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Q 갤S7 날고 반도체 선방

IM 부문 7분기 만에 영업익 3조원 넘을 듯

홈&모바일입력 :2016/04/07 10:15    수정: 2016/04/07 10:31

정현정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 1분기 새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7일 잠정실적 집계를 통해 지난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분기(6조1천억원) 대비 7.49% 오른 6조6천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5조9천800억원)과 비교해서는 10.37%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은 49조원으로 전분기(53조원)와 비교해서는 8.1% 감소했지만 전년 동기(47조1천200억원)와 비교해서는 3.99% 올랐다.

삼성전자 1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증권사들이 집계한 가이던스 5조6천억원을 크게 상회하는 것은 물론 최근 전망치였던 6조원 초반을 웃도는 수치다. 당초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은 5조1천억원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지만 지난달 출시한 새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 시리즈가 판매 호조를 보이면서 실적 전망치가 지속적으로 높아져왔다.

갤럭시S7 시리즈 출시일은 3월 11일로 지난해 4월 10일 출시된 전작 갤럭시S6 보다 한 달이나 빨라 스마트폰 사업부문 실적이 전년 대비 크게 개선되는데 도움을 줬다. 갤럭시S7은 출시 직후부터 전 세계 곳곳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글로벌 판매량이 1천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갤럭시S6의 메탈과 글래스 조합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마이크로SD카드 슬롯 부활시키고 방수·방진 기능 탑재하면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가격도 국내 출고가 기준 83만6천원으로 전작 대비 낮추면서 경쟁력을 갖췄다.

연초부터 지속된 원화 약세 흐름도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줬다. 1분기 평균 환율은 1천201원으로 지난해 4분기 평균 환율 1천158원 대비 40원 이상 상승하면서 수출 제품의 가격경쟁력 향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이 신제품 '갤럭시S7'과 '갤럭시S7 엣지'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에 따라 1분기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사업부문 영업이익은 당초 예상보다 높은 3조원 중반대를 기록하며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가량을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IM부문 영업이익이 3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14년 2분기 이후 7분기 만이다.

그동안 삼성전자 실적 버팀목이었던 반도체 부문은 어려운 시장 상황 속에서도 선방하며 2조5천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갤럭시S7 효과와 고객사 다변화 덕분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액정표시장치(LCD) 가격 하락 여파로 적자전환이 점쳐진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은 2세대 퀀텀닷 기술을 적용한 SUHD TV 등 신제품 판매가 성장세를 보이면서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 전망하는 CE 부문 영업이익은 3천억~4천억원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예년보다 한 달 빨리 출시된 갤럭시S7 판매 호조가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반도체 역시 비수기 임에도 불구하고 차별화된 제품으로 선방하는 동시에 원달러 환율 효과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2분기 실적 전망은 1분기와 비교해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7 출시일이 당겨지면서 1분기 실적에 상당 부분 갤럭시 효과가 반영된 탓이다. 여기에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면서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불확실성을 더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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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분기 모바일 부문에서 특허 소송 관련 충당금이나 환율 등 일회성 이익이 발생하면서 실적이 예상보다 호조를 보인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면서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2분기 이후 실적을 상향 조정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시장 혼란을 막고 투자자 편의를 돕기 위해 2009년부터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 분기실적 예상치를 발표하고 있다. 사업부문별 실적이 포함된 영업실적은 이달 말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