기 때문에 이를 통제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구성하는 것에도 막연하다.

다만 AI는 사람과 달리 입력에 즉시 반응할 수 있어 반응속도의 차이가 심하기 때문에 이를 제한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이재준 상무는 답했다.

블레이드앤소울 무한의 탑 역시 AI를 가장 높은 수준으로 적용시켜도 프로게이머를 이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레이드앤소울 무한의 탑에 적용된 AI 기술.

■인공지능은 도구에 불과

알파고가 이세돌9단에 승리를 거두면서 AI에 대한 우려하는 의견도 등장했다. 일부에서는 AI의 발전으로 인해 직장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이재준 상무는 'AI란 사람이 처리해야 할 일에 도움을 제공하는 일종의 도구"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인공지능 기술은 네비게이션의 길찾기, 드론의 공중 자세제어 등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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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이 상무는 "AI는 사람이 주어진 명령만 처리하는 위크AI와 스스로 판단하고 생각하는 스트롱 AI구분 된다"며 "다만 스트롱AI는 아직 구현이 어려운 공상과학(SF)소설의 범주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경종 팀장은 "지금도 AI를 제작하고 있고 게임엔진 등 다양한 편의 기술이 개발됐고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도 일이 줄어들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며 "기술과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일이 생겨나기 때문에 AI에 대한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생활 곳곳에서 쓰이고 있는 인공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