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로 현대차 아이오닉 문 잠가보니

통신환경에 따라 반응속도 차이...카셰어링 통해 활용 가능

홈&모바일입력 :2016/04/12 11:27    수정: 2016/04/12 11:29

“애플워치는 투박한 차량용 리모컨이나 자동차 키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팀 쿡 애플 CEO가 지난해 2월 영국 텔레그래프지와 나눈 인터뷰 내용은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웨어러블 기기와 자동차가 서로 융합될 수 있는 시대가 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의 발언이 전해진 후, 전 세계 자동차 업체들은 하나둘씩 스마트워치 연동 앱을 내놓기 시작했다. 현대차는 스마트워치로 차량의 시동을 걸거나 전조등 등을 킬 수 있는 ‘블루링크’ 스마트워치용 앱을 내놨고, BMW와 포르쉐도 차량 위치 검색, 공조 장치 작동 등을 실행할 수 있는 스마트워치 전용 앱을 내놨다.

국내에서는 쏘카, 롯데 그린카 등 국내 카셰어링 업체가 제작한 스마트워치 앱과 BMW가 제작한 ‘i 리모트’ 스마트워치 앱을 통해 차량 문을 열거나 닫을 수 있다. 전조등 작동, 비상등 작동, 차량 충전 상태(전기차의 경우) 등도 확인이 가능하다.

현대차는 이달초부터 롯데 그린카와 협력해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를 무료로 시승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중이다. 이 덕분에 그린카 애플워치 앱으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문을 열고 닫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서울 강남과 킨텍스를 오가는 왕복 약 40km 구간을 주행하면서 여러 차례 차량 문을 열고 닫아봤다.

롯데 그린카를 통해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차량을 대여하면 스마트워치로 차량 문을 열거나 잠글 수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쓸 수 있어...통신 환경 영향 커

그린카가 제작한 애플워치 전용 앱 디자인은 쏘카와 비슷하다. 차량 문을 열거나 잠글 수 있는 버튼, 비상등 실행 및 경적 실행 버튼도 마련됐다. 전체적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갖췄다는 점이 매력이다. 참고로 그린카의 애플워치 앱은 쏘카보다 늦게 제작됐다.

첫 번째 실험 지역은 서울 강남 모 주상복합 빌딩 지하주차장. 통신환경이 지상보다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적용될 수 밖에 없는 지역이다.

차량 문 잠금 버튼을 누른 후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약 5초 후 노란 불빛을 내며 차량의 문이 잠겼음을 표시해줬다. 생각보다 반응 속도가 빠른 편이다. 다시 차량 문 열림 버튼을 누르자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곧바로 노란 불빛을 내며 기자를 환영해줬다.

하지만 건물이 밀집한 지상주차장에서의 상황은 달랐다. 차량 반납 장소인 논현동 공영주차장에서 차량 문 잠금 버튼을 누르니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약 20초 후 차량 문이 닫혔다는 신호를 보냈다. 통신 환경에 따라 차량의 반응 시간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나 다름없다.

[영상] 애플워치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문 잠가보니

■해결과제로 남은 스마트워치-자동차 통신문제

통신 문제는 스마트워치와 자동차 간 연동 기술 분야에서 해결해야 할 가장 큰 숙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지난해 11월 열린 2015 창조경제박람회에서 스마트워치로 기아차 스포티지R 자율주행차를 호출하거나 자율주행 시킬 수 있는 기술을 소개했다. 스마트워치에 등장하는 각종 버튼을 누르면 차량의 각종 기능을 실행할 수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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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점은 바로 통신 환경이다. 당시 진행된 ETRI 시연은 블루투스 통신 문제로 시간이 지연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행사장 내 여러 통신이 상호 간섭을 보이기 때문이다. 만일 일상 생활에서 이같은 문제가 발생하면 난감한 상황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스마트워치와 차량간의 안정화 된 통신 네트워크 구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해킹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권문식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장은 "차량 관련 해킹 문제에 대해 체 테스크포스(TF)를 만들어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대차를 포함한 완성차 업체들은 외부 해킹에 대응할 수 있는 명백한 기술을 내놓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