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후예' 자율차 로맨스…가능할까

제네시스 LKAS 기능 드라마 속 PPL 등장 관심

카테크입력 :2016/04/07 09:33    수정: 2016/04/08 07:19

6일 오후 방송된 KBS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 속 자율주행 자동차 간접광고(PPL)에 대한 소셜미디어와 커뮤니티 등의 반응이 뜨겁다.

서대영 상사(진구)와 윤명주 중위(김지원)는 드라마 13회에서 도심 속 자동차 드라이브를 즐긴다. 이 때 서대영 상사는 차량 계기반 좌측 아래에 위치한 버튼을 누르고 조수석에 탑승한 윤명주 중위와 키스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차량 스티어링 휠은 운전자 개입 없이 스스로 움직여 사고의 걱정이 없다.

이 장면은 현대차 제네시스에 탑재된 LKAS(lane keeping assistant system, 차선유지시스템) 기능을 소개하는 PPL이다. 센서와 각종 첨단 장비를 통해 실선이나 중앙선 등을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만일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도 동시에 작동된다면, 운전자는 손과 발을 땐 상태에서 자율주행을 즐길 수 있다.

LKAS 버튼을 누른 서대영 상사는 상당히 오랜 시간 윤명주 중위와 함께 '자율주행 로맨스'를 즐겼다. 전방을 주시해야 하는 운전자의 의무보다 로맨스가 더 부각된 장면이었다.

그렇다면 드라마와 달리 현실에서 자율주행 로맨스가 가능할까? 지금 현 시점에서는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등장한 LKAS 기능은 현대차 제네시스 홈페이지에 자세히 소개됐다.

■일정 시간 지나면 해제되는 LKAS 기능

LKAS는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Program, 첨단운전보조시스템)에 속하는 기능 중 하나다. 말 그대로 운전자의 운전 편의를 돕는 시스템이다. 차량 윈드쉴드(유리)에 부착된 카메라로 전방 차선을 인식해 스티어링 휠의 자동조향을 돕는다.

업계에서는 이 기능이 차선이탈 경보시스템(LDWS)에서 한 단계 진화된 기술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LKAS는 완전한 자율주행 기능을 지원해주지는 못한다. LKAS 기능은 '태양의 후예'에서 나온 장면처럼, 스티어링 휠의 자동조향을 돕지만 이를 지원해줄 수 있는 시간은 평균 10초 정도에 불과하다. 운전자의 손이 스티어링 휠에 일정 시간 이상 닿지 않는 경우, 차량 내부에서는 경보음이 울린다. 동시에 계기반과 헤드업 디스플레이 창에는 스티어링 휠을 잡으라는 경고메시지가 뜬다.

만일 운전자가 경보음과 경고메시지가 등장한 후에도 스티어링 휠에 손을 놓고 있으면, LKAS 기능은 자동적으로 해제되며 일반 주행 모드로 전환한다. 현실에서 '태양의 후예' 처럼 로맨스를 즐기다가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LKAS 기능을 더 오래 즐길 방법은 있다. 스티어링 휠을 잡은 손의 힘을 빼면 된다. LKAS는 운전자의 손이 스티어링 휠에 닿았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다. 경보음이 울린 후 곧바로 스티러링 휠에 손을 대면 LKAS 기능은 계속 유지될 수 있다.

LKAS는 현대차 제네시스의 핵심 기능으로 뽑힌다. (사진=현대차 홈페이지)

■자율주행 로맨스, 2020년 이후에 현실화 될까?

이 기사를 읽는 독자들은 조금 허탈할 수 있겠다. 도대체 언제쯤이면 우리도 드라마 속 자율주행 로맨스를 즐길 수 있을까에 대한 궁금증도 생길 수 있다.

현재의 기술 진화 속도를 감안하면 자율주행 로맨스는 빠르면 2020년 이후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서대영 상사와 윤명주 중위가 드라마에서 즐긴 자율주행 로맨스는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 범위 최고 단계인 4단계를 보여준 것이나 다름없다.

자동차 업계가 정한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 범위는 다음과 같다. 1단계는 ‘선택적 능동제어 단계’로 운전자들이 스티어링 휠, 또는 가속 페달 중 선택적 자동제어가 가능하다. 국내 판매 차량에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 이에 해당한다.

2단계는 '통합 능동제어 단계'로 운전자들의 시선은 전방을 유지시키지만 운전대와 페달을 이용하지 않아도 되는 단계며, 3단계는 자동차전용도로 등 제한된 조건에서 운전자들이 주행 중 다른 활동을 할 수 있는 '제한적 자율주행 단계', 최고등급인 4단계는 모든 상황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완전 자율주행 단계'다.

보행자 인식 기술 시연중인 현대차 제네시스 자율주행차 (사진=지디넷코리아)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자율주행차를 포함한 스마트카 발전 3단계 계획을 수립했다. 2020년 이후부터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자동차 기술 표준을 정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

자동차 업계도 이에 맞춘 기술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기아차의 경우, 오는 2030년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양산형 차량을 출시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현대차의 경우 제네시스 브랜드와 프로젝트 아이오닉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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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길 현대차 남양연구소 부사장은 지난 2월 열린 '오토모티브 컨퍼런스 2016'에서 "현대차는 미국 자동차공학회 기준으로 현재 3단계 조건부 자동화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확보한 상태"라며 "향후 완전 자율주행 단계까지 이를 수 있는 4단계 자율주행 기술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 걱정 없는 '태양의 후예' 자율주행 로맨스는 시간이 지나면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운전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전방주시 의무다. 자율주행 기술이 점점 고도화되어 가고 있지만, 언젠가는 시스템 오작동으로 인해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운전자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한다면 '태양의 후예' 장면보다 더 멋진 로맨스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