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달리는 알파고' 청사진 공개

'초연결 지능형 자동차' 전략 발표

카테크입력 :2016/04/05 11:57    수정: 2016/04/05 14:27

정기수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미래 '커넥티트 카' 개발과 관련, 구체적인 청사진을 공개했다.

이를 통해 차량이 정보의 허브(Hub)가 되고 모든 생활의 중심이 되는 '카 투 라이프(Car to Life)' 시대를 주도적으로 열어간다는 포부다.

현대·기아차는 5일 "기존 자동차의 프레임을 전환, 새로운 자동차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동시에 미래 라이프 스타일의 혁신을 창조하겠다"고 밝히고, 이를 위한 '커넥티드 카'의 개발 콘셉트와 전략을 전격 공개했다.

이날 현대·기아차는 커넥티드 카 개발 콘셉트를 '초연결 지능형 자동차(Hyper-connected and Intelligent Car)'로 명명하고 ▲완벽한 자율주행 등 커넥티드 카 기반의 중장기 4대 중점 분야와 ▲자동차와 스마트홈 연계 서비스 등 중단기 서비스 분야 ▲차량 네트워크 등 4가지 핵심 기술 조기 개발 등 주요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커넥티드 카의 기본 개발 방향인 '초연결 지능형 자동차'는 정보통신 기술과 차량을 융합시키는 차원을 넘어 자동차 자체가 '달리는 고성능 컴퓨터'로 자동차와 자동차, 집, 사무실, 나아가 도시까지 하나로 연결되는 개념"이라며 "완벽한 자율주행차 실현은 물론, 자동차를 통해 생활 및 업무 전반이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커넥티드 카 기본 개념도(사진=현대·기아차)

현대·기아차는 시·공간을 극복한 초연결 지능형 자동차를 통해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커넥티드 카 기준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기아차의 커넥티드 카 기반 중장기 4대 중점 분야로 ▲지능형 원격 지원 서비스 ▲완벽한 자율주행 ▲스마트 트래픽(Smart Traffic) ▲모빌리티 허브(Mobility Hub) 등을 설정했다.

우선 지능형 원격 지원 서비스는 차량을 원격 접속해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하는 기능이다. 차량에 대한 실시간 점검을 통해 사전 또는 돌발상황 발생시 즉각적인 진단, 조치가 이뤄진다. 완벽한 자율주행은 차량과 주변의 다른 차량, 도로 등 인프라를 포함한 사물과의 정보교환(V2X)을 통해 안전한 자율주행 환경을 제공한다. 현 단계에서 상용화 되고 있는 자율주행차들은 차에 부착된 센서만으로 주변 환경을 감지해 달리지만, 커넥티드 카 기술이 접목된 자율주행차는 주변 차량들의 목적지, 운행 방향, 그리고 도로 상황 등의 정보들을 복합적으로 반영해 완벽한 자율주행이 가능해진다.

스마트 트래픽은 차량의 위치와 교통 상황, 다른 차량들의 목적지 등을 분석해 개별 차량들에게 최적화된 이동구간을 안내, 시간·에너지 손실, 환경 오염 등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한다. 마지막 모빌리티 허브는 자동차가 모든 사물들과 지능화된 정보들의 연결 주체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커넥티드 카 인프라 구성(사진=현대·기아차)

아울러 현대·기아차는 중단기적으로 스마트 폰 및 스마트 홈 연계 서비스 등 두 가지 분야에 집중한다. 스마트 폰 연계 서비스는 스마트 폰의 일부 애플리케이션을 차의 모니터를 통해 실행하고 조작하는 현재의 단계를 더욱 발전시켜 스마트 폰의 기능을 자동차로 체현한다. 스마트 홈 연계 서비스는 자동차 내부에서 집에 있는 IT(정보통신), 가전 기기들을 원격 제어한다. 이 외에도 현대·기아차는 앞으로 커넥티드 카를 기반으로 한 추진 분야를 광범위하게 확장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주력하고 있는 자율주행차, 친환경차와 커넥티드 기술을 결합하면 활용 범위가 상상 이상의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4대 핵심기술 조기 개발...글로벌 기업들과 협업 추진

현대·기아차는 또 커넥티드 카 기반 핵심 중점 분야의 실현을 가시화 하기 위해 4가지 핵심 기술을 선정하고 연구개발 역량에 집중키로 했다. 4대 핵심 기술은 ▲자동차의 대용량·초고속 통신을 가능하게 해주는 '차량 네트워크' ▲자동차가 생성하는 각종 데이터를 수집하고 연산 능력을 제공하는 '클라우드' ▲디지털 환경에서의 방대한 정보를 분석해 의미있는 데이터로 재 가공, 활용하는 '빅 데이터' ▲통합적 보안 시스템을 구축하는 '커넥티드 카 보안' 기술 등이다.

현대·기아차는 이들 기술들을 조기에 확보하고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최고의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업체들과 적극적인 협업도 추진할 방침이다. 글로벌 기업들과의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 공동개발로 현대·기아차 주도의 커넥티드 카 시대를 더 가속화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연구소 직원들이 차량 네트워크 관련 부품을 테스트하고 있다(사진=현대·기아차)

현대·기아차는 이미 커넥티드 카 핵심 인프라 중 하나인 클라우드 시스템을 3년여 전에 자체 구축하고, 데이터를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조직을 구성했다. 연구개발과 상품성 향상, 고객 의견수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빅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컨설팅업체 액센츄어의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기준 텔레매틱스, 폰-커넥티비티 등 하위 단계의 커넥티드 카 기술이 적용된 차량은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35% 수준에 불과했지만, 오는 2025년에는 모든 차량이 고도화된 커넥티드 시스템을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맥킨지 보고서는 지난해 기준 전 세계 자동차 업체들과 IT업체들이 카-커넥티비티 서비스를 통해 300억달러의 매출을 올렸지만 2030년에는 1조5천억달러로, 연평균 30% 수준의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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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는 커넥티드 카 기준 선도를 목표로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하고, 우수인재를 확보하는 한편 과감한 투자를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자동차는 미래 '커넥티드 라이프'에서 가장 광활한 미 개척지"라며 "'커넥티드 카' 기술 주도를 통해 자동차가 생활 그 자체가 되는 새로운 자동차 패러다임을 제시겠다"고 강조했다.

현대·기아차 연구원들이 중앙연구소에 구축된 클라우드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사진=현대·기아차)